뭔가 있는 척으로 가득한 빈 깡통. 촌스러워요. 이런거 2000년대 초반에 할 사람 다 하고 이미 끝난 것들 아닌가요.

같은 시간대에 명동 거리에 나가보셨나요? 가을 명동은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바글바글, 사람으로 꽉 차있습니다. 그런데 이 간과 강 객석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당연하죠. 난해하고, 밀도 낮고, 길고, 볼거리 없고, 대사 중심인데 자막도 없고 잘 들리지도 않는 극이 상연중이었으니까요. 그런 극을 그 좋은 명동 자리에서 하니, 진짜 속 터질 뻔했습니다. 좋은 한국 공연 있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예매할 외국인 잠재고객이 그리 많은데 어쩜...

작품이 의미가 있는지나 질이 높은지는 둘째치고, 이건 명백한 기획팀 실수라 보여집니다. 대학로에 있는 지하 소극장도 아니고 명동예술극장인데요. 명동에 요즘 방문하는 사람 (타겟)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좀 고려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신진 작가 지원하고 실험하는 거 좋은데, 공간 특성을 봐가면서 좀 기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명동이면 더 한국적이든지 더 글로벌하든지 해서 외국인을 타겟으로 고려도 하고, 이해하기 쉽고, 볼거리가 있고,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하다못해 한국어&영어 자막이라도 들어간 공연을 좀 기획해주세요. 그런 팀을 좀 선정해주세요. 국립극단의 역할을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국립인 이유는 뭐고 예산이 있는 이유가 뭡니까. 우리나라 연극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할 일 아닌가요? 아무리 신작 발굴한 들 아무도 안 보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이 글을 국립극단이나 명동예술극장 측에서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진심을 다해 안타까운 마음에서 써봅니다. 제발... 난해하고 새로운 것만 예술이 아니잖아요. 2012년이던가, 여행자극단의 <한여름 밤의 꿈>을 보러 올 때만 해도, 명동만의 색채가 있다고 느껴졌고, 공연 보러 명동에 놀러갈 기분이 났는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연극만 K-인기를 못 누리란 법은 없잖아요. 힘을 냅시다.

말그대로 최악의 공연..

다시 봤으면 달랐을까..

난해했다. 엔딩에선 반가운 배우때문에 더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