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산의 낭독극 소 잘 보았습니다.
최인훈의 광장이 살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남과 북 그 어느 곳이 아닌 자유롭게 한반도를 넘나들고 번식하고 퍼져서 메우는 소의 모습... 그 풍요와 평화의 모습이 바로 일제의 탄압 속에서 독립을 위해 분루를 흘렸을 선열들이 꿈꿨던 모습은 아닐 런지...
사실 일반 적으로 무대화되는 연극에 비해 등장인물이 많고, 여러가지 비현실적인 장면들과 시간이 교차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두 분 해설자들의 적절한 해설과 낭독하는 배우들 앞에 도화지로 표기된 배역이 관객들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여하신 배우분들 모두가 단순한 낭독극 이상으로 열연을 해주었습니다. 스텝들도 관객을 배려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느껴졌구요.
다만 풍자의 동시대성에 대해 살짝 아쉬웠습니다. 어떤 개념이나 계층에 대한 풍자라면 시대를 넘어 공감을 이끌어 내겠지만... 특정 개인이나 사건에 대한 풍자, 그 대상이 이미 역사의 심판을 받은 경우, 새로운 악으로 과거의 악이 가려진 경우... 풍자가 청자나 독자 그리고 관객에게 와닿는 것이 좀 상대적으로 약해지지 않나 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코믹하면서도 정갈하게 풍자를 다룬 기술적인 부분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끼, 북한방송인 등을 연기한 박서안 배우가 눈에 띄었습니다. 다양한 배역을 자연스레 소화하는 내공이 중견배우 이상으로 능수능란 하면서도 아직 젊은 배우 다운 풋풋함이 어우러져, 배우 본인의 미모 이상으로 더 매력을 발하였습니다. 꼭 또 다른 좋은 무대에서 좋은 배역으로 공연하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민족, 우리 국민에게 큰 시사점을 갖는 대작을 낭독극으로 잘 표현하여준 모든 배우와 스텝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잘 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