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극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음..
그래도 중간중간 유쾌한 부분도 많아 잘 봤어요

부모님세대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랬었다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ㅎ
홍연이의 풋풋한 첫사랑괴 그 사랑으로 받는 아픔이 잘 보여졌다
그리고 동수선생님의 사랑도
두사람의 사랑은 번데기여서 나비가 될때까지 많이 아팠던것 같다
무대적으로는 책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나비로 표현하는게 좋았다
아직 유충정도인 애기들이 어떤나비가 될지 생각해주는 선생님
이작품을 통해 나의 학창시절도 돌아보는 계기가 된것같다
마지막 엔딩에 홍연이와 선생님이 몸으로 하트를 그리는것 같았는데 해피엔딩이라 생각하고싶다 ㅎ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 2008년 초연 이후, 거의 매년 무대에 올라가는 것 같다. 원작이 이렇게 책이나 영화에 있는 연극, 뮤지컬들을 보면, 아무대로 내용이 익숙하니 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반, 원작에 너무 기대어 무대작품 자체는 허름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절반 정도씩 차지한다. 보통은 그러다 안보고는 하는데, 이 작품의 경우 지난 4년간 무대에 올라가면서 이런저런 점들이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평이 많아서 선택했다.

1막 중반까지는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나 싶었다.
가장 크게 거슬렸던 문제는 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 아이들도 많이 나오고 어른 배우들도 많고, 이들이 함께 부르는 합창도 많다. 오프닝 넘버는 여러 캐릭터들이 번갈아서 짧게 노래를 이어가기도 한다. 합창 때는 가사가 거의 완전히 뭉개져서 정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고, 오프닝 넘버 때는 해당 부분을 부르는 인물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예전에 이 극장에서 보았던 작품들에서는 딱히 느낀 적 없는 문제였으니, 아마 음향시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시 공연의 엔지니어링에서 뭔가 이상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더라. 뮤지컬에서 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 노래를 하는 인물을 찾을 수 없다는 점, 이런 것들은 내용을 알 수 없게도 하지만 인물에 대해서 파악하는게 힘들게 하기 때문에 아주 좋지 않다. 더구나 인물과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는 초반에는 더욱...
대신 이런 배경과 인물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뤄지면 어느 정도 몰입이 가능하게 된다. 허나 1막 중반까지의 진행은 별로 그렇지 않았다. 늘어진다기나 지루한 것은 아니지만, 극의 전체적인 내용과 관계가 딱히 깊어보이지 않는 에피소드의 나열 또는 각 장면들의 느낌이 그다지 깊지 않게 되어 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떼어놓고 보자면 그리 나쁘지 않거나 꽤 재밌는 것들이지만, 붙여서 이어 보면 뭔가 얼개가 엉성하거나 심심한 느낌이랄까. 물론 앞서 언급한 잘 들리지 않는 가사 같은 것들이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긴 하지만, 장면들 자체의 심심함도 분명히 느껴진다.

반전이 이뤄진 것은 배경과 인물에 대한 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부터였다.
특히 최홍연의 캐릭터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젊은 총각 선생님 강동수와 양호선생님 양수정 사이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 작품의 전체적인 틀이 짜여지니, 그 안에서 에피소드들과 인물들의 모습이 안정적으로 나타난다. 뭐랄까, 그 전까지는 아주 얼기설기 엮여져있던 작품이 어느 순간부터 꽉 짜여져서 흔들리지 않고 간다는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하려나.
이야기와 인물이 안정되게 나타나니, 그제서야 보는 입장에서도 편하게 작품 속에 감정을 실을 수 있게 된다. 강선생의 양선생을 향한 일방적인 구애, 최홍연의 강선생을 향한 일방적인 구애, 그리고 그 두 기둥 사이에서 짧게 펼쳐지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들, 이런 사건들의 분위기가 무대 위에서 점차 고조되는 것이 그대로 객석에서도 느껴지면서, 심지어 누군가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보았을 땐 강선생이 어찌나 안됐던지, 양선생한테 차이고나서 자신도 학교를 떠나려 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 돌더만...
무대 작품을 보면서 그 위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누군가에게 몰입할 수 있고 그의 감정을 따라 느끼거나 동조할 수 있는 때가 그리 흔하지는 않다. 많은 경우 ''아 그렇겠군'' 내지는 ''그럴 수도 있겠군'' 정도에서 머무를 뿐, 어떤 캐릭터에게 동화되고 그가 울 때 같이 찡~!할 수 있는 작품까지는 안되는 것이다(물론 이건 보는 이들마다 갖는 감정의 종류와 깊이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그런데 이번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초반의 전개가 어쨌든,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분명히 가슴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었고, 작품의 끝까지 그것을 유지하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역시 그 힘의 원천은 작품 자체가 아닐까.
초반의 엉성함은 분명히 아쉽지만, 그 이후 보여준 에피소드들의 짜임새는 꽤 괜찮았다. 뮤지컬로서 가져야하는 넘버들이나 춤(또는 동성)도 작품 자체의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정도이다. 꽤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았을 때 생각날만한 넘버까지는 아니라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이런 넘버를 갖는게 쉬운 일은 분명히 아니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분명히 보고 있을 때는 꽤 인상적인 노래, 춤, 동선들이다.

배우 중에서는 당연 강동수 선생을 연기한 김승대 씨가 돋보였다. 나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보았지만, 이런저런 좋은 작품에 많이 출연한 분인 듯. 작품 자체가 흔들렸던 초반에는 그다지 튀지 않았지만, 안정화된 중반 이후부터는 주인공답게 극을 확실히 이끌어주고 있었다. 특히 최홍연을 대할 때와 양수정 선생을 대할 때의 미묘한 차이가 확실하게 나타나서, 강동수 선생이 그 둘 사이에서 양다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보이는 연기였던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물론 양수정을 떠나보내는 장면에서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지게 만들던 연기력 역시 대단했다.
최홍연 역의 최주리 씨는 ''스페셜 레터'' 때 단 한 번 보았는데, 그 이후 계속 주목하고 있었던 분이다(주목한 것 치고 이번이 두번째 작품이라는 것은 좀 민망하지만.. -_-;;). 물론 연기와 노래 모두 잘 하시는 분인데, 내내 최홍연이라는 인물 자체와 배우가 잘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좀 들었다. 최홍연은 전형적인 시골 여자아이여야하는데, 최주리 씨의 외모는 아주 새침하고 도시적이지 않나? 배우의 역량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지는게 좀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와 연기가 되니까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면서 작품을 이끌었겠지...
양수정 선생을 연기한 서영 씨. 케이블 방송의 히로인, 바로 그 서영이었는데, 이번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은 아니었더라.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연기, 노래, 모두 많이 자연스러웠다. 혼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어색함에 여전히 약간 묻어났지만, 상대 배우가 있을 때는 크게 이상하지는 않은 정도... 운동회 장면에서 최홍연과 어울리던 때의 노래와 연기는 꽤 괜찮은 배우라고 볼 정도였다.
이 작품을 말할 때 빼서는 안되는 배우들이 최홍연을 둘러싼 아역들. 꽤 많은 장면에서 꽤 중요하고도 복잡한 연기와 동선을 보여주는데, 연습 정말 많이 한 것처럼 잘하더라. 부럽기도 했다...

분명히 다듬을 부분이 더 남아있는 작품이다. 초연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앞부분에서의 부조화스러운 장면들은 그것들이 어느 정도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작품 전체에 어울리지 않으면 수정을 해야 한다. 아마도 초연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초연을 보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네...
그래도 보고난 뒤 시간이 아깝지 않고, 배우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을 정도의 작품은 된다. 계속 나아질 터이니, 내년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되기도 하는 작품이다.

* 기록...
강동수 - 김승대, 최홍연 - 최주리, 양수정 - 서영, 박봉대 - 이건영, 손정복 - 정철호, 배문주, 김용덕, 홍승현, 서현우, 최광희, 정은혜, 권미나, 박회경, 이지연, 이수빈, 박소연, 이승준, 한도현, 김도연, 김예림.

무엇보다 연출이 최고입니다.
이야기만 듣고 갔던 김승대 동수샘의 환하게 웃는 모습은 세상을 녹여버릴 듯 상큼하기도 했구요.
마지막 공연이라 우시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치만 우는 모습도 상큼^^

공연의 막바지로 접어들 때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데...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진작에 이 공연을 보러 가지 못한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올해 처음 시도된 장면이라곤 하는데..
하늘에서 눈이 포실포실 떨어지는게 참 서정적이고 동화 속에 들어있는 듯한 기분이..
하남에서도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보려구요.
그 때도 하늘에서 눈이 내렸으면 좋겠는데...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음향 사고는 아쉬웠습니다. 주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울공연의 마지막....하루전날....
왠지 계속계속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호암으로 고고싱~~!!

점점 늘어가는 연기력과
발음도 상당히 좋아지는 팀동수쌤을 보며..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ㅠㅠ
이 멋진 공연을....이제 이번 공연과 마지막 공연...단 두번밖에 볼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아마...언제까지나...언제까지나.......생각날 뮤지컬이에요^_^


서울공연은 끝났지만...지방공연이 스케쥴이 잡혔다고 하니...
서울에 못오시는 분들은 지방공연 스케쥴 보시고
꼭 뮤지컬 보셨으면 좋겠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