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5일 일요일 오후 3시 아름다운 극장을 찾았습니다. 제목부터 제 호기심을
끌어당긴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십니까] 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공연장에 들어가자
따뜻하면서도 익숙한 일상적인 느낌을 주는 세트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날이 더운 여름 시원한 숲 속 한적한 산장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 작품 괜찮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이 예상외이더군요. 저는 제목이나
분위기에서 심각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판수씨와 작가님의 예상치 못한 코믹센스란..
이 작품 물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시절 사랑을 잊지 못해 자살하려다 만난 노인에게 인수받은 산장을 운영중인 용훈앞에
그가 군대 간 사이 다른 남자에게 떠나버린 형아가 그녀의 남편 효섭과 함께 등장합니다.
한 때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이지만 이제는 권태기에 지쳐버린 그녀앞에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용훈은 마음의 혼란을 가져다 주고, 평생을 잊지 못했던 사랑을 다시 만난
용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젊은 대학생 커플 동혁과 형아. 형아에게 사랑을 느끼는
판수까지. 얽히고 설킨 그들은 숲 속 산장이란 공간에서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고 시험받게 됩니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이런 심각한 사랑이야기를 일상성과 웃음을 통해 편안하면서도 몰입도 있게
전달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형이상학적으로 어렵지도 않고, 지나치게 심각해서 답답하지도
않으며, 지나치게 가벼워서 헛웃음만 나지도 않습니다.

또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쩌면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는 결말이 불만스러운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거 같습니다.
그들이 결국 행복할 지 아닐지는 살아봐야 아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그것이 우리네 인생일 것이구요.

8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정말 좋은 연극 봤습니다. 배우분들 연기도 모두 훌륭하셔서 만족스러웠구요.
작가분과 효섭, 동혁과 형아는 더블 캐스팅 이던데 다른 캐스팅으로도 보고 싶더군요.
연인과 함께 봐도, 혼자 봐도 좋을 추억을 일깨워줄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강추합니다.

결혼 11년차 부부의 사랑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서로 사랑해서 살아 가더라도 그 감정이 얼마나 갈까?
아내와 나도 결혼 11년차라서 공연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11년차 전업주부로 아이가 없이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온 여자가
사랑이라인지 집착인지 남편에 너무 많은 것을 사랑의 이름으로 요구하고
결국 우울증까지 온다. 남편은 결국 그녀를 그녀를 잊지 못하는 첫사랑 남자에게
아내를 행복하게 해달라고 하면서 아내와 이혼 한다.
과연 남편의 선택이 옳바른가??
이 질문하기전에 남편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다. 가정을 위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는 아내에게 최선을 다 했지만 아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었던 그였다.
흔히 말하는 바람한번 안피운 그가 아내를 포기 했다.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다.
내가 남편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으리라~~
이 연극을 통해서 나는 나를 믿고 11년간 같이 살아 준 아내에게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말 재밌게 본 공연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네요.
사랑이란 것이 결국엔 같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다를수도 있겠구나 하고
세삼 느끼게되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