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백조는 귀여웠습니다.

워낙에 찬사를 많이 받은 작품이어서 보기전에 무척 궁금했는데,
역시 매튜본의 상상력에 다시한번 탄성을 지른 작품입니다.
작년에 매튜본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그의 안무에 정말 반했는데,
백조의 호수를 보니 역시 매튜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제가 봤던 마지막 토요일 공연에는 호세가 백조로 나와서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매튜 본의 Car Man도 보고 싶더군요........

지난 5월 28일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제작년 공연할 때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그냥 놓쳐버렸는데, 두고두고 후회되어서 이번은 공연예매 시작하자마자 예매했었죠.
덕분에 S석의 맨 앞자리를 예매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LG아트센터는 처음 가보는 것이라 맨 앞자리가 그렇게 까지 무대에 붙어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_-
예술의 전당은 무대와 객석사이에 연주자 들이 앉는 자리가 있어서 맨 앞자리라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LG아트센터는 조금...부담스럽더군요.
뭐, 그래도 무용수들의 땀방울이 튀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특히나 유일한 동양인 발레리노, 정말 얼굴표정이 풍부하고 해학적이더군요. ^^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아담쿠퍼의 공연 DVD를 몇년 전에 봤었답니다.
TV화면 만으로도 정말 눈물나게 아름답더군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절정의 발레리노 아담쿠퍼가 하는 공연이었으니 그렇겠거니 하고, 이번 공연은 그 만큼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왔던 제이슨 파이퍼 (Jason Piper) 의 백조도 나름대로 카리스마 있는 터프한 면이 굉장했습니다. 역시 공연은 공연장에서 직접 보아야 감동이 더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지요.
그래도 기회가 되면 아담쿠퍼의 공연도 한번 직접 보고 싶습니다.
LG ART에서 아담쿠퍼를 초청해서 다시 한번 공연해 준다면 정말 좋겠어요.

매튜본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감동할 시간도 없이 그저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던 90분이었습니다.

발레에 대해서.. 하고픈 말은 많지만.. <백조의 호수>와 큰 상관은 없으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사실 작년에 <호두까기 인형>도 마음먹으면 볼 수 있었는데
굳이.. <백조의 호수>를 보려고 기다린데는 이유가 있다. 흐흐..

<빌리 엘리엇>이란 영화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영화 속의 빌리를 무대 위에서 다시 보고픈 마음이 나만 들었던건 아니겠지~
비록 영화 속 백조와는 다른 캐스팅이지만, 그래도!
백조가 나올 때마다.. 아앗. 쟤가 빌리? 하는 기분^^*
나는 마치.. 객석에 앉아 눈을 똥그랗게 뜨고 신나라 하던 빌리의 가족이 된 기분~
그것만으로도 <백조의 호수>는 너무 좋았다.

<백조의 호수> 감상평을 보면..
대부분 몸좋은 남자들이 어쩌구.. 로 시작해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근육맨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는지라,
사람 근육선의 아름다움이 탁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서두.. 큰 감흥은 없었다-0-
그리고 백조도 크기가 다 달랐다. 키도 다르고~
작은 백조끼리 나와서 춤출 때 왕 귀여웠음!

다른 배역들은 그렇다치고.. 백조들.. 모두 맨발이다.
펄쩍펄쩍 날아다니는 건 물론이고.. 맨발로 피루에뜨 같은.. 동작들을 마구 하다니.
발목이 괜찮을까, 발바닥이 마찰로 벗겨지진 않았을까, 뭐 그런 걱정이 됐다.

그리고 그들의 무대미술이란!
한 씬 한 씬이 동화책을 뽑아낸 것처럼 아름답다.
세트디자인 자체도 심플하면서 아름답고..
특히 해외팀이 왔을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배우들의 그림자를 적절한 타이밍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때마다 감탄감탄~

매튜본 아저씨에 대해서는.. 유 윈! you win!! 이다.
매튜본의 댄스뮤지컬 같은 경우는 고전발레에 비해서 에피소드가 구체적인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사나 노래없이 순전히 무용수들의 몸으로 이야기 전개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유 윈! 이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bar 장면 같은 것을 보라!!! 유후~!!
얼마나 발랄하면서도 완벽한가!

백조들의 군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최고의 씬은 단연 백조의 군무였다~

...그러나 그 모든 미덕에도 불구하고.. <백조의 호수>를 또 볼 것 같지는 않다.
그러기엔 너무 비싸-0-;
하지만 누군가 봐도 될까? 라고 물어본다면 꼭 보라고 추천할 것이다^^a

* 별 하나는 비싸서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