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뚜렷한 연애 경험도 없던 시기에 읽은 서정가라는 소설..

그냥 일본의 대문호 가와바따 야쓰나리의 작품이란점 때문에 설국이랑 서정가를 보았었다,..

당시에는 한편으론 애련하고 한편으론 조금은 지루한 느낌으로 본거 같았는데..

연극을 통해 다시 다쓰에의 독백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특히 여배우의 절제된 내면연기와 음성하나하나 속에 깃들여있는 애련함...

마치 소설속의 다쓰에가 살아나... 엣애인에게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래서 가와바타 야쓰나리가 일본에서 대문호로 평가를 받는구나...

일본문학을 전공하는 문학도에게 필히 관람을 권하고 싶은 서정가...

옛사랑이 아련한 분들은 감동을 받을듯하다...

예술감독및 연극 도슨트 김홍기님께서
친절하게 서정가(抒情歌)의 시대배경과 그시대 일본의 패션경향, 신여성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일생과 문학적 경향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셨어요
무대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또 팜플렛이 기모노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것 까지도
애정이 듬뿍 담긴 극이라는것이 와닿았습니다.

소극장무대에서 느리게 진행되는 조용한 독백극의 정적
서정가(抒情歌)의 책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긴 독백으로 이루어진 대사는 지루한 느낌마저 들지만 극이 계속 진행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주인공 다쓰에의 슬픔이 조금씩 전달되어 오더군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만남, 총명하고 영적 능력이 강했던 다쓰에의 유년시절, 종교와 신화에 얽힌 죽음의 모습,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 결혼, 죽음..
두서없이 펼쳐지는 그녀의 회상에도 점점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이 극은 느낀대로 평하자면,
철저하게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문학적 감성을 나타낸 작품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주인공 다쓰에의 사랑하는 사람의 잃은 슬픔을 최고조로 나타내기 위해
목소리연기 표정연기를 아주 절제한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극치라고 할까....

극단 이야기(異野器)= 이질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 이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극단 이야기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서정가(抒情歌)를 첫작품으로 택한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이질적!이고 생생한 느낌의 모노극 서정가(抒情歌)!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 서정가(抒情歌)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것으로
어쩌면 극단 이야기(異野器)의 창단 작품 서정가(抒情歌)는 절반은 성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월 초에 보고왔는데 후기를 이제야 올리네요..
처음 보는 모노극이라 어떨까 설렘반 두려움반..
대학로 극장을 보는 순간 귀여운 매표소에 미소짓고는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소극장치고 괜찮은 시설같았어요.
김홍기 예술감독님께서 공연 시작전부터 이런말씀 저런말씀해주시는데,
뭔가 많이 정성들여 준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연관련 해설도 참 좋았습니다. 그 소설을 읽지 않고 갔던지라 이해가 어려울수도 있었을 부분을
복식 및 관련 사항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듣고나니 나름 준비된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습니다.
팜플렛에도 나와있든 공연은 전혀 자극적이지않고, 정말 지루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나 배경음악이 잘 어우러져 조용한 분위기가 서정성을 이루게 했고,
배우분의 차분한 연기에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소설 내용자체가 생각나는 이야기를 이것저것 던지다가 점점 짜여져가는 느낌이었기에,
극도 뒤를 향해갈수록, 앞에서는 무슨의미일까 덮어두었던 부분들이 아! 하면서 엮여가고, 더 빠져들어갔습니다. 그 남자를 향한 사랑을 느낄수있으면서 한구석이 아렸다고 해야할까요...
마지막, 주인공이 뒤돌아 돌아가기전의 대사는 정말,,,
끝나고 그 아름다운 붉은 무대를 보면서 잠시 음미하고 왔습니다.
나와서 집에 돌아오는길에 대학로의 수많은 연극들을 보면서..
아. 오늘 참 뜻깊게, 정말 서정적인 연극을 한편 보고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도였고, 물론 약간의 아쉬운점도 있었지만,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 도슨트님께서 친절하게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당대의 주요 상징물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약 15분간의 짧은 강연이 끝난 후 주인공님이 등장하셨어요.

1930년대 전후시대가 배경이라 그런지 쓸쓸하고 상실감이 넘치는 분위기였는데요, 그 속에서 독립적이면서도 또한 가녀리게 사랑을 갈구하는, 신여성의 모습은 꽤나 인상깊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인과 결혼한 남자이지만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마음에는 사랑과 증오, 그리움과 회한이 가득합니다. 그녀의 유년시절과 성장배경, 그와의 사랑을 담은 회상의 장면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여러가지 소재와 조합되어 드러납니다.

요새의 여느 작품들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진하고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 그러한 연극이었습니다.
배우의 몸짓과 표정, 목소리 덕분에 극에 대한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듯 합니다:)

잘 봤습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인'' 그리고 자신만의 사랑을 간직하는 그녀의 이야기.

독백모노극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사실 공연장에 입장하기 전 까지도 많은 걱정이 들었습니다.
약간 늦게 입장해서그런지 이미 공연시작전 간단한 설명이 진행중에 있더라구요 ^^
아무래도 극을 생소하게 받아들일 관객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반적인 극에 대한 배경이나 감성에 대한이야기를 마친 후에
PPT를 통한 세부사항을 듣고 있을 무렵 생각을 해보니,
''수강과목에에 이런 수업이 하나정도 있었으면..''하는 왠지모를 기대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무대환경은 쾌적했습니다.
특별히 무대가 높이 설치되어있거나 한 것이 아니었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되어있지는 않았지만,
무대설비보다 주요아이템의 배치를 통하여
더욱 1인 독백을 진행하는 배우와 더욱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사실 처음에는 ''오디오북''의 느낌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이동시간에 틈틈히 오디오북을 재생해두고 간접독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습관 때문인지 몰라도 오히려 현장에서 더욱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배우님의 섬세하고 감성이 잘 묻어나는 어조의 독백을 들으면서
단순히 무대에서 보여지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어느새 주인공의 모습이
스크린을 스치듯이 오버랩되어 상상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에 대하여 스스로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다소 안타까운 애처로움을 느꼈습니다.

자신을 버린, 그리고 먼저 떠나버린 연일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는 상황은
그야말로 ''여성의 감성''이라기 보다는 남자인 나 역시
한편에서 시발점을 알 수 없는 막연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되어버렸습니다.

유명한 문학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기 시작한 공연이었지만,
어느새 나의 지난날의 향수를 느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