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천상시계는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이 작품을 보면서 연극<궁리>가 떠올랐다.
장영실....
그에 대한 이야기...

라이브 연주의 고궁의 무대의 뮤지컬..
가을하늘 아래...
새롭다.

그렇다.
그러나..
아쉽다.
꼭 고궁이 아니어도 되는 그런
고궁에서의 매력이 살아나지 못한..
그런 아쉬움..

야외 뮤지컬은 처음이고, 그것도 고궁에서 한다고하여 약간의 기대감으로 관람을 했으나
기대에는 한 참 미&#54997;했던느낌이다. 그렇다고 기대감이 커서 그런느낌은 아니었던것 같고
극에 크라이막스도 없고, 다른 뮤지컬에서의 집중이나 유머등의 강약도 부족한것같고 그저
중고생들에게의 이런 내용도 있다는 평범한 교육적인 느낌만을 받고와서 다소 실망스런 시간
이었던것 같다.

우선은 장소가 경희궁이여서인지 그 웅장함과 고궁의 아름다움을 뮤지컬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가족들과 함께 추석을 맞이해서 봐서인지 부모님의 호응도가 너무 감동이였다는 말을 들으니 뿌듯하더라고요.
주인공에서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거의 장영실에 의한 구도여서인지 세종의 이미지나 무게감은 사실 크게 없었던 것 같고, 장영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어요.
좀더 사실적인 이미지를 위해 영상을 이용하여 발명품들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좀더 자세한 구사나 혹은 사물을 보여주었다면 오히려 좀더 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공연이 아니였나?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옆의 중학생들이 무슨말이야? 너무 어려운 말이야!!라는 말을 들으며 모두가 공감하는 언어를 사용해도 좋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하지만 그러기엔 공연의 앙상블과 군무가 아름답고 매력적이였습니다.

경희궁에서 하는 고궁뮤지컬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처음에 본 것은 작년 봄 <왕세자 납치사건>이었다. 야외 뮤지컬은 처음이었던 데다 궁을 배경으로 전개된 것이라 무척 흥미로웠다. 연출력이 아주 뛰어났고 공간 활용을 정말 잘 해서 내내 잠시도 주의를 흐트리지 않고 보았다. 제목과 달리 왕세자는 끝까지 왜 납치되었고 누가 데려갔는지 알려지지 않고 도리어 그 사건으로 궁이 뒤집힌 중에 왕과 왕비의 부부싸움과 불륜이 문제가 된 상황이 흥미로웠다. 마지막에 관객이 객석에서 다 빠져나가도록 왕세자의 유모만 무대의 외곽에 있던 기둥에 올라가 슬로우모션으로 왕세자를 부르며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서 액션을 취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최고의 무대였다고 기억된다.

그래서 이 뮤지컬에 대해 아무 정보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예약을 했다. 그 때와 같은 감동을 주려니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 무대는 좀 실망스러웠다. 일단 역사적 내용을 담다 보니 노래 가사들이 어렵고 멜로디에 싣기에 너무 길고 딱딱해서 내용이 잘 안 들렸다. 장영실의 과학적 업적의 한편에 애틋하고 나중엔 비애로 전환되는 사랑 얘기가 교차하는데 사랑 얘기가 끼는 부분에선 유치하고 뻔해서 작품 전체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감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몰랐던 장영실에 대한 사실들-노비 출신이었다는 것, 명나라로 유학을 갔다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 외에도 더 많은 발명과 발견을 했다는 것 등-을 뮤지컬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배움의 수확이었다. 노래가 귀에 잘 안들리고, 멜로디가 인상적이지 않고,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이 야외 뮤지컬에선 의례 그러려니 하는 수준을 넘어 좀 어색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자동 벨소리 장치가 있는 물시계를 만든 장면이라든지 오랭캐와의 전쟁 신 같은 것은 흥미진진했다. 창작뮤지컬이 이 정도 수준은 되는군, 뮤지컬을 많이 보지 못한 나로선 흐뭇한 면도 없지 않았다. 나중에라도 다른 데서 혹은 다른 때 이 공연이 재연된다면, 작곡과 연출과 연기력을 조금 더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

중간중간 언제 끝나나 하고 시계를 보게 만들었다는 점, 유치하고 뻔해서 어떤 부분들은 ''에이~''하고 창피한 기분도 들었다는 것, 그리고 가사 내용이 잘 안 들려 (가끔은 대사도 너무 말이 빠르거나 내용이 많아) 옆사람에게 ''뭐라는 거야?''라고 물었던 점 등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점이라고 본다. 그러기 전까지는 어쩌다 한 번 본 것까지야 그래도 가을밤에 고궁 나들이 잘 했다로 후회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궁에서 하는 공연은 두번째예요.
몇해전 명성황후랑 올해 천상시계...

야외에서의 밤공연이라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구요.
천상시계 작품은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지는 않지만
스토리와 실제궁의 배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기력이 출중하신
배우분들이 엮이어지니 더할나위없는 좋은 공연이였습니다.

천상시계 첫공연을 보고나서, 생각외로 너무 괜찮은 작품인지라
주위분들께도 보여드리고싶어서 좋은 지인들에게 선물로
티켓도 나눠드렸네요. 할인구매 쏠쏠히 덕좀 봤습니다. ^^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지요.
짧은 공연기간이여서 아쉽네요. 궁에서 하는 마지막 공연이 될거라는
말을 하시던데...

이유는 모르겠사오나,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서운함이...

앞으로도 이런 좋은 공연 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