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보여주던데,,, 다시봐도 굿,,,,

평소에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명성만 들었지 특별히 팬이랄 것은 없었으나,
이 가을과 어울리는 멋진 공연에 무척이나 감동이었습니다.
모르는 영화음악은 미리 듣거나 보고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음향시설만 좋았다면 더욱 더 좋았을 공연.
그래도 아름답고 멋진 음악들은 기억에 남네요

몇년만인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찾아본지가... 아마도 5~6년은 된 듯 하다.
Rage Against machine 인지 Smashing Pumpkins 공연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그곳에서 봤었던 마지막 공연이였던것 같다.
예매한 티켓을 찾기위해 한시간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공연시작 시간 8시 30분을 지나도 자리를 잡는 어수선한 분위기때문인지 8시 50분이 되서야 공연이 시작되었고 객석은 거의 꽉 찬 상태가 되었다. 역시 엔니오 모리꼬네 옹의 인기를 실감할수 있었다. 3일 공연은 예매할때 보니 거의 매진이었으니...

클래식과 영화 음악의 만남이였다. 모든 음악을 숙지하고 간 것이 아니라 처음 듣는 곡도 많았다는게 아쉬웠다. 공연장에서 처음 듣는 곡들은 웬지 감흥이 쉽게 안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듣는 곡인데도 그의 음악적 역량이랄까? 저력 같은 것을 금새 느낄수 있는 음악들이 다수였다.

공연은 주제를 갖고 그에 맞는 영화의 음악들을 연주 하였다.
‘삶과 전설’, ‘사회속의 씨네마’, ‘조각난 악보들’, ‘세르지오 레오네 영화의 신화와 모더니티’, ‘비극, 서정, 그리고 서사시의 씨네마’ 로 나뉘어진 테마별 음악들엔 그가 얼마나 많은 영화음악에 참여 했는지 새삼 느낄수 있었으며 몰랐던 음악중에서도 마음속으로 와~ 하는 탄성이 이는 곡들도 몇 곡 있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막달레나", "알제리 전투", "시실리안패밀리" 등의 주제곡들이 흘렀다. 특히 "막달레나"의 음악은 갖고 있는 음반에 있었지만 집중해서 듣긴 처음이였는데 기억에 남는다. 또 잔잔함으로 시작되서 경쾌한 합창으로 마무리되는 "SOCCO AND VANZETTI"도 좋았다.
그리고 미소를 머금게 했던 아마도 "완전범죄 (INVESTIGATION OF A CITIZEN ABOVE SUSPICTION)"로 기억되는데, 타악기와 현악기의 유머스러운 기교의 연주부분도 인상적이였다.

그러나, 그래도 역시 귀에 익은 음악들...
앵콜송으로 한번 더 연주됐던 "석양의 무법자"의 긴박감 넘치는 "THE ECSTASY OF GOLD"에서의 흥분, 또 그 주제곡과 "시네마 천국"의 음악들, 어릴적 극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일어서야만 했던 "미션"의 음악들에서 더 깊은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숙자"의 "IL MIO NOME E' NESSUNO"와 한때 CF음악으로 유명했던 "CHI MAI"가 선곡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아쉬운 점중에 하나였다.

1928년 생이시니 79의 연세에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하는 모습엔 나이답지 않으신 모습이 보였는데, 머나먼 여행시차에 2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이라 그러신지 간혹 피곤하신 느낌은 감지가 되었다.
관객들의 열정적인 박수 세례에 잠시도 쉬지도 못하고 무대에 등장하시는 모습이 안스러워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말씀 한마디 없으시고 답례 인사만 하신 것은 못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불만 몇가지를 얘기 안할수 없다. 이런말을 써놓은들 바뀔건 없겠지만...
첫번째, 공연광고 문구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80명의 합창단과 함께 수 차례의 리허설을 가진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합창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공연자들이 이태리에서 오는 듯한 애매한 문구로 한껏 기대했는데 합창단은 그게 아니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차례 리허설이였나? 지난번 뉴 트롤즈 공연때도 그러하더니...
두번째, 좀 더 웅장함 느낌을 느끼고 싶었는데 넓은 공연장에서의 스피커의 한계인가... 먼거리의 좌석때문인가... 음악속으로 금새 빠져들기엔 다소 아쉬운 사운드였다.
세번째는 공연장에 set list 나 간단한 공연 안내문 같은게 하나 없었다. 비싼 티켓가격에 그정도도 준비 안해 놓는 공연기획사 관계자 나리들... 대단들 하십니다.
그나마 공연장 무대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곡목과 삽입된 영화제목을 소개는 해주었지만 전반부의 낯설은 음악들은 제목이 잘 생각나질 않는다. 시디를 찾아가면서 "이 음악이였구나" 확인하는수 밖에...

4일 부산국제영화제 오프닝에 참석하신 후 이태리로 날아가셨겠지만, 2007년 가을 밤에 울려 퍼진 주옥 같은 선율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 하다. 다시 오실 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못들은 음악들 음반으로나마 달래보아야 할 듯 하다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할까
거장과 함께한 두시간...

고대해오던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시네마천국을 직접 내귀로 듣던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