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특히 세번째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롯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는 이야기인데
배우분들이 연기를 너무나 잘하시고 설득력이 있어서
감정 이입이 돼서 울컥하더군요.
이야기도 좋았고
의자를 이용한 연출도 흥미진진했고 다 좋았지만
그중에 특히 배우분들 정말 최고였어요.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탁월한 묘사로 잘 열려진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세편이 무대에 올랐다.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간이 느끼는 굴욕과 수치, 죄의식 등을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에 고백하듯 담아낸 그의 작품 중 <황금풍경>,<축견담>,<직소>이 연작의 형태로 무대에 펼쳐진다.
세 작품의 주제는 모두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고백이다.
그것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고백이며 작가 자신의 고백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고백이기도 하다.


텅빈 무대. 의자 하나만이 조명을 받은 채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나와 고백을 시작한다.
<황금풍경>은 어린 시절 자신이 괴롭혔던 가정부 오케이의 방문을 받게 된 남자의 고백을 담는다. 어린아이의 이유없는 괴롭힘은 성인이 되서도 왠지 모를 죄책감으로 남아있다.<축견담>은 ''언젠가는 반드시 개에 물릴 것''이라는 자신하며 끊임없이 개를 증오하는 남자가 우연찮게 기르게 된 개를 독살하는 과정을, <직소>는 자신의 스승인 사람을 죽여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는 남자의 고백을 담았다.

옛말에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편히 자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세 작품은 모두 그 말에 딱 맞는 작품이다. 극속 인물들이 상대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그 대상이 미울 뿐이고 이런 저런 변명들을 늘어놓으며 자신을 합리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미움의 근원은 자신에게 내재한 나약함에 대한 비판과 좌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세 작품 모두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구성으로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배우들은 이야기에 따라 등장인물의 각기 다른 자아가 되었다가 화자가 되기도 하며 다양한 인간심리를 묘사하는 데 끊임없는 변화들이 물흐르듯이 자연스럽다. 배우들의 표현력이 참 좋다. 주거니 받거니 호흠도 너무 잘 맞는다.
최대한 인물들을 부각시키는 연출에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변화를 놓치지 않고 보다모면 어느새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의자만을 가지고 배우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까 싶었는 데 의자는 사람이 되기도, 문이나 가구가 되기도 한다. 배우 뿐 아니라 소품 하나도 참 변화무쌍하다.

인간내면에 자리잡은 나약함에 대한 고백인데...작품 의외로 따뜻하다. 난 작품의 마지막 장면마다 어떤 희망이 엿보였다.
오케이의 모습에서 ''졌다...''라고 읊조리는 모습에서, 결국 독살하지 못한 포치와 함께 이사를 가자고 아내에게 말하는 남자의 그 미묘한 웃음에서, 자신이 고발한 예수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짓는 모습에서.....한없이 나약하고 비굴하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원작을 읽지 않아서 원작의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연극무대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사실 주제만을 놓고보면 별 이야기 아닌데 그 별 이야기 아닌것으로 이렇게 꽉찬 무대를 만들어주다니 ^^
연기도, 연출도 모두 좋은 작품이다. 아주 잘익은 과일을 먹는 느낌!



좋은 연극작품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아주 즐거운 일.
이런 작품들이 많이 무대에 올라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장은..어렵겠죠? ㅎㅎ
그만큼 다시 보고 싶은 공연입니다.
아쉽게도 내일은 예매가 안되네요.
아래 후기와는 다르게 오늘 객석은 만석이었습니다.
입소문이 슬슬 나던 차에 끝나니 슬프네요.

평소 인간실격의 다자이 오사무도 좋지만 다소 익살스러운 다자이도 좋아요.
그 묘하게 씁쓸한 뒷맛도 참 좋구요.
그 맛을 러닝타임동안 즐겁게 음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공연인데 빈자리가 좀 많은 듯해서 의아했네요
끝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었고요
알찬 공연이었습니다

작가의스타일이 다소 무거워서 걱정하며 갔는데 괜한 걱정이었던것 같습니다 소품이라고는 의자하나가 다인 무대에서 즐겁지만 가볍진 않은 좋은 공연봤습니다 단편 세개가 연달아 나오는 극이라 혹시 안이어지고 뚝뚝 끊기면 어쩌나 했는데 연출님 과 배우님들의 열연 덕분에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