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구둣방에서 펼쳐지는 발랄한 재치와 상상력

올해 5회를 맞이한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차세대공연가시리즈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첫 무대는 윤미현 작, 윤한솔 연출의 <텃밭킬러>가 열어준다. 감히 세상 사람들이 건드릴 수 없는 곳. <텃밭킬러>에서 구둣방은 돈이 없는 한 가족이 단단하게 모여 살 수 있는 곳이다. 그 공간 속 가족의 삶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위트로 표현된다. 작품 선정 후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불온한 상상력으로 유명한 극단 그리피그의 대표 윤한솔을 떠올렸다. 윤한솔 연출과 현실적 상상력의 윤미..

구둣방에서 사는 수음의 가족들이 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정말로 전쟁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진로 아빠, 형과 형의 여자친구 아가씨.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어서 집을 나간 엄마. 그리고 이 집 저 집 텃밭과 화단에 심어져 있는 상추, 호박, 고추를 따다가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할머니 골륨. 골륨의 입 속에는 이 집의 전 재산, 금니 세 개가 박혀있다. 가족들에게는 이 금니가 삶의 원동력이다. 오롯한 희망이다. 금니를 노리는 진로, 형, 수음. 하지만 골륨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의 집 텃밭을 기웃거리면서 평생을 지켜온 금니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