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가 좀 늦었습니다.

일단 기존의 선돌극장에서의 관람석과는 달리 무대가 가운데 있고 양쪽으로 객석이 나뉘어진 형태가 독특했습니다. 아, 팁을 드리자면 여러모로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계단 위에 있는 곳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저와 저의 일행만 그 쪽에 앉았었는데 반대쪽에서는 ''관'' 안이 보이지 않으니까 의아해하시는 부분이 있더군요. 귀찮으시더라도 계단 위에 있는 좌석에 앉길 권합니다.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 이 작품의 배경은 사할린입니다. 실제로 수교가 이루어질 때까지 사할린 동포들에 대한 보호를 우리나라 정부에서 소홀히 한 면이 있지요. 나라를 되찾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심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헤아릴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이 연극은 사할린을 무대로 3개의 에피소드가 시간의 역순으로 전개됩니다. 그것을 따라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겨웠던 시기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청년은 그렇게 힘겨웠던 나날에도 노래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생의 마지막을 그 곳에서 보내고자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연기하시는 배우분들의 열연이 인상 깊었습니다. 맨 끝장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하시니... 진짜로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에 울컥했습니다. 또한 겪어보지 않았지만 전쟁의 상흔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리플릿에 있는 문구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상처가 아물어서 잊은 게 아니다. 들여다보기에 너무 아파 눈 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