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를 이용한 표현방식이 너무 색다르고 좋았구요 중간중간 멀티맨들의 활약도 좋았습니다.
배우분들의 열연으로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누구나 한번 가족여행을 간다며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좌충우돌 황당한 애피소드에 싸움까지 ㅎㅎ

정말 재미있는 연극이였습니다^^

폭설이 쏟아지는 3월의 어느 날.
한 가족이 차 안에 갇혀 있다.
그리고 그 가족들 사이에 오가는 진정한 속 이야기.

단순히 시놉시스만 읽고 나면, 이 공연이 어떤 느낌일지 예상이 될 때가 있다.
평범하거나 많이 보아왔던 소재와 주제라면, 특히나 그렇다.
그런 예상을 늘 깨게 만든, <간다>의 공연이라 이번엔 쉽게 예측하지 않았다.
평범한 소재로 비범한 작품을 뽑아 내는 그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우선시되었달까?

돈 좀 있고, 행세깨나 하는 외할아버지의 임종 급박!
이 소식에 일가족이 모두 출동한다.
곧 출산을 앞둬 만삭의 배를 움켜쥔 딸과, 증권맨인 사위.
피를 무서워하는 외과의사 아들과, 동네 노래자랑 1등에 빛나는 푼수떼기 며느리.
바람피고 노느라 평생 아내 속만 썩힌 아버지와, 주님을 찾아 위안 받은 어머니.
비슷한 데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이들이 한 차에 올라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때늦은 폭설에 당황하고, 오래도록 한 자리에 정체되어 있으며...
유쾌하게 시작되었던 그들의 수다는 점차 진지해지고 질퍽해져간다.

촉망 받던 잘난 큰아들의 사고사와, 그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적성에도 맞지 않은 의사의 길을 선택한 아들.
큰형과의 못다 이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내 몰래 안나푸르나 등반을 준비하는 사위.
아파하는 남편의 속내를 알고서는 그의 곁을 묵묵히 지지해 주고 지켜 주는 며느리.
터울 지는 오빠에게 이름을 막 부르고 반말 찍찍 해도 마음 속 깊이 위축된 작은오빠를 사랑하는 여동생.
일찍 스러진 큰아들에 대한 아쉬움, 기대보다 못한 작은 아들에 대한 실망감, 곧 엄마가 될 딸에 대한 대견함이 뒤섞여 복잡한 심기의 어머니.
늘 자신을 콕콕 찔러대는 아내지만, 그 누구보다 고단한 마음고생을 한 걸 알기에 아내에게 절절매는 아버지.
평범한 이들의 일상은 점차, 추억 속으로 스며든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진 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온 그들.
하지만 각자 그로 인한 생채기 하나씩은 품고 있던 그들.
그들의 지난 삶과 상처가 한순간, 펑 터져 버린다.
그리고 닥친 딸의 출산.
안나푸르나를 등반하고 싶어 했던 큰아들의 소망!
그 소망을 투영한 아이의 이름, 안나.
어쩌면 안나는, 3월의 눈이라는 상황 속에 태어난 기적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몰래 상처를 꾹꾹 누르고 감추느라 속이 탔던 이들 가족에게...
이제는 그만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과거는 잊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라고...
죽은 큰아들이 보내 준 선물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각자의 가슴 속에 품은 안나푸르나를 기억해 달라는...
부디 잊지 말고 오래도록 간직해 달라는...
당부가 아니었을까?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무대 위를 단순히 의자의 높낮이만으로 승합차 내부로 바꿔 버린 아이디어는 참신했다.
중간중간 등장해 지리해지기 쉬운 분위기를 톡톡 깨운 멀티맨과 멀티우먼의 등장도 반가웠고...
시기적절하게 등장하는 노래와 유머들 또한 유쾌했다.

무엇보다...
어찌 보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역할의 최대치를 뽑아내 준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적이었다.
초반의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에서 후반부의 상처 입고 힘들어하는 남자의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사해 준 진선규 씨.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사투리 연기와 중년 부인 연기를 보여 준 김지현 씨.
그리고 각자의 역할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연기를 보여 준 배우들.
모든 배우들 덕분에 나 역시 내 안의 안나푸르나를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그래...
누구나에게 안나푸르나는 있는 거니까.
눈이 걷히고 세상에 태어난 안나처럼, 나 역시 작은 고민들을 묻어두고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용기를 얻었다고 하면...
과장은 아니겠지?

저의 경우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극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잡아가는 데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었습니다.
초반에는 뮤지컬을 연상하듯, 노래와 작은 몸짓의 율동 등 웃음에 인색한 한국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 거리, 재밋 거리등이 흥미로웠고요. 점점 희미한 안개가 걷히듯, 각 등장인물들이 그간의 가족이라는 허울 안에서, 같은 말을 쓰고 있어도 서로의 단절의 벽은 높아서 저 깊은 골이, 이 연극이, 대체 어떻게 엔딩을 장식하려나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일찍 하늘 나라로 보내야 했던 각자의 ‘아들’ ‘형’‘오빠’ ‘처남’을 그리워하며, 지금은 없는 그의 부재를 내러티브하게, 그리고 이 연극의 제목이 의미하는 것을 잘 이끌어 낸 것 같습니다.
정작 연극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플롯 들 때문에 웃음을 자아내어 보지만, 조심 스러워 먼저 보낸 죽은 이의 부재를 선뜻 말 하지 못하고 서로 변죽만 울리는 모습에 이내 안타까움이 드는 마음도 부인할 수 없더군요.
이 연극,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 슬프거나 기쁘거나 늘 같이 해야 하는 공동체라는 거 진정한 마음의 대화가 있는 가족의 존재 가치를 이 연극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가 잘 그려내어 준 것 같습니다.

널 처음 만나러 가는날, 난 무척이나 화가 나있었어.

내가 요즘 하는 일이 하나도 안 되는거야, 엉망이고..

널 만나고 난 처음으로 날 돌아보았어.

<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 > 너에게 참 고맙다.

널 보고 나서 처음으로 아무 이유없이 , 용건없이

엄마 아빠 , 내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어..

나도 모르게.. 그리고 어색해서 저녁은 먹었냐고~ 이런

엉뚱한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 이유없이 그냥 안부를

물어본게 참 오래된 이야긴거 같아. 항상 용건이 있는

대화를 했었지, 진심이 묻어나는 , 그 사람을 생각하는

이야기를 한지는 , 참 오랫만이었어. 너에게 고맙다

극단 간다! 그리고 <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 > 너에게 참 고맙다.

내 마음을 정말 진심으로 오랫만에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서

그리고 내가 날 돌아볼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