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를 보고서.
신랑과 오랫만에 연극을 보게 되었다.
주변에서 파우스트를 보고 무척 좋았다고 하기에 급하게 예매를 하고 가게 되었다.
파우스트의 두꺼운 책은 학교 다닐때 부터 첫장을 시작으로 몇번의 읽기를 시도 하였지만 끝까지 읽어 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있었는데 마침 기회를 놓칠수 없어 꼭 보고 싶었다.
출연진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내용전달이 잘 되어 보기에 2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훌쩍 지나갔다.
연극이 끝나고 신랑과 좋은 작품을 본 것에 대해 우리는 아주 기분이 업 되었다.
인천의 연극이 이제는 많이 탄탄해져서 괜스레 서울에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였습니다. 제가 분명 정극 취미인데(부활이라거나 벚꽃동산이라거나 옐로슈즈 채권자 등등 좋아하는거 보면...)

상당히 실망했었고, 무엇보다 상당히 그레첸 역의 연기가 별로였어요. 그것도 아주많이...

파우스트역 두분과 메피스토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각색자체는 좋았는데 연출에 상당한 실패를 한 것 같습니다.

일단 화면 변화가 너무 시간이 오래 끌었고, 좀더 쳐낼부분은 쳐냈어야하는데 그러질 못했네요.

보면서 제일 이건 아니다 싶었던게

파우스트 방에서 사람이 죽고 - > 다시 길거리 역병의 모습 보여주고 - > 다시 방에오고

시간도 시간대로 잡아먹고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모두 한번에 싸 잡아서 할수 있었을 거에요. 예를들어 파우스트 방에서 사람 죽고, 파우스트 방부분은 암전시키고

뒤에서 역병모습 보여주고 그부분 암전 시키고 다시 방에서. 이런 느낌으로요.

계속 치웠다 말았다 너무 암전도 많고 보기도 별로였고 시간도 너무 잡아먹었습니다.



그리고 화면 변화시에는 대부분의 공연이 bgm을 깔아서 어색함을 없애주는데 그런 요소가 전혀 없더라고요.

그냥 불 꺼지면 암막속에서 가만히 있어야해요.. 여기에서는 대부분 그 분위기에 맞는 bgm을 깔아서 관객이 계속 극의 느낌을 이어가야하는거 아닌가요? 그냥 뚝뚝 끊겼습니다 ㅡㅡ;

bgm의 사용에서는 완전한 실패입니다. 뮤지컬 처럼 노래하는 부분 조차 실라가 노래하거나 발푸르기스밤 그런걸 제외하고

차라리 파우스트랑 그레첸이 서로 듀엣을 부르는거나 서로 생각하며 솔로를 부르는게 좋았을거같아요. 그부분이 중요하니까.

분명 강점줄 부분이 이게 아닌데 이게뭐야. 심지어 잘했으면 모를까 노래도 다들 입이 안맞아요. 화려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더라고요.



그리고 질질 끄는 부분도 많았는데 파우스트가 젊어질때. 마녀와 원숭이부분.

솔직히 별로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 중요했던 부분일 지라도 일단 주제를 파우스트와 그레첸을 잡았으면

이부분은 쳐냈어야죠. 너무 길었어요. 필요한 부분이지만 반정도로 줄였어야죠.

분명 프롤로그인데 프롤로그가 너무 길어요. 이게 제일 문제에요.



그리고 그레첸의 오빠와 그레첸이 죽을때.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특히 그레첸 오빠.

하나도 죽을 사람처럼 안보여요.



어차피 주제를 사랑으로 인한 구원으로 잡았으면 그레첸과 파우스트의 감정 묘사에 더 치우치는게 나을 뻔했습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거나 좀 상당히 별로였어요.

그에 비해 더블 데이트? ... 부분은 재밌더라고요. 꽃 하는거. 특히 메피스토가 일품이였죠.

그렇지만 아무래도 둘의 감정 묘사가 너무 없던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연출이 너무 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련되지 못해요.

이건 아까 말했다시피 무대 전환이 원할하지 않고, bgm 사용에도 실패한 그런 것 때문일수도 있지만.



다음 작을 생각하실때는 각색할때 중점된 부분만 두고 쳐내고 보강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너무 실망한터라 리어왕도 보러갈지 의문이에요.

다른 공연에 비해 실망스러웠고 다른 공연들에 비해 별로였습니다.

무엇보다 시립극단인데 어느정도는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연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