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력 추천

사실 연극을 보고 적잖이 아니 많이 놀랐다.
아무리 요즘 청소년들 이야기라해도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세대차이라고 하겠지만 우리때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청소년의 시기에서 양지와 음지로 나눈다면 음지의 이야기랄까?
물론 거기엔 기성세대인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문제부모에서 문제아가 생기게 된다는것이다.
부모입장에서 우선 부모역할을 잘해야된다는 것과 설사 그렇다고
해도 모든 아이들이 또 다 그렇게 되지 않기도 한다는 생각도 든다.
한창 성장기에 자녀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못한 부모들의 잘못이
일단은 첫째요, 그렇다고 자녀의 어긋난 삶의 태도도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방관한 교사들의 책임도 없지는 않는것 같다.
아이들의 태도를 보면 요즘의 교사들도 참 어이없는 상황을 겪게 되니
그 또한 누구의 잘못인지...어쨓건 아이들이 그렇게 된데는 다 이유가
있음은 분명한것 같다. 밝고 참하게 자라야할 그 좋은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있는 그 아이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깊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연출자는 세진이를 굳이 그렇게 저세상으로 보내야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보겠다는 아이를 ...완전 절망의 끝이다.

연극은 서툴게 아이들을 모방하지도, 흉내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덕분인지, 간만에 연극에서 제대로 ''쎈년''들을 볼 수 있었다.
거칠고 현란한 언어구사력을 갖춘, ''쎈척이 아니라 진짜 쎈'' 그녀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들이 무섭고 불편하긴 커녕, 가엽고 애잔하게 느껴지는건 나뿐이었을까.

불편하다고 저버릴 수 없고, 유쾌하다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연극.
상큼한 노란 통학버스가 흡사 불에타는듯 어디론가 질주하는 빨간버스가 되버린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들을 마냥 순수한 어린아이로 지낼 수 없게 만든 것은, 그들을 문제덩이라 부르는 우리가 아니였을까?

공연내내 마주하게 되는 코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청소년들의 모습들.
하지만 그 불편함은 내가 이미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었다.

청소년극이라고 절대 얕보지 마시길. 그 어느 연극보다도 가장 냉철하고 날카롭게,
가장 현실적으로 청소년을 보여주고 있으니.

박근형 연출의 특유의 감성과 우울함, 허를 찌르는 리얼리티의 코믹함까지 두루 갖춘 연극.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최고였다.

초연 때의 먹먹한 기분을 기대하며 본 첫 공연!
역시 초연만큼 좋다.
이봉련 배우 대신 새 배우가 등장했지만, 다른 느낌이라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누구나 가질 법한 청소년 기의 고민들을 아이로 표현해 낸 인물들.
그들의 고민과 걱정들이 내 일만 같아서 마음이 아렸다.

청소년극에까지 우울함과 밑바닥 정서를 밀어넣은 박근형 연출에게 박수!
더불어 미혼모 연기를 실감나게 해 낸 신사랑 배우 외 다른 모든 출연배우들도 짝짝짝!

매년 레퍼토리로 보고 싶은 공연!

번지르르한 교육적인 청소년극이 아닌, 이거야 말로 진짜 청소년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학창 시절 생각도 나고, 정말 리얼리티 하나는 최고더군요.
그래서 인지 더 몰입도 되고, 욕설을 내뱉고 ''막나가는'' 그들이 오히려 가엽고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불이 붙은냥 어디론가 질주하는 빨간버스들.
박근형 연출가 특유의 먹먹한 감성에 끝에는 눈물이 흘렀네요.
역시 박근형이다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