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판소리와 확연하게 다른 음악과 소재와 구성
너무 참신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팍팍 받고 왔습니다.

대학로라는 다소 국악공연장으로는 생소한 곳에서
공연을 봤는데요~ 노래는 김봉영씨 단독으로 하시지만 함께 연주하시는 분들과의
호흡과 합이 너무 좋더라구요.

환경을 생각하는 판소리라... 아이들도 무지 좋아하더라구요

유쾌하고 건강한 판소리 <북극가> 추천합니다.

판소리는 소리꾼의 소리와 아니리와 발림 그리고 고수와 관객의 추임새로 이뤄진 종합예술이다.
고수와 소리꾼...
컴템포러리 판소리뮤지컬<북극가>는 여기에 몇몇을 더했다.
아쟁과 베이스기타, 건반, 퍼커션 과 빔프로젝터 스크린.
그들이 모여 작은 판을 벌였다.

판소리꾼의 중후하면서도 근엄한 자세로 진지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
재담꾼 혹 개그맨이 나와서 관객을 웃기고 호흡하며 즐거워하니 이게 판소리인지 뮤지컬인지 코미디 콘서트인지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자 북극의 곰네가족의 새끼, 곰돌이와 곰순이는 겨울잠을 깨고 소리꾼의 앙증맞고 귀여운 묘사가 이어진다. 동글동글 귀여운 귀에 새까많고 똥글한 두눈...어미곰 곰네의 두눈에 비친 사랑스런 새끼곰들은 고렇게 귀여운 모양새다.
기나긴 겨울잠을 일어났으니 어미된 자로 새끼들 먹이를 잡아서 먹이는게 급선무인데 두텁던 얼음판이 얇아져서 바다표범을 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
눈을 녹여 먹고 하루, 고드름 따가가 먹고 이틀.... 그렇게 쫄쫄 굶는 신세가 되어 북극과 지구를 구해줄 에코맨이라는 영웅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던 찰나.
굶주린 수컷 곰이 달려와 곰돌이를 두텁고 강한 팔로 내려쳐서 꼬끄라지게 하고 곰네는 죽을 힘을 다해 수컷곰과 싸워 곰돌이와 곰순이를 데리고 도망을 가지만 곰돌이는 숨이 끊어지고 곰네도 다치고 지친몸이 물속으로 물속으로 가라앉고 마는데 ....
곰순이는 하염없이 "엄마 나도 데려 가..." 하며 울부짖는다.

소리꾼의 슬프고도 처절한 소리는 관객들의 눈 시울과 가슴을 적셔왔다.

너무도 숙연한 분위기에 홀로 남은 고수는 조용히 건반을 잡더니 바다표범이 되어 노래를 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쪼끔씩 쪼끔씩 도로 살려낸다.
좀 전 곰네 가족의 처절한 비극에 대해 지구를 사용하는 인간으로서 빚을 진 듯한 무거운 마음의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질 재미있는 에코맨의 희망메세지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날아라 에코맨... 옥탑방에 사는 백수지만 에어콘 없이 선풍기로만 더위를 난다. 한심해 보이지만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하는 영웅이다. 꿈속에서 살아남은 곰순이가 그를 에코맨이라고 부르니 신나게 지구에 닥친 위기에서 지구를 살려낸다. 깨고 나니 다시 찜통 더위 속 옥탑방이지만 양치컵사용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실천 메세지도 잊지 않고 전하며 즐거운 소리를 끝맺음한다.

판소리의 소리는 살리고 거기에 반주를 더하고 퍼포먼스와 영상을 더해 새롭고 신명나는 한판 이었다.

판소리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