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먹먹해지는 나와할아버지 다음공연을 기다립니다

나와 할아버지~
잔잔히 눈물흘리게 하는 따듯한 작품
공연이간이 넘 짧아 아쉽다
내년쯤 다시 만날수 있을거란 기대를하며 기다려야겠다

정말 좋았습니다
또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철 없고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기를 함께하고,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관심사도 비슷한 내 소중한 친구와 함께 :-)
오랜만에 만날 계획으로 들떠 어떤 공연을 볼까 고민하던 중 알게된 연극 <나와 할아버지>.
공포 연극 <우먼인블랙>은 여자끼리 보기 싫다는 친구의 강력한 거부에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와 할아버지>를 선택하게 되었다.


지정좌석제가 아닌 공연이라 30분 일찍 갔지만 이미 앞 쪽엔 먼저 온 관객들로 가득한 것을 보며 굉장히 놀랐다.
그래도 운이 좋은지 앞에서 6번째 중간 쯤 앉게 되었다.
공연 시작 막바지까지 끊임없이 들어오는 관객들로 극장 안은 보조석까지 등장하고,
발 딛을 틈도 없게 된 극장에서 배우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 되었다.

이 수필을 쓴 작가 역의 배우가 관객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극은 시작된다.
작가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준희,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총 네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 나간다.

몸이 아프다며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할머니를 옆에서 친구처럼 모시는 손자 준희.
할머니는 준희에게 할아버지가 어딜 가자고 하거든 바쁜 척 하라며 신신당부를 한다.
그러나 착한 손자 준희는 결국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귀여운 말다툼과
할아버지와 진호가 네비게이션을 보며 아웅다웅 하는 것들을 보며 마음 한 구석이 조금 시큰시큰했다.
가족들이 휴가도 보낼 겸 시골에 내려가면 할아버지는 좋은 곳이 있다며 우리를 이끌고 어디론가 가곤 하셨다.
구불구불 비포장 도로를 운전해 어렵게 찾아간 곳엔 시멘트로 둘러 쌓여 물들이 흘러가는 큰 댐이 있었.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이기에 시원한 계곡 쯤을 생각한 우리는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털어 놓았지만,
할아버지는 이곳이 원래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댐이 생기기 전 겪었던 물난리와 어려움에 대해 말씀하시곤 하셨다.
그 앞에서 이런 곳엔 흥미가 없다며 빨리 가자고 짜증내던 모습들.
할아버지가 하늘로 가셨을 때도 생각나지 않던 그 모습들이 공연을 보면서야 생각났다.
자연만 바라보며 살아온 당신에겐 너무나 좋은 광경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으신 마음을 왜 그땐 몰랐을까라는 아쉬움이 너무 남아 공연 내내 어딘가에서 쉬고 계실 할아버지만 생각이 났다.

한 편을 수필을 읽는 듯 한 <나와 할아버지>
막장 드라마나 사람을 울리려고 작정한 감정소모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슬퍼지는 극에 오랜만에 그동안 소홀했던 나의 조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P.S.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 특히나 할아버지 역을 맡은 진선규 배우의 뒷모습은 정말 눈물이 난다

작은 공연장이라 그랬는지...
비지정석이라 공연 전 50분 전 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음에도
30분전 로비 좌석에 앉을 수도 없어서 짜증이 났는데...
공연이 시작되니 화나던 것도 다 잊고...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배우분들 연기 너무 잘하셨고요..
특히 할아버지 역할 맡으신 오용배우, 여자분 역할 다 맡으신 손지윤 배우님...
앞으로 이 배우님들 공연 찾아 볼 거예요.

공연 일정도 매우 짧고... 대부분 매진이던데...
오픈런으로 해도 참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좌석을 비지정으로 한 이유를 모르겠네요.
이것만 고쳐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