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도 내용이지만 무대가 모든 것을 압도 당했습니다. 자막 없이는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음에도 자꾸만 무대 위 배우만 보게되는.....
깊이있게 빠져들면 어려운 내용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쉽게 생각하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우리 삶의 한 모습들 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절대 삐져나오는 웃음에 유쾌했던 그리고 연극 무대라 할 수
없는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살아 있는 공연 이었습니다.

독특한 무대장치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다양한 인물들의 장면이 독특하게 넘어가는게 영화에서 장면전환을 연상시키기도하고 독일어 연극은 처음이라 색달랐어요. 하지만 내용자체는 평범한 군상들의 보편적인 모순과 고독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도 충분히 공감을 형성하는 내용이었다고 봅니다.

독일에서도 전통있는 극단의 공연에, 국제 연극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말에 거침없이 선택했는데 역시 좋습니다!

단, 독일어 공연이다보니 자막과 함께 감상해야 하는 부분이
어쩔수 없지만 감상을 방해하는 요인이기는 하네요.ㅜㅜ
하지만, 이건 외국어 공연이라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니깐 넘어가구요.

수레를 연극에 투입했다는 것은 정말 참신했습니다.
연극의 분위기를 잘 살리더군요.

보실분들 추천드립니다.

베를린이나 함부르크 같은 대도시 근교, 수풀이 우거진 주택가에 살고있는 독일 보통 사람들을이 주인공이다. 아주 사실적이고 보편적으로 우리가 겪고있는, 혹은 내 주변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작품과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와 동떨어지지 않다.
총 37장의 에피소드를 정해진 순서없이 다발적으로 보여준다.
프로그램북에 의하면 각 장면은 따로 떼어 보아도 상관이 없지만
패치워크처럼 얼키설키 엮인 이들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편린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언뜻 보기엔 서로 매우 달라보이는 등장 인물들의 삶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헛된 욕망이라는 것,
헛된 바람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종의 희망고문이라는데,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기에 인생을 낭비한다고 한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상실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의 욕망은 지극히 자연적인 것이며 그것이 허상일지언정, 거짓일지언정, 희망과 소망은 필요로한다. 그것이 보통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에서 보여주는 내용이 남들의 이야기 같지만 내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북 참고내용-



도이체스 테아터는
"독일 연극을 대표하는 절대적인 이름"이라고 한다.
1883년에 개관 이후 13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극단이며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연극 제작극장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인지 연출적인 부분도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조물이었다.
굳이 작품의 장르를 따지자면 서사극, 부조리극을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무대 장치구조는 정말 단순화 되어있다. 수레바퀴마냥 돌아가는 무대는
단촐한 쇼파하나가 하나의 에피소드의 배경 전부가 되기도 하고
수레바퀴가 돌아가면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배우만 덩그러니 등장하여 극이 진행되기도하며
책상과 의자만 두고 아무런 보조장치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주의 작품은 확실히 아니다.
극의 전개도 파편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작품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작품이 들려주는 대사는 절대로 어려운 대사들이 아니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쓰지도 않았으며
어려운 상황의 나열이 아닌데도 나는 이작품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이작품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이 들었고
같이 작품을 본 엄마에게 말하자 확실이 이작품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본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고 한다. 아직 나는 인생을 많이 안겪어봤기 때문에 그 대사에대한 공감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가고 이해되었던 부분은
보험설계사가 돈때문에 겪었던 자신의 처지를 말해준 부분인데
그는 가난해져갔다. 그가 얼마나 가난해 지는지는 그의 대사를 통해서 알려주는데
"나는 너무 배가고파서 일주일에 3일밖에 식사를 못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식사를 챙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자 여행을 다니면서 남은 동전들이 떠올랐고 그 동전을 보면서 추억을 삼키듯 배고픔에 동전을 삼켰다."
동전이 넘어가면서 그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말하는데
돈 때문에 비참한 인생을 사는 토마슨이 배고픔에 동전을 삼키면서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이 아... 어렵지만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느껴지는...

총 3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려운 작품을 보기 힘들었지만좋은 경험이었다. 내가 언제 독일 내한연극을 보겠냐만...다만 정말 아쉬웠던 부분은 독일 연극이기 때문에 극중에서 자주 수레바퀴형태를 하고있는 벽에 독어로 단어들을 적어나간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독어 해석이 깃들어가있는 부분이 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작품의 사상과 철학을 벽면에 표현하고자 한것인데
그것이 독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요소였기 때문에 공감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벅차고 좋은 작품이다.

164년 전통, 독일 극단 도이체스 테아터의 <도둑들> 추천합니다!

현대 연극은 퍼포먼스 연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 기술을 통해 시각적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또한 그러한 무대효과를 통해 각 인물들의 삶의 단면들을 보여줍니다.
현대의 인간군상이 무대효과와 잘 어우러져 큰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지루하지않게 어두운단면을 참 코믹하게 잘 그려냈습니다.

상업적 연극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고,
독일어를 모르면 자막과 함께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잔잔함 속에 참신한 연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보세요!

오늘 내일 이틀 남았습니다. 재밌게 관람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