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뮤지컬이 국내 뮤지컬계에 영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체코 뮤지컬이 갖고 있는 잠재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어쩔 수 없는 대안책이자 자연스러운 산업적 흐름인 것이죠. 이미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작품들 중 국내 무대에 올릴 만한 작품은 다 들어온 상태입니다. 남은 건 올리고 싶어도 비싼 로열티와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선수치기엔 모험인 흥행작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눈돌린 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결탁한 오프 브로드웨이 작품들이었고 그것조차도 공급이 쉬원찮자 자연스럽게 뮤지컬의 본 고장에선 외면 받았던 유럽 뮤지컬이었던 거죠.

요즘 정지훈(비)이니 손담비니 전지현이니 하는 국내 연예인들이 헐리우드 영화계에 진출했다며 호들갑스럽게 과대 광고를 하는데 라이센스 뮤지컬 채택과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화려한 예술적 성취 뒤엔 솔직하게 말하기엔 쑥쓰러울 정도의 사업적 수단이 스며있게 마련이죠. 헐리우드가 자국 배우들로는 형평을 이루기 힘들자 80년대에 호주 배우를, 90년대에 중화권 배우들을 영입하다 것도 모자르자 2000년대 이르러 국내 연예인들에게 눈돌리기 시작한 것을 마치 대단한 활약이라도 된 것마냥 경망스럽게 구는 것을 보면 주구장창 계약되어 올려졌거나 올려질 예정의 체코 라이센스 뮤지컬의 값싼 포장과 일맥하는 요소가 있어요. 헐리우드가 20세기 시절 훌륭한 기량의 국내 연기자들에게 무관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뮤지컬계 역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오프 브로드웨이 작품들만으로도 버거웠던 옛시절엔 체코 뮤지컬이나 프랑스 뮤지컬에 관심 밖이었던 겁니다.

2

체코 뮤지컬은 국내에서 1998년 [드라큘라]로 물꼬를 틀었지만 각광을 받기 시작한 건 프랑스 대형 내한 뮤지컬들이 연달아 적자를 내던 2007년 부터였습니다. 이제까지 들여온 체코 뮤지컬은 [드라큘라][햄릿][클레오파트라]로 달랑 세 편 뿐인데, 내년 봄에 올려질 [삼총사]를 비롯해 [살인마 잭]등 수입업자들이 계속해서 눈길을 주고 있으니 당분간 국내에서 체코 뮤지컬을 접할 기회는 많을 듯 해요.

실제로 올려진 체코 뮤지컬은 3편 뿐이지만 그 이상으로 자주 접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규모를 키운 작품들만 들어왔고 3작품 다 주,조연 배역 캐스팅이 무척이나 화려했으며 [햄릿]과 [드라큘라]같은 경우는 몇 번씩 재공연을 했던 작품들이라 금세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까지 그동안 올려진 체코 뮤지컬들은 뮤지컬 스타들이 워낙 많이 출연해서 볼만한 공연 팬들은 거의 다 봤죠.

특정 몇 작품 제외하면 아직까지 매니아 층의 존재가 절대적인 공연계에서 막상 돈을 벌어다 준 작품은 [햄릿]밖에 없는데도 계속해서 체코 뮤지컬을 수입해오는 것은 그 만큼 스며있을 거라 믿고 싶은 상품가치에 대한 기대일 것입니다. 또한 기대 이상으로 소스가 풍부한 체코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라이센스와 달리 간섭 받지 않고 만들 수 있다는 장점에 로열티도 저렴하기 때문에 그 만큼 광고와 스타캐스팅에 공 들일 수 있는 여유에 창의력까지 발휘할 수 있고요. 그래, 인지도는 약하지만 잘만 포장하면 장사 좀 되겠구나! 하는 요령이 번쩍 할 테지요.

3

국내에 3번째 체코 뮤지컬 타자가 된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을 보면서 든 생각은 디즈니 뮤지컬처럼 좀 간섭 좀 받았으면 좋았겠단 것입니다. '일다 저널'의 이미정이 쓴 리뷰를 보면 국내 판이 오리지날보다 모든 면에서 한 5배 정도는 월등하다고 하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오리지날 버전, 정확히 말하자면 그 기자가 본 오리지날 버전의 dvd영상 속 [클레오파트라]가 얼마나 후진 작품이길래 국내판 [클레오파트라]를 추켜 세운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dvd영상을 안 본 저로서 드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졌습니다.

첫 번째론 그 기자가 몇 년 전 접한 dvd영상에 대한 기억만으로 라이센스를 비교한 상대평가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흔하게 접할 수 있던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값 비싼 때깔은 보이지 않았겠죠. 거기다 뮤지컬과는 별 상관도 없어 보이는 개발도상국가인 체코에서 만들어졌다는 선입견이 생소함을 넘어 보이는 것 이상의 촌스럽고 낡은 작품이란 결론이 내려진 것일테고요. 두 번째론 오리지날과 1대 1 비교했을 때 진짜로 5배는 우위에 있다는 것일 텐데, 글쎄요. 두 번째 결론은 고민이 좀 필요해요. dvd시청을 하지 않아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제 의견은 전자 쪽으로 몰릴 수 밖에 없거든요. 그 기자 말대로 5배나 월등한 정도라면 굳이 우리나라에서 로열티 지불해가며 이 작품을 들여왔을 것 같진 않더란거죠. 왜냐? 그 만큼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지금 상태로도 상당히 못 만든 뮤지컬이기 때문이죠.

이 작품은 2002년 체코 프라하에서 초연 뒤 2003년까지 542회 공연에 55만명이 관람했는데 프라하 인구가 1천 만명 정도 되니 서울과 비슷하죠. 대충 [맘마미아]정도의 인기라고 보면 되는데 그 보단 한 수 낮습니다. [맘마미아]가 500회 공연을 맞을 즈음 70만명을 넘었던 것을 보면 [클레오파트라]의 자국에서의 인기는 전석매진 정도는 아니지만 흡족할 만큼 수익을 낸 흥행작 정도일 것입니다. 국내에서 라이센스를 체결한 것은 작품이 가진 소스가 좋아서기도 하지만 그 보단 [클레오파트라]가 갖는 대중성을 노린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일단 [클레오파트라]란 인물과 배경요소를 1천석 이상의 객석을 보유한 극장에서 뮤지컬로 접하게 될 때 대중이 갖는 기대 심리는 생각보다 얕기 마련입니다. 화려하고 듣기 좋은 넘버가 가득 울리며 만화 같은 장대함이 표현되는 무대인 거죠.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보기에 따라서 딱 거기서 머물거나 퇴보한 수준입니다. 제가 보기엔 뮤지컬과 학생들이 조금 무리한 제작비를 들여 올린 질 떨어지는 졸업 작품 같았습니다. 그러니 좋은 소리 못 합니다. 학생들이 올리는 뮤지컬이야 그걸 감안해 웬만하면 긍정적으로 보게라도 되지만 10만원 짜리 뮤지컬에선 어림 없는 일이니까요.

4

섬세하게 디자인되지 못한 의상에 천 값도 넉넉하지 못했는지 번쩍번쩍 빛이 나야 할 의상은 볼품없고 초라해서 그 옷을 입은 실력있고 무게있는 주조연 배우들의 모양세를 아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억지로 끼워맞춘 군무는 뻣뻣하고 종종 유치원 생 재롱잔치 보는 것처럼 성인 배우들의 안쓰러운 소화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공연 막바지에 본 건데도 이렇게 엉망인 앙상블을 볼 수 있다니요. 소품이라고 할 것도 없고 오로지 기대는 건 무대 앞,뒤로 제작되어 위,아래로 움직이는 원격조정 특수무대인데 이런 돈 들인 무대 구현에 아낌없이 할애하고자 하는 사명감에 '클레오파트라'는 그 자리에서 노래 불러도 되는 것을 굳이 불필요한 동선을 만들어내며 걸핏하면 밑으로 빠지거나 위로 엘리베이터를 타며 디바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에서 어떤 작품성이나 깊이를 기대한 건 아닙니다. 4시간짜리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제대로 묘사되지 못한 시대인데 하물며 2시간짜리 뮤지컬이 [클레오파트라]의 39년 생과 역사의 소용돌이를 쇼적인 요소까지 합쳐 완벽히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작품은 그걸 알고 진지함을 파고드는 일엔 관심도 두지 않고 온갖 재미난 요소들만 끌어와 대단히 가볍고 경박하게 만들어냈습니다. 복잡하기는 커녕 누구나 알고 있는 얘깃거리나 따라가는 수준인데 이야기 연결이 전혀 안 돼서 그것조차도 엉망이에요. 시저가 죽었을 때조차도 그저 '클레오파트라'에게 노래 한 곡 주기 위한 구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 다했죠.

이 작품은 딱 3가지 사안에만 집중한 기획입니다. 일자 앞머리가 눈부시게 상징적인 누구나 아는 희대의 미녀, 요부로서의 '클레오파트라'이미지,독사에 물려 죽은 '클레오파트라',이집트의 이국적인 풍광. 서구인들이 바라보는 이집트에 대한 왜곡된 이국취미는 오리엔탈리즘만큼 도처에 깔려있는데 거기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란 거죠. 그렇다면 대놓고 이미지만 파고들어야 하는데 얼개를 맞추고픈 욕심에 무슨 [일리아드]도 아니고 '주피터'와 '이시스'를 간간히 등장시켜 이야기를 설명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정을 떨고 있습니다. 신들이 양쪽에서 관망하고 있거나 말거나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내러티브는 포기한 채 각 배우들이 노래 한곡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암전으로 다음 장면을 이어가는 산만한 송스루 뮤지컬입니다.

잘 한 건 '클레오파트라'의 심리를 전반적으로 대변하는 뱀의 상징과 배우들의 노래 실력인데 캐릭터가 스며들지 않은 까닭에 다들 저 혼자만 잘 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클레오파트라,시저,안토니우스,옥타비우스로 보이지 않고 배우 개인의 이미지에 깔려 옷만 그런대로 차려입은 뮤지컬 갈라 쇼를 보는 것 같죠. 남은 건 귀에 쏙 감기는 수 십곡의 사운드트랙입니다. 또한 가볍게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관극을 시도했다면 유치하게나마 표현되는 라스베가스 풍의 요란한 무대 구현에 뒤섞인 멍청한 안무와 열악한 MR반주에 덧잎혀진 수준 낮은 '가요무대'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전 재밌게 봤어요. 원체 기대한 게 없어서인지 실망도 없었고 시간도 금방 지나갔거든요. 가끔은 이런 식의 싸구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쇼가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 보고 관심을 가졌던 이유도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그런 면에서 본전 생각은 안 났어요. 그러나 그건 그거고 작품이 가진 취약점까지 가려지는 건 아닙니다.

5

이쯤에서 또 다시 떠오르게 되는 절망은 김장섭의 열정은 연기에만 국한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스테리에요. 어떻게 연출 작품이 10편 가까이 되는데도 전혀 늘지 않는지, 라인센스까지도 후지게 만드는 걸 보면 연출엔 젬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연출을 맡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장섭의 오랜 배우 경력으로 인맥이 두터운 배경을 이용해 적어도 캐스팅 걱정은 덜 수 있다는 상업적 통박에 의한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됩니다. [하루]가 그래서 성공했고 [실연남녀]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죠. 작품성 자체를 포기한 [진짜 진짜 좋아해]조차도 손익을 냈으니 앞으로도 우린 김장섭 연출의 질 낮은 뮤지컬을 봐야 하는 고역을 겪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획사가 배우 인맥에 낚이는 것처럼 관객은 인맥을 이용한 캐스팅에 낚이는 거죠. 정말이지, 악순환이에요.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공연 팬들에겐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 반면 일반 대중들은 대체로 작품 자체에 대해선 만족했던 걸 보면 나름대로 애쓴 결과가 결실을 맺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 일반 대중들이 얼마 만큼 이 작품을 봤는지는 허무할 정도의 예매율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매, 거의 안 됐습니다. 초대권, 무지하게 많이 뿌린 공연이었죠. 공연 매니아들이 영양력을 발휘하게 되는 규모는 200~300석 짜리 소극장 공연에 한해서입니다. 공연 매니아들은 캐스팅 때문에라도 [클레오파트라]를 봐야 했지만 그것 만으로는 어림 없습니다. 작품성이 있었다면 열성 매니아들의 입소문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클레오파트라]가 그럴만한 수준은 아니고요.

3층 짜리 공연장에서 올려지는 공연이 성공하려면 대중을 움직여야 합니다. 극장 선택과 홍보가 중요해지는 시점이죠. 욕심을 반만 줄이고 좀 규모를 작게 갔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단독 씬이 많고 무대는 황량하며 노래 위주의 전개라 이렇게 규모를 키울 필요가 없어요. 그걸 상쇄시켜 줄 만한 연출 능력도 없고요. 이상한 극장에, 초연에, 값도 비싸니 작품성을 떠나 관심 갖기도 부담스러운 거에요.

- 유니버설아트센터가 객석 리모델링만 한다면 지금처럼 보고 싶은 작품조차도 공연장이 싫어 예매를 포기하는 상황이 반 이상 줄 것입니다.

오늘의.. 클레오파트라.. 이 공연 역쉬~ 신한카드 올댓컬쳐 제공의 특혜로 받았다.



우리 나라에서 공연된 3번째 체코 뮤지컬이다. '햄릿'과 '드라큘라'에 이은 공연.

나오는 캐스팅들이 대단하다. 그 전부터 꼭 들어 보고 싶었던 '화성에서 꿈꾸다의 민영기씨', 미성의 배우 '최성원씨', 두말하면 잔소리 '김선경님' 등등... 다른 뮤지컬에서 주연을 한번씩 다 하셨던 분들이었다. 게다가 소재 역시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는 지라 왠지 모르게 스펙타클한 연출을 기대했었다.



공연장은 '유니버설 아트센터'. 그 전부터 발레를 좋아하시는 이웃블로그님 덕분에 여러 번 들어 보았던 공연장. 막상 가는데, 어린이 대공원 후문. 아차산역 4번 출구로 나오면, 간식파는 포장마차들이 즐비하다. 어릴 때 보았던 어린이 대공원이 눈 앞에 펼쳐지니.. 별 세상에 온 듯 했다. 출구에서 10시 방향으로 흰색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유니버설 아트 센터이다.



공연장 내부는 붉은 색 천으로 치장이 되어 있고, 오페라 공연이 많은 곳이어서 그런지 내부 장식이 좀 화려한 편이었다. 다만, 의자가 고정 의자가 아니었던지라 조금 당황이 되기도 했다. 대략 20번째 줄까지는 앞 뒤줄 경사면이 없어서 앞쪽에 머리 크고, 키 크신 분이 앉으면 대략 난감하다. 그 날의 경우도.. 내가 115번. 우측으로 살짝 비켜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중앙 무대까지 시선을 딱! 가로 막은 남자분이 계셔서 잠시 미웠다. 여기는 무조건 B,C,D열에 앉아야 한다. 절대 사이드(A,D)는 안된다. 암튼.. 요즘 새롭게 가 보는 공연장이 많아서 이리 저리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전체 공연평을 하자면,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공연.



즉, 조금 스펙타클하고, 조금 중후했으며, 조금 신났다. 도저히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공연이었다. 라이센스 공연의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 그 나라에 맞게 하든, 원작에 가깝게 하든 공연이 성공적이면, 열렬한 칭찬을 받지만, 그 둘 사이의 어정쩡한 곳에 머물렀다면, 거세게 비난을 받게 된다. 아마.. 이날 공연은.. 바로 후자쪽인 듯.



그날의 배우중에 가장 눈에 띈 분은 뱀 역의 이정임님. 이분의 말없는 동작이.. 제일 멋있었다.

클레오파트라의 김선경님 2시간동안 정말 고생많으셨다. 그 어느 배역보다 분량이 많았기 때문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최근 건강이 안 좋으신건지 호흡이 좀 불안정하셨다. 정말 파워풀하고... 색깔있는 목소리를 가지셨다.

시저역의 김법래님 와. 이 분의.. 울림이 장난이 아니었다.

안토니우스의 민영기님, 화성에서 꿈꾸다를 못 봤지만, 민영기님의 공연을 언제 꼭 한번 봐야지 했었다. 노래도 잘하시고...

옥타비아누스의 최성원님. 간사한 목소리의 극치를 보여 주셨지만, 너무 미성이라.. 좀.. 동떨어져 보이셨다. 하지만, 역할의 싱크로율은.. 가장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연출면에서는.. 좀 실망. 참 많은 것을 보여 주려고 욕심을 부린 공연인 것 같다. 과유불급... 왜냐하면, 공연 무대가 전반전으로 너무 화려하다 못해 조금, 아주 조금 조잡했다. 하지만, 의상이라든지, 계단을 기계식으로 만들었던 점과 무대 1-2층을 왕복하는 것들은..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무대 배경을 좀 더 심플하게 보였다면, 좀 더 집중이 잘 되지 않았을까 싶다.

두 신 이시스와 쥬피터가 나오는 부분에서.. 조명을 관객쪽으로 쏘던지.. 이건 좀 에러가 아닌가 싶다. 신들이 나오는 신비스런 분위기를 맞추려고 한 것은 이해하지만, 눈이 아파서.. 그닥.. 좋지는 않았다.



원래 체코 뮤지컬도.. 인터미션 포함해서 2시간인가? 너무 극 진행이 빠르게 되는 바람에.. 배우들의 연기력에 몰입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그냥 시놉시스를 읽고 요약본을 본다는 느낌이 많아서.. 감흥이 줄어 버렸다는 점도... 단점으로 보인다.



이 날 앙상블 님들 정말 열심히 해 주셨다. 다른 공연에 비해서 노래 뿐 아니라 춤의 분량도 꽤 많은 편이었고, 나름 열심히 추셨다. 그런데, 왠지.. 체화되지 못한 동작이 오히려 어색했다면, 좋은 건지 안 좋은 것인지.. 참.. 그렇더라.



한 장면 장면은 볼만하고 들을만 했지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왜 그리 어색했을까. 편안하게 몰입되지 못한 공연. 이유를 한참이나.. 많이 고민했었다. 혹시나 내가 체코 뮤지컬에 대해 오해하고 있을가봐서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으흠... 확실히.. 그 공연에는 색깔이 있었다. 왜.. 이 공연의 정체성이 모호했을까.



우선은.... 작품 분위기를 통일성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연 동영상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전반적인 뮤지컬 넘버의 분위기는 세미클래식에서 약간 더 팝 발성도 들리는 캐주얼한 음색이다. 그래서 웅장할 때도 있지만, 앙상블들이 나오는 빠른 템포의 뮤지컬 넘버가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 나라 공연은 왕과 여왕이 나올 때는 중후한 클래식 분위기로 가다가 갑자기 앙상블님들이 나와서 빠른 템포의 살짝 팝스러운 음악에 춤을 추니.. 너무나 어색했었다. 이런 점은 연출가가.. 분위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탓이지 않을까 싶다. 대체 어떤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화려한 스케일이라.... 하기에는 2% 모자란.. 그럼 어정쩡함. 중후한 맛의 클래식한 화려함도 있지만, Fame처럼.. 가볍고 경쾌한 화려함도 있고,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도.. 그런 화려함은 있는데,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 체코 뮤지컬이라는데, 어떤 것이.. 체코 뮤지컬의 특징인지.. 알수가 없었다.



또한 배우들의 음색이 잘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각 배우들의 음색이 남아있으면서도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각자의 음색만 남고, 어울리지 못한 듯 하다.



그래도.. 그래도.. 배우분들 각자 솔로 하실 때는.. 멋지다. 그것 하나는 확인하고 온 공연이었다.

나름대로 어떤 색깔이로든 완성도가 있었다면, 한국식 체코 뮤지컬의 재해석이 되었을텐데.....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더 안타까운 것이고.. 크억.. ㅠ.ㅜ

스토리나 구성보다는 음악과 배우들이 참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
김선경씨의 클레오파트라는 약간 어색하고 심심한 구성 자체를 많은 부분 상쇄시킬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시더군요. 정말 멋지셨습니다. 김법래씨와 민영기씨는 명성에 걸맞게 좋은 노래와 연기 보여주셨고, 최성원씨의 옥타비아누스는 연기는 좋았는데 음색이 너무 유하게 들린게 아쉬웠습니다. 좀더 날카롭고 강한 목소리를 들려주셔도 좋았을텐데요.
뮤지컬을 볼때 음악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공연이지만 스토리에 민감한 관객에게는 점수가 많이 깎일 것 같네요. 좀더 많은 고민을 하고 다듬어서 재공연때는 음악 뿐만 아니라 공연구성 자체에서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너무너무 잘보고왔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카리스마~!!
우후후훗....
클레오파트라 신랑과 같이 봤는데요
신랑도 너무너무 즐거웠다고 잘봤다고 했어요
내용도 충실하고 클레오파트라의 여성적인 모습...잘보았구요
극 진행도... 아무것도 모르고 갔지만... 전반적으로 잘이해할수있도록 잘 짜여있더군요
그리고 화려한 무대역시~ 눈이 너무너무 즐거웠고
노래도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ost구매의지 100% 흐흐흐

내용이, 비교적 많은 장면을 넣어서
복잡하고 긴 내용을 다 표현해내려고 하는 점이
좋았고,

또 배우분들이 연기도 잘해주신 것 같아요,

노래가 좀 단조로웠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추려서 말하자면 좋은 공연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