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전 작품을
다르게 해석해서 보여준 공연이라 색다르게 봤어요..

세계적인 극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 바라본 우리의 극 춘향가.
창극이라는 형식을 이번 기회에 처음 접했는데 여기에 서양인의 신선함까지 더해지니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잊고 있었던 우리의 판소리와 고전을 다시 상기하며 한국적인 것을 세계화 시키는 방향의 한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외국인 내국인 어른 아이 모두에게 한 번쯤 보여주고 싶은 작품!

솔직히 판소리나 창극 같은거 너무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을 완전히 깨버렸어요~
엄청 신선하고 재밌고 뮤직컬 만큼이나 화려한 무대였어요~

궁금증을 역시나 자아나게 할 시놉을 보고 누른 예매티켓.
연말 연시 우리 부모님세대들에게 큰 감동과 환희를 줄 이 티켓들을 감사합니다.

춘향은 누구나 잘 아는 우리의 고전이다.
이 작품을, 그것도 창극을 동유럽 출신의 미국 연출가가 소화했다.
공연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연출가가 외국인이 분명하다는 것과
그러기에 수용되고 해석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그러기에 과도한 접합에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 보면 공연제목 전면에 그의 이름을 가져다 놓은 건
참으로 영민한 결정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어느 연출가도 변학도를 북한의 김정은(또는 김정일)과 접합시켜
해석했을 리 없고
그런 의미랑 연결이 가능항 온통 붉은 색상의 파티라던가
마돈나의 90년대 원추형 브라 의상을 감히 춘향에게 입힐 생각은 못했을 거다.

그럼에도 좋은 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접합과 상상의 한계를
안드레이 서반이라는 연출가가 넘어줬다는 거다.
또 하나 160분(인터미션 15분을 제외해도, 145분)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극 시간임에도 불구,
체감시간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치고 빠지는 놀라운 연출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
고통과 때로는 유혹의 공간이 되는 물길,
기록을 남기는 (그래봤다 사라지고, 관객에게는 보여지지 않는 이곳) 모래밭의 공간 설정도 신선하다.
모델 워킹 무대 같은 T자형의 등장로와 매스미디어를 꼬집듯
종종 한국사회, 아니 전세계적 문제인 실업난이나 파파라치처럼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는 카메라의 직접적인 사용, 극 중 인물 사이 계속 드러나는 구조물 아래로 려다보는 관조적 시선 처리 등은 참으로 상징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설정이라 느껴진다.

시도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
이번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이 바로 그런 공연이 아녔나 싶다.
과도했지만, 수용할 고 있고
그러기에 다음이 또 기대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