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시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2008년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메시앙의 100주년 기념으로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을 연주한다. 백건우는 한국에서 이 곡으로 10여 년 전에 자선연주를 한 적이 있는 만큼 그 의미가 더해져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메시앙/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Vingt Regards sur l'Enfant - Jesus

아버지의 시선
별의시선
하나님과 사람의 변신
성모 마리아의 시선
아들에게서 아들을 보는 시선
그를 통하여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
십자가의 시선
하늘의 시선
시간의 시선
기뻐하는 성령의 시선 

Intermission

성모의 최초의 성체 배수
전능하신 말씀
크리스마스
천사들의 시선
아기예수의 입맞춤
예언자와 양치기와 동방박사들의 시선
침묵의 시선
무서운 도유식
나는 잠들어 있지만 마음은 깨어있다
사랑이 충만한 교회의 시선

메시앙 Olivier Messiaen (1908. 12. 10. 프랑스 아비뇽~1992. 4. 28. 파리)
메시앙은 독창적인 음악세계로 영향력이 크다. 메시앙은 프랑스 아비뇽 출생으로 영문학자인 피에르 메시앙과 시인인 세실 소바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11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해 뛰어난 오르간 연주자였던 마르셀 뒤프레와 작곡가 폴 뒤카스에게 사사했다. 음악원에서 공부했던 마지막 기간 동안 동?서양의 리듬, 새소리, 미분음 음악(반음보다 작은 음정을 사용하는 음악)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개인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1931년에는 파리의 트리니테 성당 오르간 연주자로 임명되었다. 그는〈오프랑드 우블리에 Offrandes oubliees〉(1931)와 〈주님의 탄생 Nativite du Seigneur〉(1938)을 통해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36년에는 작곡가 앙드레 졸리베, 다니엘 레주르, 이브 보드리에르와 함께 '젊은 프랑스'(La Jeune France) 그룹을 창설해 새로운 프랑스 음악을 추구했다. 당시 성행하던 신고전주의적인 추상미를 추구하는 경향에 반대하여 현대에 ‘살아 있는 음악’을 창조하고, 음악을 인간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찾으려 하는 공통된 목적에 따라 작곡활동을 하였다. 1936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까지 스콜라 칸토룸(Schola Cantorum)과 에콜 노르말 드 뮈지크(Ecole Normale de Musique)에서 후진들을 지도했다. 전쟁에 참전한 그는 포로가 되어 괴를리츠 수용소에 수용되었으나 〈종말을 위한 4중주 Quatuor pour la fin du temps〉를 작곡해 1941년 수용소 안에서 연주했다. 1942년 본국으로 송환되어 트리니테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로 복직되었고 모교인 파리 음악원에서 가르쳤다. 제자 가운데는 20세기 음악의 중요한 인물인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과 피에르 불레즈가 있다. 주로 가톨릭 신학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준신비주의적 양식으로 작곡했다. 그러한 작품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성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하느님 현존의 3가지 소전례 Trois Petites Liturgies de la presence divine〉(1944), 피아노를 위한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Vingt Regards sur l'Enfant Jesus〉(1944),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아멘의 환영 Visions de l'amen〉(1943)과〈영원한 교회의 환영 Apparition de l'eglise eternelle〉(1932), 오르간을 위한 〈성령 강림절을 위한 미사 Messe de la Pentecote〉(1950), 관현악과 합창을 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변용(變容) La Transfiguration de Notre Seigneur Jesus-Christ〉(1969)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관현악곡으로는 10개의 악장으로 된 〈튀랑갈릴라 교향곡 Turangalila-Symphonie〉(1948), 18대의 독주 현악기, 목관악기, 타악기를 위한 〈크로노크로미 Chronochromie〉(1960)가 있다. 〈튀랑갈릴라 교향곡〉에는 피아노 독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가믈란(동남아시아의 타악기 오케스트라)식으로 사용된 타악기가 전자악기인 옹드마르트노(Ondes Martenot)와 어울려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새의 눈뜸 Le Reveil des oiseaux〉(1953)?〈이국의 새 Oiseaux exotiques〉(1956)?〈새들의 카탈로그 Catalogue d'oiseaux〉(1959)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정확하게 채보해 작품 속에 결합한 것이다. 위에서 알 수 있듯 평생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메시앙은 종교적인 주제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종교적인 주제에서 풍기는 신비로움은 그의 음악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성적인 작곡기법을 바탕으로 자연에서 얻은 소리를 적절히 사용하였으며 그의 음악에는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풍긴다. 또한 1944년에 편찬한《나의 음악어법 Technique de mon langage musical 》은 자신의 작곡법을 종합한 것으로 스스로의 음악세계는 물론 작곡계 전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 현대 음악어법의 귀중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아기예수를 향한 20개의 시선 Vingt Regards sur l'Enfant - Jesus
프랑스의 작곡가인 메시앙의 1944년 작인 이 작품은 예수탄생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은 총 20개의 곡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는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님의 주제’, ‘신비적인 사랑의 주제’, ‘별의 주제’, ‘화음의 주제’가 그것이다. 먼저 ‘하나님의 주제’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표현한 세 작품의 중심주제로서 들어있다. 제 1곡 <아버지의 시선>, 제5곡 <아들의 아들의 시선>, 제10곡 <기뻐하는 성령의 시선> 등이 그것이다. 둘째 ‘신비적인 사랑의 주제’도 세 곡에서 중심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제6곡 <그를 통하여 모든 것이 만들어 졌다>와 제19곡 <나는 잠들어 있지만 마음은 깨어있다>, 마지막 곡인 제20곡 <사랑이 충만한 교회의 시선>이 그 곡들이다. 셋째 ‘별의 주제’와 ‘십자가의 주제’는 예수의 시작은 별이었으나 마지막은 십자가이기 때문에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이 주제는 예수의 삶 전체를 조망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제2곡 <별의 시선>, 제7곡 <십자가의 시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넷째 ‘화음의 주제’는 모든 곡에서 변화된 형태로 등장하며 메시앙은 이 주제의 변주를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빨강색과 밝은 오렌지 색을 뚫는 짙은 청색의 살, 혹은 갈색에 점점이 찍힌 은은한 보라색 등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메시앙은 1944년 3월 23일부터 9월 8일 사이에 전 20곡을 완성하여 이본 로리오에게 헌정했고 1945년 3월 28일, 로리오에 의해 파리에서 초연 되었으며 메시앙의 최고의 피아노 곡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