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앤드류 타이슨- 어어어어어어어어어엄청 귀여움♥ 기럭지도 쩔고 속주할 때의 우아한 손놀림이 몹시 보기 좋았다….

인트로였던 모짜르트는 평이하달까. 그래서 나쁘다가 아니라 그냥 이 정도면 딱 괜찮아! 정도의 연주. 정석적이고 마치 하농을 치듯이 손을 푸는 느낌의 연주였다. 약간 긴장한 듯한 느낌도 조금?

역시 앤드류 타이슨 하면 쇼팽을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5년 전 쇼팽 콩쿨에서 그가 보여줬던 파격을 라이브로 보게 되다니… 역시나 그 다운 연주. 지나치게 로맨틱한 너드의 터질듯한 두근거림이 막 느껴졌다. 이게 내가 아는 마주르카가 맞나 싶더라. 연주하는 종종 왼손을 지휘하듯 휘저으며 잔향을 느끼는 표정이 참 좋았다. 중간에 박수가 살짝 나와서 흐름이 끊겼는데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휙 돌리며 씨익- 웃는 것도 좋았다. 너무나 솔직한 음대 너드 같은 느낌.

15분의 인터미션이 끝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이 터져나오는데, 전체적으로 타건을 길게 하면서 살짝살짝 당기는 스타일로 해석을 했는데, 이게 또 엄청 좋았다. 사실 칼같이 무자비한 초절기교로 조지는게 아니라 호흡과 변박을 활용한 꽤나 노련한 연주.

아쉬웠던 것은 살짝살짝 삑사리가 나서 후웁- 숨을 몰아쉬다가 맥이 풀린 적이 몇 번 있었다는 것. 물론 백퍼센트 하나도 틀리지 않기를 바라면 안되지만, 워낙 좋았던 공연이었으므로 그런 사소하고 당연한 일도 아쉬웠다는 거지. 또하나의 아쉬운 점은 감정을 연습한다는 느낌- 그러니까 마치 미리 스크립트를 써놓고 고백할 때 줄줄 읽는 듯한 느낌도 조금 느껴졌다는 것. 아마 몇 년만 더 숙성시키면 꽤나 능글능글하게 장어처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될 거 같다.

5년 후 쯤엔 반드시 앤드류 타이슨의 리사이틀을 한번 더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랜만에 가본 공연이 만족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다이내믹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특히 슈만곡은...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