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wing을 처음 들었을 때가 아마 2006년 쯤이었나..
아무튼 정말 이상한 곡이라고 생각했다.
처절하게 단조로 몰아붙이다가 막상 코러스에서는
장조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확 밝아지는데,
그때까지 이런식의 곡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곡을 버리기엔 후렴구가 진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후렴구와 기타 솔로 때문에라도 계속해서 곡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반복해서 곡을 청취해나가면서 점차 거부반응이 줄어들었고,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짜임새가 완벽한 명곡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의 음악에 관한 거대한 고정관념 중 하나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나에게 선입견 파괴의 짜릿함을 느끼게 해 준 이 곡을
라이브공연에서 들을 수 있기만을 고대해 왔다.
그래서 Arch Enemy의 이번 내한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지만,
최근 셋리스트를 아무리 검색해봐도 Silverwing을 연주했다는 정보는 없었다.
굉장히 실망스러웠지만 백수보고 시간낭비 말라는 하늘의 뜻이겠거니 하고
그걸 핑계로 아예 예매도 않고 관심을 꺼버리는 기회로 삼아버렸다.
그러나 공연이 일주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이 곡을
일본 공연 중 시전했다는 글을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예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수고 나발이고 일단 Silverwing을 들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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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메탈 라이브 공연 관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덩치가 크지 않은 내가 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어깨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
잠시라도 방심한 순간에 나보다 키 큰 사람의 어깨가 쑥 들어오기라도 하면
나는 그 사람 뒤통수만 쳐다보고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날뛰어 정신이 없는 혼란을 틈타 1번 줄로 진출하려고
어깨넣기를 시도하는 놈들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아무튼 가운데 낑겨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면서도
신나게 뛰고 흔들어대고 하는 와중에
들고 있던 물병은 압력에 터져서 뚜껑이 날라가버리고
손목시계는 줄이 끊어져서 땅바닥을 구르고
온몸은 땀에 범벅이 되고 머리도 산발이 됐다.

그러던 중 공연은 막바지로 치달았고,
멤버들이 퇴장 후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따라
환호를 받으며 재입장을 하는 순간 Silverwing이 시작되었다.

Silverwing을 들으면서 느꼈던 환희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기타선율에 맞춰 눈을 감자 눈에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지금 이 듣는 아름다운 선율을 앞으로 또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앞으로 Arch Enemy가 또다시 내한을 하길 바랄 뿐이다.

다음엔 좀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 자체는 좋았지만 무대가 좁고 낮아서 드러머가 있는 줄도 몰랐다는...

중간에 쉬는 텀이 좀 길었지만 공연 자체는 훌륭했다

솔직히 이제 스탠딩 공연은 몸에 무리가 가는지라 앞으로는 스탠딩은 안하겠다고 다짐했건만 멜로딕 데쓰의 종주인 아치 에너미의 간만의 내한 공연인지라, 나는 처음 보는, 무리를 해서라도 봐야만 했습니다. 보고 나서 허리가 많이 아팠지만 역시 아치 에너미라고 생각할만큼 훌륭한 공연이었고, 극강의 새로운 보컬과 기타리스트(Jeff Loomis)의 현재 라인업을 보니 제2의 전성기가 아니라 최고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만 했습니다.

silverwing nemesis로 미쳤음 하얗게 불태웠음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