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매주 공연을 하고 있단걸 알고있었지만 기회가 닿질않았는데 마침 서울에서의 공연이 있다기에 바로 예매를 했다.
김광석얘기만 할까싶었는데 본인의 이야기로 꾸며진 모노드라마 형식의 콘서트... 처음보는 형식이라 생소했지만 짜임이 탄탄해서 2시간이 휘리릭 지나가버렸다. 노래속에서 채환님의 이야기에 웃고 울다 하니 벌써 2시간이 끝나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희망전도사로 쭈욱 활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채환님. 공연 너무 잘 봤어요

오랫만에 작은 소극장에서 이야기 나누듯이 하는 콘서트라 좋았던것 같아요. 다음에 대구에 내려가면 김광석 거리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여운이 남는 공연. 짜릿한 전율이 오는 공연. 한 번 보고도 며칠 계속 생각나는 공연. 정말 많다. 요즘은 가수말고도 유능한 기획자들도 많고 공연 문화도 많이 발전했다.
가수 하나만으로 여운과 전율이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채환의 마흔 즈음에는 현실의 한계를 극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극복을 시도하는 공연이다.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집떠나서 라디오와 기타를 벗삼으며 살아온 소년의 성장 스토리가 있고, 그가 성인이 된 후 19년 무명 가수로 살아가며 한계에 부딪혔던 힘든 스토리를 들으며 관객들은 공감을 느낀다. 방송국에 신곡 홍보하러 갔다가 보안실에 끌려간 스토리, 암병동에서 몰래 공연하다 간호사에게 쫓겨난 스토리는 힘든 사회 생활을 하는 나 역시 감정이입된다.
직접적인 대화는 아니지만 공연을 보면서도 공연을 보는게 아니라 그와 대화를 한다. 귀로 듣고 눈빛으로 말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통하는 공연이다.
공연 절정기에는 김광석의 영혼이 잠시 그의 몸에 들어가서 관객들에게 작은 메시지를 속삭인다. 그리고, 무대를 채환에게 맡기고 다시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김광석은 세상을 떠났어도 우리와 대화하려고 잠시 들렸나보다.
잠시라도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공연이다.
소통의 부족으로 소중한 이를 잃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까지도 잃게되는 순간도 있다. 김광석의 마지막 순간에 소통의 대상이 있었다면 지금쯤 그는 채환 몸을 빌리지 않고 직접 채환 공연 스페셜 게스트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조차도 소통이 힘들 정도로 자신이 힘들다면 채환의 마흔 즈음에 모노 드라마를 보며 라이브를 들으며 소통해 보리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