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진화하고 있다.
牛步/고정현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해야만 했다,
우선은 다른 어떤 일이 내 마음을 어지럽혀 글 맥을 잡기가 용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생각했던 글의 줄기들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면서 혼돈스럽게 하였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각의 줄기들을 정리하고 나니 다른 고민이 다가온다,
제목 때문이었다.
물론 편한 데로 ‘5월23일 조항조님 부산 콘서트를 보고나서’ 정도로 쓰면 무난할 것이겠지만,
내 나름 이 글의 제목에서 부산 콘서트의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한 것이 進化(진화)라는 제목이었다.
물론 이와 비슷한 의미를 주는 단어들이 있다,
그 하나가 발전이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가 개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단어들로 그를 표현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오히려 그를 잘못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알 듯,
개발이라는 것은 미개척지를 개간하여 사람들의 삶에 유익을 주는 것, 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발전이라는 것은 이미 있는 그 무엇을 더 유익하게
그 성능이나 기능을 좋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부산 공연은 개발 하였고 발전하였음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으니,
우리가 관람한 대로 분명 무대의 장치나 공연 팀의 열정적 움직임,
그리고 공연 내용적으로 보아도 여러 면에서 새로운 것들로 채워진 개발이었고,
작년의 공연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것으로 발전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항조님에 대한 평을 발전, 발달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제목의 중심을 진화라는 단어를 채용하게 된 것이다.
1. 출발
부산으로의 출발,
포기했었던 걸음이었으나 요행이 갈 수 있게 된 것이 내게는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하였다.
부산 공연을 갈 수 없었던 이유가 내게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어찌어찌 가게 되었기에 설렘은 더 많은 기대로 내 가슴에 담겨있었다,
2. 걱정
팬클럽 회장님과 그 부인,
세 사람이 함께하는 여행은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으나
내려가는 도중 알게 된 전임 대통령 서거의 소식은
회장님의 전화가 쉬지 못하도록 만들어준 이유가 되었고,
우리는 혹 부산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도록 하였으나
그대로 진행 된다는 소식에 안도를 하였다.
3. 그 날도 비
출발 할 때부터 비가 온다,
어쩌면 우리가 항조님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먼 길을 떠나기만 하면 비가 오는지,
하지만 부산에 거의 도착할 때 쯤 비는 그쳐 주었다.
그리고 보니 우산을 회장님의 차에 두고 내렸구나,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재산인데…….
이제 노래에 미친 남자 조항조님의 공연에 참관하면서 느낀 것들을 써야 하겠다.
공연
1. 처음 공연 시작의 어두움, 그것은 절망이었다.
무대의 막이 오르면서 내 앞에 가득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두움, 불안, 슬픔, 그리고 절망이었다,
절망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절망이 우리의 가슴을 어둡고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절망은 우리의 가슴을 두려움과 떨림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절망이 흔들리고 있었다, 온 무대를 절망으로 가득 채우고 흔들리면서 우리의 마음을 깊은 아픔으로…….
어두움, 그것은 우리의 일상에 대한 고민이었고 갈등이었으며,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삶의 모습이었다,
2. 서서히 밝아지는 무대, 그것은 희망의 시작이었다.
밝은 빛이 온 누리를 덮는다,
위로부터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그 빛은 우리의 가슴을 따뜻함으로, 안정감으로, 편안함으로,
그렇게 위로의 빛이 되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어두움은 물러갔으며 절망과 슬픔도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버렸고,
새로운 기대와 희망이 우리 앞에 다가와 선다,
그리고 그 빛 사이를 열고 다가오는 노래와 그 노래를 하는 한 사내,
사람의 행복은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
그 어떤 것들의 위로나 격려보다도 오직 한 사람을 통하여 얻는 위로와 격려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 무대의 변화에 놀라움이 공연장 안을 가득하게 하고 있었다.
3. 화려함의 극치,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는 환희가 되었다,
그로부터 두 시간여 동안, 우리는 한 사내에게 푹 빠져 들었다,
무대의 변화는 우리 인생의 모든 것들을 형상화 시켜 주었고
그의 노래는 우리 인생의 嬉, 怒, 愛. 樂 전부를 보듬어 주고 있었다.
그랬다, 한 사내의 노래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인생 여정을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의 무대 의상이나 무대의 설치나 스텝들의 모든 행동이 그 하나를 위하여 연출 된 것이지만,
결국은 한 사내의 노래 속에서 희석되어 버리는 도움, 그 이상은 될 수 없었다.
4. 그의 눈물, 우리의 삶에 전이되어버린 슬픔과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
공연의 마지막 부분,
그가 보여준 눈물, 어쩌면 우리가 흘리고 싶었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가 찾는 여러분!
그리고 우리가 찾는 그!,
그렇게 무대와 홀은 하나가 되었고,
그의 눈물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함께 눈물을 흘린 것은,
그는 그의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상과, 지금 그를 바라보는 팬들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앞으로 그를 사랑하며 찾아 줄 팬들에 대한 기대가 어우러진 눈물이었을 것이며,
우리가 흘린 눈물은 그의 눈물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서 견디어야 했던
수많은 질곡들에 대한 회한이었을 것이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1. 그가 이번 공연을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이번 공연에서 그가 우리에게,
아니 적어도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인생과
그 인생이 만나는 생, 노, 병, 사, 희, 노, 애, 락, 의 커다란 물줄기였던 것이다.
한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나서 한 생을 살아가면서 만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
개인적으로 만나는 문제들은 다를 수 있다 할지라도
그 근본적인 근거들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생, 노, 병, 사 안에서 부딪치는 희, 노, 애, 락, 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나는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문제였을 것이라고 보았다.
2. 그의 저력은 그가 소유하고 있는 열정에서 나온다.
두 시간의 짧지 않은 무대를 통하여 우리 인생의 전반적인 것들을 담아 낼 수 있었던 그의 저력,
어쩌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한 사람의 게스트도 없이 홀로 그 무대를 감당 할 수 있었던 그 열기와 열정,
분명 그도 사람이며 중년의 사내라면
그 정도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그 날 전부 4시간 이상을 무대에 있었다는 것은
육체적인 면에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분량의 학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 정도로 자신의 육체를 학대(?) 하면서 까지
신들린 모습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열정 안에 담겨있는 팬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었을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감당 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기 때문에…….
3. 진화. 나는 이번 공연을 통하여 그에게 이런 별칭을 주고 싶다.
처음 쓴 것처럼 개발, 발전, 이런 부분이 이번 공연에서 충분하게 발휘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에게 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은 것은,
진화라는 글의 의미가 하등한 것에서 고등한 것으로 변화해 가는 것, 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하등한 것에서 고등한 것으로 변화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그는 노래에 관한 한 스스로 자신을 이전 보다는 크고 넓으며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노래에 관한 영역이 어디까지 될 것인가?
그가 노래를 통하여 담아내는 인생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일렁이게 할 것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노래를 통하여 삶의 위로와 격려를 얻으며
다시금 일어나 뛸 수 있는 이유들로 나타날 것인가?
마지막 그의 노래, 무대와 홀,
그리고 사람과 사람들이 일어서서
함께 용기와 격려를 나누어 주었던 그 황홀했던 기억들이
다시금 그를 보고 싶게 만드는 근거들이 되었을 것이다,
사내인 내가 한 사내를 존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주는 그 능력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 안에서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어 주고 있다.
노래짱~~잼났어요
| 관람후~~ |
ch*** |
2009.01.06 |
123 |
넘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도 또 보내드리고싶네요~
부모님께서 다녀오셨는데 조항조 씨의 목소리와 음악은 너무 좋았었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무대 의상이 너무 성의 없으셨다는점, 사회자 이택림씨의 존재여부를
잘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다음번에는 좀더 신경쓰쎴으면 좋겠네요..
그것빼고는 전체적으로 즐거우셨다고 하십니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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