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일상, 그 너머에 있는 네 편의 이야기

2009. 1. 16 금 저녁 8시

아르코극장 소공연장

작, 연출 동이향

출연 성노진, 한은주, 박성연(할머니 최여사 김주영역), 이명옥, 최석준, 최보광, 조지환(남, 간호사역), 이소희



잔인한 일상

내가 저 제목을 외우려고 무지 했지만 이상하게 문만 외워지고 안 외워진다.

그동안 내가 참 편하고 쉬운 공연을 주로 선택해서 봤구나.

어렵고 때로는 무섭고 추한 일상이 녹아 있는 공연은 멀리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르코 극장의 한 쪽 편 지하로 내려가니 그 때 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때로는 일상이 더 무섭고 잔인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현실에는 무서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특히, 요즘 같은 때 더 다가온다.

연극이 현실을 담고 더 잘 비틀 수 있는 매개체임을 잠시 잊었었다.



배우들

첫 이야기에 부인역으로 나온 최보광 배우 와, 반갑습니다.

작년에 2번이나 봤던 뮤지컬 빨래에서 주인공을 했던 분

그 때도 참 잘 봤다. 프로그램을 보니 최보광배우 이름난 영화에도 출연 많이 했구나

첫번째이야기와 세번째 이야기에 나온 조지환 배우.

전에 좋아했던 배우와 무척 닮았다. 무심한 듯 강렬한 메세지를 담은 눈이 매력적

간호사 역 우와 짱입니다. 절대 웃기지 않았어요.

노인과 어린이 역을 아우르는 박성연 배우. 몸무게가 너무 가벼운 것 같아요.

추운 겨울 좀 많이 먹어야 할 듯. 연기 참 좋았습니다.

맨 앞자리에서 봤는데 노인역도 딱 맞고 초등학생역도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춥다

평소 아르코 극장 앞을 왔다갔다하면서 친근하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운이 좋아서 아르코 소극장에서 하는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붉은 벽돌벽에서 내뿜는 냉기가 더 진하게 다가오고

연극 내용과 어우러져 기묘함은 내 핏줄을 타고 흐른다.

연극 다 보고 나와서 내뱉은 첫말은 '춥다'

방황하던 아이들도 그만큼 추웠겠지

개가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전화도 못했던 그 아이 추웠겠지



어느날 문득, 네 개의 문

참 진지한 연극을 봤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서로 연관된 듯한 4개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현대인들의 소통과 단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냉소극 분위기네요...
멍때리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과 멍한 분위기가 대단히 압도적입니다...
일상적이지 않기에 조금은 불편한 듯한 내용도 나오지만 몰입돼 연기자들의 연기에 절로 빠져들게 합니다...
극장도 좋았고...스토리와 연기도 좋았습니다...
시니컬한 냉소극 스타일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연극을 본거 같다.

동 작가님 쩔어요.

신기루 배우님들 역시 지대 간지구요.

항상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당신들이 있어

내 눈이 즐겁고 마음이 따뜻합니다.

행복합니다.당신들의 무대를 만날수 있어서

어디서 본 것만 같고, 언젠가 했던 이야기들, 무의식의 억압의 해방과 분출.
내면의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어 보여주었던 시간들.
할머니 역할의 배우의 열연이 인상깊다.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신기루 만화경,

지금까지 쭈욱 봐왔던 바, 실망을 주지 않는 극단인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요즘 대학로 공연들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거기에 비해 평균이하의 완성도와 부족한 연기력, 그리고 억지웃음으로 손님들을 끌어들이기는 커녕 되려 내쫓고 있는 것 같아 예술계에 몸 담고있는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고 챙피할 뿐 이였는데...

여러모로 많이 힘든 시기이지만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이런 극단들이 많이 생겨나고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