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

자유마저 구속해 버린 그의 천재성.
모차르트, 그는 단 한 번이라도 천재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우받은 적 있는가.

극은 모차르트의 어린시절로 시작됩니다.
3살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고, 5살에 작곡을 시작한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모차르트.
아버지와 누나의 애정어린 관심 속에서 자란 모차르트.
그리고 어린 그에게 한 남작 부인이 선물하는 자그마한 상자. 극 내내 꽤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하죠.

이 어린시절의 모차르트는 성인이 된 모차르트 옆을 떠나지 않습니다.
극 중에서 어엿한 성인이 된 모차르트를 내내 쫓아다니며 옆에서 작곡을 합니다.
모차르트 본인은 작곡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어린 모차르트가 작곡해낸 악보를 늘 남에게 보입니다. 본인의 작품으로서.

어린 모차르트는 다른 인물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극 중간에 "지금 뭐하냐"는 질문에 어린 모차르트를 가리키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나, 암묵적으로 ''작곡중''이란 것을 알리는 장치이죠.

극 내내 등장하는 어린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천재성, 음악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유추해 봅니다.
아버지는 모차르트를 아끼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모차르트의 음악성을 높게 사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데 말이죠.
아버지는 늘 "너의 곡은 너무 복잡해"라며 핀잔을 하죠.
복잡한 곡을 쓰는 것이 아들의 작곡 스타일일 수도 있음에도 아버지는 전혀 존중하지 않아요.

한가지 더, 모차르트가 붉은 코트를 고집하는 것을 꾸짖습니다.
모차르트의 의상은 굉장히 독특해요.
안에는 티셔츠와 청바지로 캐주얼하게 입고는, 위에는 고풍적인 음악가의 의상을 걸치죠.
어린시절 아버지가 해줬던 옷을 모차르트는 커서도 입고 싶어 하고, 본인이 놀이(일종의 도박)로 번 돈으로 장만하죠.
아버지는 그런 모차르트를 아이같이 굴지 말라며 혼을 냅니다.

아버지는 모차르트가 진심으로 작곡하지 않는다는 것을 꿰뚫어 본 것이 아닐까요.
모차르트는 천재성을 입증하기 위한, 본인의 음악성을 증명하기 위한 곡들을 써왔을 뿐
본인의 진심이 묻어나는 곡을 쓴 적이 없는 거죠.

이렇게 되면 모차르트의 의상 또한 이해가 가죠.
안은 캐주얼하고 겉은 고풍스런 모순적인 의상, 모차르트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는 거예요.
인간 모차르트로서 살고 싶지만, 천재라는 족쇄에 갇혀 버린 그.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몇 개 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콘스탄체에게 반했을 때 등등...
그 때만큼은 모차르트는, 진심이었던 거예요. 모차르트의 감정, 표정, 행동거지와 말까지.
그 때만큼은 진실된 모차르트, 인간 모차르트였던 거예요.

마지막에 유일하게 성인이 된 모차르트가 스스로 작곡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모차르트를 제외한 뮤지컬 배우들, 앙상블까지 포함하여 모두 나와 넘버를 부르는 장면이 있어요.
넘버를 비롯하여 무대 자체에 압도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해요.
아마 그 장면 자체가 머릿속에 각인되실 거예요.
모차르트 뮤지컬 자체의 모든 연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예요.

저는 당연히 규현으로 봤습니다.
음 넘버는 다른 배우 분들이 소화를 훨씬 잘했을 것 같긴 해요.
근데 모차르트 특유의 naive한... 천진난만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면에서는 규현이 훨씬 잘 역할에 어울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뮤지컬이 끝나고 든 생각, 아니 뮤지컬 내내 든 생각은
역시 민영기다 였습니다.
너무 잘하세요 진짜... 갓영기... 믿고 보는 민영기 아니겠습니까?
민영기 배우님이 노래만 부르면 진짜 발성만 들어도 소름 돋으면서 딱 죽기 직전인 기분이예요. 너무 좋아서!!!!

김지유 배우님의 공연은 처음 본 것 같은데... 정말 잘하시더라구요.
사실 다른 여배우들이 더 인상에 남을만한 역할을 맡았고, 가창력과 연기력도 다들 뛰어나신데
유난히 난넬 역의 김지유 배우님의 목소리가 맴도는거 보면
역할에 아주 잘 묻어나셨나 봐요.
난넬 역 자체가 약간 짠내가 나서... 저는 유난히 마음이 가는 역할이긴 했어요.
채찍질만 하는 아버지보다는 늘 등 뒤에서 응원해 주고 지켜봐 주는 누나가 더 크게 느껴졌어요.

전동석 배우의 원맨쇼~

전동석 배우의 모차르트를 관람하였는데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아직도 들었던 넘버가 흥얼거려 질만큼 중독성 있는 노래와 함께한 공연이었습니다 다음 공연이 시작된다면 꼭 다시 관람할 생각입니다~

멋진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