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해적.

해적이란 약탈자,거칠고 질펀한 유흥,생과 사를 오락가락하는 이미지죠.

그런 해적이란 단어를 극단의 이름으로 지을 정도로 참 도전적인 그룹이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펑키한 느낌의 포스터까지 조합되어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은 정말 기대감을 높여 주었습니다.

연극은 기본적으로 니체 사상에 근거해 그리스 시대의 연극을 보여주는, 둘의 결합+현실의 결합.

이렇게 다중적인 의미로 채워져 있습니다.

극이 쉬운 것은 아니어서 생각을 해 봐도 연출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가 어려운 편이라 생각해요.


게다가 현실에서 그리스 시대로 갔다가 니체가 튀어 나와 죽임을 당하고 다시 그리스 시대로 돌아 가

갈등을 해소시키는 형태입니다.


질펀한 해소 장면이 아주 인상깊었어요.

시원함을 느꼈거든요.


이 극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내 생각엔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라가 아닌가 싶네요.

권력에의 의지를 통해 꼭두각시가 아닌 이성적인 철학에 근거한 주체.

여성이 남성으로 남성이 여성으로 분한 채 나온 극은 거기에 현상을 꼬아 놓아서 뭐랄까 겹겹이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니체 철학이든 그리스 희극이든 뭐든 간에 다 무시하고 극적 재미로만 본다고 해도

저는 재미있게 보았어요.

욕과 음란한 단어들을 사용하지만 전혀 음란하게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해학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아주 높게 평가하는 면은 자신의 언어로 소화시켜 자신만의 형태로 표현한 극이예요.

그저 텍스트만 조합해서 따라가는 극들보다 전 더 좋거든요.

배우분들도 아주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입에 담기 힘들었을 단어들도 명확히 발음하는 게 크크크,좋았어요.

계급장 떼고 한 판 붙자~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청년을 본 것 같은 극이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여성으로 분한 남정네들이 정말 여성스러운 동작을 보여 주었다면 훨씬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가 연출가가 아니므로 그렇게 표현된 여성들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