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 아트홀

구로로 가기에 먼 거리였지만 그래도 색종이와 수첩, 연필 등을 준비해 가서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어요..
아이가 많이 귀찮게 하지도 않았구요.
도착해서는 미리 색칠해온 정글북 그림을 매표소에서 소리가 나는 작은 선물과 교환한 후
공연장에 입장했답니다.
제가 보기엔 선물이 별거 아니지 싶었는데 아이는 무지 좋아라 하더군요.

공연장에 입장을 하니 정말 정글에 온 것 같은 느낌의 무대가 참 마음에 들더군요.
내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글북과 같았구요.
무엇보다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었답니다.

정글북의 멋진 음악과 함께 나타난 늑대 아케라..
모글리의 엄마죠~
아케라역 맡으신 분 정말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잘 하시더라구요..
왠지 대공연장에서 만났을 법한 그런 배우분이셨는데..
아우~~하는 늑대 울음소리도 굿이었어요~

카리스마 넘치는 샤칸~
우리 아이는 샤칸 머리가 왜 여러가지 색이냐고 묻더군요..
사실 배우분들의 의상이 어떤 동물인지 아이들이 보기엔 선듯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의상과 분장 등 너무 멋졌지만 약간 사실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먼듯 싶었지요.
카리스마 넘치는 샤칸이었지만 머리 색 때문에 왠지 코믹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역 자체가 워낙 갈등과 대립이 주를 이루는 터라 왠지 공포분위기였답니다.
붉은 조명 아래에서의 샤칸..
아이들을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 싶었답니다.
간혹 우는 아이들도 발견~~
단지 대사를 조금 빨리 치는 관계로 잘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대사를 조금 느리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눈 밑의 다크써클 때문인가 왠지 피곤해 보이는 모글리..
그 때문이었는지 모글리가 아이임에도 전혀 아이같지 않은 분위기였어요.
모글리역 하신 분 정글의 모글리처럼 민첩하고 동물의 습성을 참 잘 표현해 주셨어요.
땀을 뚝뚝 흘리면서 열연을 해 주시더라구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또 치쿠타봉봉..치쿠치쿠봉봉..을 표현할 때는 어찌나 웃기던지 저도 막 웃었더랬어요.
치쿠타봉봉은 인간과 동물을 이어주는 하나의 끈이라죠~
행복과 사랑,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뜻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답니다.

곰과 사냥군 역의 배우분은 덩치에 맡지 않게 몸을 내던지는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셨답니다.
샤칸의 결투에서 내동댕이 쳐 질 때는 어디 다치지나 않았는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찔할 정도였으니까요~
극중 유일하게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는 역을 하셨더랬죠~
표정과 목소리, 행동마저 코믹했답니다.

아케라의 딸이자 모글리의 여동생 나나(?)..
이름이 맞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이쁘고 귀여운 캐릭터죠~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늑대 울음소리...
정말 늑대가 온줄 알았네요..
세명의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니 진짜 정글에서 늑대를 만난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전체적으로 다투는 장면이 너무 길고 많아요..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 다소 폭력적일 수도 있지만 좀 큰 아이들에게는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을 수 도 있는 장면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 배우분들이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찾아가 인사해 주고 만져주고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공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박진감 있게 이끌어 주셔서 그런지
전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고 왔어요.
요즘 공연을 보다가 불만 꺼지면 항상 졸음이 몰려오는데 정글북을 보고는 전혀 졸지를 못했네요~ㅋㅋ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본 공연이 아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보고 왔답니다.

아이는 정글북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사실 저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몇 안되는 관객분들께서 환호성까지 지르시던걸요~

요즘 아이가 공연 보는 묘미를 슬슬 알아가는 듯 해요..
급항 상황이 되면 소리도 지르면서 나름 공연을 즐기더라구요~
-최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