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테스크하고 날카롭습니다

"진화론" (부제:극단 몸꼴, 두산아트센터 공동기획 작,연출:윤종연 출연:박종태, 민기, 김정은, 노제현, 신재욱 제작:극단 몸꼴 극장: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별점:★★☆☆☆) 2009년도에 "리어카, 뒤집어지다" 라는 공연을 봤던 극단 몸꼴의 오랜만의 신작이다. 역시 배우들의 움직임이 많은 공연이라 내용 이해는 어려움... 대사들도 서사적인 구성이 아니라 "햄릿"을 차용했다고 하는데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음... 요즘 두산 작품들 조금 실망이다. 하지만 하반기 라인업을 기대해 본다.

사람의 몸, 육체성, 물질성, 신체의 반응.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연극인 것 같다. 장면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관객과 마주하기에 가능한, 연극만의 힘을 보여준 최고의 연극이었다. 햄릿을 닮은 배우가 자신이 죽인 시체를 등에 지고 천천히 빛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 뒤를 거트루드가 따르는. 마치 인간이 동물로 진화하는 것 같은, 생물 교과서에 등장하는 진화론의 모습을 뒤틀어 놓은 듯한 그 장면에서 전율을 느꼈다. 스피커와 마이크 그리고 확성기 등의 소품을 사용한 것이나 폭죽이나 축제용 눈? 으로 폭력의 장면을 연출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축제용 눈이 피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이 실제 피 보다 더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져서 놀랐다. 극단 몸꼴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정보를 찾아봐야겠다. 여운이 정말 길게 남는 연극이니까 제목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은 꼭 보시길!! 절대 안 졸립니다!! 소름돋아요!!

전위적인 표현이 인상깊은 극
난해함을 뚫고 던지는 비수같은 메세지
관람 후 <진화론>이란 제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배우들의 고도로 훈련된 신체 연기와 상징적 소품 활용을 통해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욕망과 실체 없는 불안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연출가의 치열한 예술적 고민과 배우들의 노력과 기량이 잘 묻어나는 좋은 공연이었다.

그런데 민망할 정도로 관객 수가 적어서 안타까웠다.

공연 끝나기 전에 연극 애호가 분들이 많이 가서 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