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에서 대사와 행위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일반적으로 땀을 뻘뻘 흘리는 배우들의 행위 때문에 관객들은 더욱 더 감동을 받곤 한다.

그런데, 여기, 시작부터 끝까지 의자에 앉아서 편지를 읽어 주는 두 배우가 있다.
서로 어린시절부터 우정과 사랑의 복합적 감정을 갖고 50대가 된 현재까지 끊임없이 조우를 해 왔으나, 현실의 삶에선 각기 다른 길, 다른 가족의 테두리를 이루어 왔다. 서로 너무나 다른 성격과 삶의 방식을 가졌으나, 그것들을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서로 교감을 한다.

너무나 환상적이고 정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무대와 아트홀 전역에 퍼지는 바이올린의 선율을 들으며, <러브레터>라는 낭만적인 제목의 연극에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갖고 기다렸다.
그런데, 한진희, 최형인 두 배우가 멋진 의상으로 등장하여 끊임없이 편지를 읽는 모습에 약간은 당황했다고나 할까?

헌데, 그들이 교대로 읽어 주는 편지내용을 편안하게 앉아서 듣고 있자니, 어느새 그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드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갈래머리를 딴 소녀의 모습이 보이고,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지루하게 움직이고 있는 나의 삶이 무대 저편에 오버랩되어 너울거리고 사라지고 있었다.

그랬다.

그 두 배우는 단지 편지를 읽고 있는 정지된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표정으로, 최소한의 움직으로 연기를 하고 있었다. 작지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그들의 몸짓은 땀을 뻘뻘 흘리며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행위에 다름없었다. 특히, 최형인님의 연기는 최상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나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는 귀엽게 삐졌다가, 웃다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녀의 감정이 나에게로 전달되는 듯, 나의 눈시울도 뜨거워짐을 느꼈다.
이것이 오랜 세월 피와 땀으로 다져진 배우의 연륜이었구나!

<러브레터>가 선사해 준 나에게로 쓰는 편지!
이젠 내가 그 편지를 읽을 차례인 것을......

연극 러브레터는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조그만한 에피소드들의 모음이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쭈욱 편지를 나누는 것은 내 자신의 삶의 일부를 나눠 준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죽을때까지 편지를 나눠본 사람은 없지만. ..

그래도 여전히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옆에 있고..

나의 편지를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나 좋고..

이제 다시 편지 쓰기를 슬슬 시작해야 할것 같아요..

이 메일이 생기기 전에는 열심히 편지를 쓰고.. 나를 나눠줬던것 같은데..

설레면서 편지지를 고르고..

첫 인삿말은 뭘로 한까 고민하면서 말이지요..

그랬는데.. 이젠 간단한 필요사항만 말하면서 끝내고 마는군요..

음...안타까워요...

그렇게...

그럼 ... .. ..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볼까요??

자극적인 상황도, 극적인 사건도 없지만
조용히 따듯한 공기처럼 스며들어
조용히 내 삶과 주변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연말에 잘 어울리는 연극이었습니다.

조용하지만 흡인력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간만에 '연극'을 관람한 것 같았어요.

설경구가 나온다는 말만 듣고 덜컥 예매한 러브레터. 사실 공연장에 가서 안 거지만

설경구는 않나왔다-_-. 그래서 뭐야..낚긴건가..라는 생각에 연극을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 생각은 바뀌어갔다. 아..설경구가 연기하는 것보다 지금 연기하고 있는

저 배우가 더 잘어울리는 것 같아.라고 초반에는 웃음을 후반에는 눈물을 안겨준 연극.

러브레터..한동안 이 연극의 감흥때문에...힘들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