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의미가 큰 작품인 명로 막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꼭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명로를 보려고 영주까지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공연장 상태는.. 많이 엉망이었어요 티켓 배부부터 전혀 준비가 안 되서 엄청 오래 걸렸고.. 나눔하려 만들어서 가져간 포토카드는 애들이 뭉터기로 집어가더니 바닥에 던지면서 놀고..ㅠㅠ
입장해보니 완전 무단차에 지정된 자리도 없이 방석 가지고 아무데나 앉으려는 사람이 있질 않나; 공연 시간이 지나도 안내방송 하나 없이 시작을 안 하고ㅠㅠ 조명이 부족한 건지 한쪽에 조명 들어오면 한쪽은 안 들어와서 배우 얼굴도 안 보이고ㅠ 관크 쩔고..ㅠ
뭐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지요 명로의 마지막 기억을 이렇게 남기기는 너무 속상했어요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관크고 뭐고 열연해주시는 배우님들만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고 있더라고요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예전에는 그래도 예술가들이 살던 세상보다는 선호가 살던 세상이 훨씬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예술가들도 선호가 살던 미래는 분명히 자신들이 바라던 ''그런 세상''에 보다 가까울 거라고 믿고 선호를 보낸 거겠죠
그런데 사실 선호에게는.. 오히려 과거가 더 구원이었을 거 같아요 2016년 현대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그런 세상.. 솔직히 아니잖아요
선호가 나를 꿈꾸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1956년에 얼마나 남아 있고 싶었을까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모든 배우님들 다 좋았지만 이번엔 특히 안혜린 덕분에 많이 울었어요
예전에는 안혜린이 굉장히 당당하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운명을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끝까지 전혜린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예전에는 "불꽃"같은 소녀였다면 최근에는 불꽃같은 "소녀"인 느낌?
그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게 서글프면서도 행복했습니다

깊고 긴 잠에 빠지게 될 저의 최애 뮤지컬 명동 로망스, 다시 돌아올 때에는 무대도 연출도 배우도 많이 바뀌어 있겠죠
너무나도 소중했던 저의 명로를 보내고 벌써 새로운 명로를 사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늦어도 좋으니 꼭 돌아와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영주를 끝으로 명동로망스가 정말 끝이났네요.
한동안 볼 수 없을 로망스다방이 많이 그리울거예요.
마음 속에 꿈꾸는 그런 세상 하나쯤 가지고 살겠습니다.
선호 안녕 예술가들 안녕

마지막까지 따뜻하고 행복했던 명동로망스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