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울고 웃고.. 전국향 배우님의 연기에 진심 소름. 대단한 연기와 탄탄한 내용이 너무 좋았어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흐름을 유쾌하게 해주는 강아지역까지. 너무 즐겁게 잘 봤습니다. 숨비소리 대박나세요.

고마워 아들 사람답게 살게 해줘서... So Cool!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어머니와 아들의 평화롭지만 어딘가 특별한 일상을 다룬 연극 <숨비소리>를 관람하기 위해서 대학로 스카이 씨어터를 찾았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점차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치매라는 소재와 환하게 웃으며 정면을 응시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은 포스터에 시선이 이끌려 관심과 흥미를 갖게된 작품이었는데, 막공을 1주일 앞둔 주말 저녁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객석에 입장하면 무대위를 어슬렁 거리는 검정색 강아지와 공원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여성이 반갑게 관객을 맞이해 주어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내 제쪽으로 다가와 먹을것을 요구하는 당돌한 태도에 간단한 음료를 건네니 기쁜듯이 꼬리를 흔들며 함께 인증샷을 찍어주는 강아지에 애교에 관객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공연에 함께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연극 <숨비소리>는 서울의 어느 공원을 배경으로 치매에 걸려 공원을 배회하는 어머니와 그녀를 찾아나서는 아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치매에 걸려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사람을 대하듯이 거리를 두는 어머니는 아들과 나누는 대화에 아무런 맥락이 없을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을 하기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입니다. 평생을 난봉꾼인 아버지 밑에서 고생만 하다가 치매에 걸리게 된 어머니가 안쓰럽고 미안하여 어머니를 돌보다가 혼기를 놓친 쉰살의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서 매일 새로운 연극을 준비하지요. 하지만 연극에도 끝은 다가오는 법이니, 어머니의 돌발적인 행동과 점차 악화되는 치매로 인해 힘들어하던 아들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게 됩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역의 전국향 배우님의 연기는 정말로 치매 환자를 떠올리게 될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할때마다 달라지는 목소리의 톤이나 멀리 허공을 바라보는 듯한 허무한 시선의 표정에서는 베테랑 배우의 저력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간병의 고통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들역의 김왕근 배우님의 진지하고 우직한 연기에 마음속으로 눈물을 왈칵 쏟으며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무너지는 어머니의 모습에 절망하며 오열하는 장면과 울면서 노래하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될것 같습니다. 공원을 배회하는 강아지와 다이어트를 위해서 운동하는 여성역을 맡으신 배우님들께서는 때로는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며 자칫 너무나 가라앉을 수 있는 극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관극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마음속에 남아 내가 만약 아들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기를 바라면서도 내 가족이 치매로 인해 고통받는다면 아들과 같이 헌신적으로 간호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치매는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와 국가가 함께 치매를 고민하고 상처를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와 운동하는 여성이 어머니와 아들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면서, 타인의 무관심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실감하여 가슴이 아팠습니다.

의외의 반전이 숨겨진 결말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해 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숨비소리>라는 제목은 해녀들이 물질후에 위로 올라와 내쉬는 숨을 뜻한다고 하는데,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내일을 함께 조금씩 나아가는 아들과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대학로에 만연한 상업적인 연극과는 다른 예술 연극이자, 연극을 사랑하는 마니아 관객들부터 처음으로 대학로 연극을 접하는 가족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적극 추천합니다.

공연 종료후에 관객의 친절하게 맞이해 주신 연출가님과 제작자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과 공연의 감상을 경청하고 기뻐해 주신 배우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부모님은 효도할 시간까지 기다려 주지않는다>는 말씀을 듣고, 효자는 못되어도 불효는 저지르지 말아야겠다는 교훈과 함께 멋진 공연의 추억을 마음속에 담아갑니다. 연극 <숨비소리>가 관객들의 사랑속에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힘껏 응원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 실제같은 공연에 눈물 콧물 쏙뺐습니다 막공까지 화이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