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재즈 보컬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에 다녀 왔다.

네이버에서 노출 해놓은 공연관련 정보를 확인하다가 재즈 콘서트를 보았고,

상세하게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지오바니 미라바시와 보컬리스트로서 역량을 확인하고 곡을 만드는 일에서 노래를 부르는 쪽으로 전향한 사라 랭크먼의 공연에 이끌렸다.

공연장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대와 마이크가 전부였고, 온전히 두사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공연연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직관적으로 느껴졌던 공연 몰입을 저하시키는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하자면,

조명의 부여나, 변화가 연주나 가창의 흐름에 스며들지 않고 맥락없이 부유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째서 조명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이때 나타나는가 하는 순간들이 적잖이 있었고, 행여 저런 조명의 연출은 연주나 가창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러울 정도였다.

생각보다 연주도 가창도 흠잡을 만한데가 없었고, 단 둘이서 그런 몰입감을 조성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에너지로 느껴졌다.

각각의 레파토리 중 피아노 솔로가 이어지고 나서 가창이 시작될때 관객들이 갈채를 보내었는데, 연주자에 대한 경의의 표시일수도 있겠으나 하나의 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가창하는 사람에게는 불안정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었다.

많은 관객들이 느끼시기에도 각 곡의 피아노 솔로가 충분히 유려하고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연주 중간중간 두사람이 만나게 된 경위라던가 연주할 곡에 관한 설명을 영어로 설명해주었는데, 이탈리아인 연주자와 파리지엥 보컬리스트 모두 소통에 부족함이 없는 귀여운(?) 이야기들었고,

중간중간 둘이 만담 처럼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다정하면서도 상당히 수줍은 감이 빠지지 아니한 순수한 모습이 보여서 신기했다.


작곡가로 입상한 사라 랭크먼에게 보컬을 추천한 미라바시의 안목도 대단하고, 굉장히 팝적인 랭크먼의 보컬은 듣기에 익숙하면서도 깊이가 있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아 그냥 듣는대로 느낄 따름이지만, 정통? 혹은 스탠다드 재즈 보컬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진함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담백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되었다.

관객들의 박수는 모자라지 않았고, 둘은 2번같은 1번의 앙콜 공연을 마치고 판매 CD 홍보를 했다.

나는 이미 공연장에서 나온 상태였는데, 공연장에서 들리는 그 홍보 멘트에 CD를 2장이나 구매했다.

아름다운 에너지가 충만한 공연이었고, 매달 공연을 보러다니면서 관성화 된 것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이런 느낌과 감정을 얻기위해 찾아 다녔구나 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