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저 사람이 미친걸까?
미쳤냐고 하는데 왜 공감이 되고 결국엔 짠하기까지 할까?

기본적인 스토리가 참 탄탄한 것 같아요 :)
웃음도 눈물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었어요
배우 분들도 ... 특히 엄마 역할하셨던 배우님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

"총체적 난국의 변사체" (작,연출:고성일 출연:백종오, 최현돈, 남우, 정가람 제작:뮤지컬 창작소 불과 얼음 극장:소극장 혜화당 별점:★★☆☆☆) 저번주 공연을 못 봐서 너무 아쉬운 제3회 단단페스티벌 두번째 작품이다. 극단 이름에 뮤지컬이 있어서, 뮤지컬 공연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찾아 보니 변의 뜻이 變(변할 변)이 아니라 便(편할 편,똥오줌)인 것이 내용의 핵심이다. 어느 국가의 정부군과 대치 중인 국민 네 명이 어느 건물의 지하실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표현 방법을 꼭 그렇게 했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단단 페스티벌.

매년 소극장혜화당에서 공연되어 왔습니다.

많은 작품을 봤었고 올해도 그럴 예정이예요.

겨우 50분정도의 공연이지만 때론 정말 기발한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단단 페스티벌 좋아합니다.

올해의 참가 극단들과 작품들.

극단 이야기가, 프로젝트 럼버잭, 극단 드란,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뾰족한 상상뿔X뿔난 주니어, 뮤지컬창작소 불과 얼음,

극단 신인류, 프로젝트 꼴통의 8팀이 참가하며 한 주에 두 팀의 작품을 올리는 4주 간의 페스티벌입니다.

첫째 주는 극단 이야기가의 ''마타하리''(작/연출 최재성)와 프로젝트 럼버잭의 ''우리 동네 외계인''(작/연출 양지모)의 작품.

둘째 주는 극단 드란 ''미치지 않고서야''(작/연출 신영은)와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사요가 말하길''(작/연출 이지수).

셋째 주는 뾰족한 상상뿔X뿔난 주니어의 ''아주 흔한 사랑이야기처럼...''(구성/연출 김관)과 뮤지컬 창작소 불과 얼음의

''총체적 난국의 변사체''(작/연출 고성일).

넷째 주는 극단 신인류의 ''버티고''(작 곽시원 연출 서신우)와 프로젝트 꼴통의 ''고백의 제왕''(작 이장욱 각색/연출 황이선).

이렇게 스케쥴이 잡혀있어요.

굿~


소극장혜화당은 유니플렉스 맞은 편 건물 3층입니다.

발권은 한 시간 전부터이고 자유석.

극장이 워낙 작은 편이라 뒷 줄에 앉아도 잘 보이는군요.

다만 앞자리 관객이 앉은 키가 크다면 안습.ㅠㅠ

요리조리 스키타듯 기웃 기웃대면서 보게 됩니다.


여러 상황에 놓인 캐릭터들이 알고 보니 외계인과 그들을 만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말하자면.

그런데 누구나 자신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기에 이질적이고 생경한 사람을 접하게 된다는 것도

우리가 외계인을 대하거나 만나게 되는 것과 같을 정도의 무게로 난해하고 이해불가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져요.

당신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나요? 하는 질문에 저의 대답은 ''예스''입니다.

우주가 얼마나 크고 넓은지 아직 우리는 알지도 못하지만 적어도 지구가 속한 은하계가 수 천, 수 만개가 있는 게 우리 우주라면

그런 우주가 수 천,수 만개가 있는 게 우주라고 합니다.

그러니 가늠조차 되지 않는 이런 곳에서 당연히 어떤 별에 우주인이 살고 있지 않겠습니꽈??

전 그렇게 생각해요.

지구에도 우주인이 지구인인 체 하며 살고 있을거라 저는 믿어요.


갑자기 문득 정말 한국영화계의 컬트 수작 ''지구를 지켜라''가 생각납니다.

물파스 고문이라는 진짜 괴이한 고문법으로 우주인과 지구인을 판별하던. ㅋㅋㅋ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모릅니다.

설령 내 앞에 낯선 타인이 다가온다 해도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도시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소통하고 인터넷 세계에 접속한 채,

절반쯤은 아바타로서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빛 가리니 비키라고 한 디오게네스처럼 내 앞에 누군가가 있다고 해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게 방해하지 말아라 하고 얘기하게 될 것이 극명한 요즘.

설령 내가 아는 누군가나 내 가족 또는 친인척이 외계인이라 한 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걍 나 살던대로 살게 놔두면 만족스러운 것 아닐까나?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뭐,이제 껏도 같이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같이 지내면 되는거지~

하지만 갑자기 뜬금포로 우주로 납치하지는 말아주세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인스타그램,페이스북과 다른 숱한 사이트들에 로그인해야 하니께~~~~ ㅎㅎㅎ


당신은 우주인을 믿나요?

이 연극은 그런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었습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단단페스티발의 3번째 작품인 미치지 않고서야 를 보러 갔습니다.

둘째 주는 극단 드란 ''미치지 않고서야''(작/연출 신영은)와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사요가 말하길''(작/연출 이지수).

셋째 주는 뾰족한 상상뿔X뿔난 주니어의 ''아주 흔한 사랑이야기처럼...''(구성/연출 김관)과 뮤지컬 창작소 불과 얼음의

''총체적 난국의 변사체''(작/연출 고성일).

넷째 주는 극단 신인류의 ''버티고''(작 곽시원 연출 서신우)와 프로젝트 꼴통의 ''고백의 제왕''(작 이장욱 각색/연출 황이선). 예정이예요.

소극장 혜화당. 이젠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네요.

미치지 않고서야.

한 가족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입니다.

엄마와 아빠,아들과 딸.

각자의 생활로 모두들 엄청나게 바빠서 10개월만에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 식탁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엄마가 오랫만에 김치찌개를 끓여 가족들은 함께 밥을 먹습니다.

얘기할 소재가 떨어지자 아들에게 넌지시 남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 할 것 없니? 하고 물었는데,

대기업에 들어 간 자랑거리 아들이 회사를 관뒀다고 합니다.

5년 간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었고,견디기 힘들었다며!

한 바탕 가족들의 비난과 원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엄마가 30년 간 운영해 온 미용실을 접었고,

앞으로는 아빠 돈으로 먹고 살겠다고 선언합니다.

무려 30년 간을 운영했는데 가게를 팔고 나니 남은 돈은 300만원이 전부라고 하면서 아빠를 쳐다 보는데,

35년 간 경비로 일해 왔던 아버지도 그만 뒀다고 합니다.

꺄아아악~~

사사건건 딴죽을 걸던 대학원 생 딸마저도 연구직을 교수 비위 맞추기 지겹다며 관뒀다고 합니다.

하하하.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제 뭐 먹고 사냐고 걱정하다가 그래도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하며 극은 마무리됩니다.


사회에 적응하려고, 살아남으려고 무진장 애를 써 온 이 가족.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두가 노는 신세가 된 마당에 당장 내일은 뭘 하지? 하는 질문에

일단 실컷 잠이나 자자 라는 아들의 답변에 삶의 노곤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한 해 두 해도 아닌 30년과 35년간을 일해 온 부모님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거며,

혼자 삭였던 날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요?

기계처럼 정확히 정해진 시간에 일을 나가는 부모님을 보며 우린 어릴 땐 지겹다고 말하지만,

살아갈수록 그 인내심이 얼마나 대단한건가에 대한 존경심이 들어요.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우린 각자의 삶을 살고 있고, 대화도 없고 공유하는 바도 없기 쉽지만,

그래도 이 가족은 이 난관을 잘 헤쳐 나갈거라는 확신이 있음은 각자가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장용웅 배우때문에 몹시 기대하던 작품이었습니다.

일번 출구 연극제에서 보고 배꼽잡았었거든요.

오늘도 공중에 푸웁~하고 뿜다가 큭큭큭큭 거리면서 웃다 보니 금방 끝남.

힝,아쉽~

극단 광대모둠의 극은 항상 실사로 밥을 먹곤 하던데 극단 드란은 광대모둠의 배우들이 나와서 결성한건지가 궁금해지네요.

재미있었어요~

잘 봤습니다,감사합니다!

이번 시즌의 단단페스티발은 7시에 시작해서 1작품 공연하고 9시에 두번째 작품이 공연됩니다.

미치지 않고서야가 45분 러닝타임이라 시간이 뜨는 바람에 이디야 커피로 향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다가 다시 발권을 위해 혜화당으로.

사요가 말하기를.

전 일본 작품인 줄로 생각했는데 창작 극본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연출이 극도 쓴 작품이라 배우들의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구나 했어요.


사요.

35살 미혼.

엄마의 돈으로 미술 대학원 공부 중인 화가.

그녀는 유튜브에 자살 퍼포먼스 동영상을 올리는 화가이자 퍼포머이자 대학원 석사 과정의 학생입니다.

어느 날 유이라는 14살의 중학생 남자아이가 동영상을 봤다며 안 아프게 죽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찾아 옵니다.

사요는 아이를 쫓아내려다가 아이의 사정을 듣고 설득을 하게 되죠.

그래도 죽는 고통보다는 사는 고통이 낫다고.

유이는 이 이상한 어른,이상한 퍼포먼스에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이해가 난해한 사람과 접하면서,

자신은 피해자란 것과 세상엔 소수들이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요의 이야기에 설득당합니다.

사요 친구 하루카와도 양모와 양아들이 되기로 얘기하기도 하며.


사요는 자신의 그림 세계가 융합 속의 분리를 뜻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각자의 섬에서 지내자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알아주지 않는 각종 그림대회와 공모전엔 모종의 음모가 있다고도 생각하죠.


그런데 늦은 밤 사요의 작업실을 찾아 온 아키나가 날 선 태도로 실력도 없는 주제에 석사 심사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러 왔노라며,

사요의 모든 논리와 철학을 마구 난도질해대다가 겨우 돌아갑니다.

어쩌면 아직 빈틈이 많은 사요의 정신 세계.

아키나의 분석적인 독설에 의해 오염되고 흔들리게 되자 사요는 혼자있길 선택하죠.

그리고 자신이 자살 퍼포먼스를 해 왔던 것과는 달리, 심각하게 죽음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자살 쇼를 하려고 구매한 도끼로 정말 죽을 생각을 한 사요 앞에 나타난, 사요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 자살해 버린 아버지.

그의 따스한 만류에 사요는 엉엉 울게 됩니다.


이런 내용이라고 적다 보니 뭔가 후반이 약간 더 진행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내로남불이야 워낙에 흔한 우리들의 태도죠.

음,이 작품을 뭐라고 해야 할까나?

일단 사요가 견고해지면 아키나의 독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질 겁니다.

명확한 자신의 철학을 갖고 살라고 유이에게 조언하며 그의 생명을 구한거나 마찬가지였던 사요가,

아키나에 의해 상처받고 정작 자신의 세계애 대한 확신은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요.

유이를 꼬옥 안아 주던 장면과 상처받은 사요를 이번엔 유이가 꼬옥~ 안아주던 장면도 아주 좋았어요.

아키나야 사요때문에 자신이 박사 심사에서 탈락한거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사요가 밉고 싫을테고,

그런 입장을 생각하면 그런 독설을 날리는 것 쯤이야 ~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될텐데.

그래도 우리는 논리로 무장한 채 하나 하나 따지고 드는 사람이 무섭고 싫은 이유는,그로 인해 내가 흔들릴까 봐 인 것 같습니다.

독설에 의한 상처도 육체의 상처처럼 아주,어쩌면 평생 따라다니니까요.


뭐,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위로를 건넨 존재가 다시 그 위로를 돌려주는 것에 희망이 있는거란 생각이 드네요.

사요는 왜 이상한 그림을 그리며 붓도 사용하지 않으며 자살 방송따위나 하는거지? 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으나,

쉽게 할 수 없는 자살 방송을 하고 붓을 사용하지 않는 과감성과, 자신의 질문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용맹함에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는 힘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솔직하고 용감한 태도.

비록 그녀가 남들의 관심을 끌어서 유튜브로 돈을 벌려고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쳐도,

그 밑 바닥에는 그런 의식이 있는거라고 저는 보거든요.


생각할만한 작품입니다.

혜화당보다 선돌에 어울리는 작품이 아닌가하는 평가를 해 봅니다.

이지수 연출 겸 작가님의 재능이 놀랍네요.


경계선위에 선 듯 아슬아슬하다고 해도 부디 잘! 살아 남아 주시길!

그래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시길!!!

응원합니다.


파격적인 시작이 놀라웠던 사요가 말하기를!

전 굉장히 흥미롭고 놀랍게 봤습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