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극단만의 연출적멋이 잘 드러난 극이었어요 형제복지관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도 너무 감정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잘 만든거같아요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중 하나인 형제복지원 사건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스타일로 보여준 수작

이 주제, 내용으로 정극이었으면 자칫 의미는 있으되, 보기 쉽지않을수도 있었을듯. 그런데, 소개글 처럼, 연극적 장치를 다채롭게 활용한 뛰어난 연출과, 단 한명 부족함 없이, 하나같이 뛰어난 연기로, 멀티 캐릭터와 상황들을 살려낸 배우들이, 정말 오랜만에 온전히 칭찬을 붓고싶은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내일이 끝이고, 많은 사람들이 못봐서 아쉽다. 이런걸 보면, 좀더 생생히, 어처구니 없고 비극적인, 그리 오래전도 아닌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변화하고 나아진 오늘을 감사하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여전한 부조리를 개탄하기도 한다. 좋은 예술작품은 장르를 떠나,일상에 매몰되지않고 깨어있어야 함을 유쾌하게 환기시켜주는듯 하다. 한번더, 연극과 연기의 맛과 힘을 보여준 배우들, 연출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고.. 겨우 100분 남짓한 극이라도, 평범한 이웃들의 인생 비극을 대면해보면, 여전한 고통과 기억을 가진 이들이 많은데도 박정희 각하, 박근혜 대통령님을 외치고, 서초동서 누구 님 힘내세요 하던 것만이라도 이제 좀.. 차마 삼가게 되지않을까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