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고보는 연희
이시대 최고의 광대들이라는 칭호를 쓰고 싶다
풍자와 시니컬한 시선 그리고 유머
최고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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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탈춤, 남사당놀이, 무속 등 한국의 민속 예술을 전공한 예인들로 구성된 공연 예술 단체인 연희집단 The광대의 또 하나 연희 창작극 「딴소리판」은 해학과 유머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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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이름 「딴소리판」부터 재치가 느껴진다 딴소리판의 ‘딴’은 언뜻 보면 ‘판’처럼 보인다. 기존 판소리 다섯 마당을 가져와 딴소리를 하는 벌리는 연희 집단 The광대. 딴소리하는 판소리, 딴소리판 인 것이다.

공연 특징 하나 ㅣ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향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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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판소리 다섯 마당 속, 판을 비트는 거지들의 시선을 통해서 세상 별 것 아니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엉뚱한 상상과 재치로 관객들에게 노래와 춤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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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가, 심청가, 적벽가, 수궁가, 홍보가 이 다섯 판소리 판에 암행어사가 아닌 아맹거사가 된 이몽룡이 깽판전문 광대 거지들과 나타나 하나하나씩 깽판을 놓는다. 수절을 지키려는 춘향에게 밥을 구걸하며 그녀의 사랑을 허망하게 만들어버리고, 효도의 부질없음을 논하며 심청이 심봉사를 찾기 위한 전국봉사대회의 사람들을 다 눈멀게 만들기도 한다. 적벽가에서는 제갈공명에게 대의와 명분이 부질없음을 엉망진법으로 한 수 가르쳐준다. 한번쯤은 일을 해서 돈을 벌 요량으로 용궁에 갔지만 공연 비를 받지 못하자 화가 나 깽판을 놓은 후 일하는 것 부질 없다 드러누워 버리기도 하고, 가족을 먹여 살릴 생각에 좌절한 흥부에게 그저 즐기자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도 효심도, 대의 명분도, 노동과 가족도 다 부질 없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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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춘향은 몽룡만을 기다리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난다. 그런 춘향의 모습에서 이 모든 것이 정말 무의미 없다고 말 한다기 보다는, 그것들에 너무 얽매여서 자신의 길을 가지 못하는 이들을 향해 조금은 더 자유로워져도 된다고, 너를 위한 너의 길을 걸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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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특징 둘 ㅣ 광대들만의 몸짓, 탈놀음에 대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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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 지역의 색깔들을 광대들의 몸짓과 입담에 담아 재해석한 광대들의 탈놀음과 익살스럽지만 역동적이고, 여백이 있는 광대들의 춤사위는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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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라임 완전 쪄는 광대거지들의 입담에 웃음이 계속 터진다. 특히 ‘거지거지 그런거지, 인생사 다 그런거지~’ 는 한 동안 입 안에서 맴돌았다. 공연 끝나고 집에 가면서 ‘거지거지 그런거지, 인생사가 다 그런거지, 추운데 배고픈 거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거지~’ 이러면서 한참을 어머니에게 농을 했다. 광대거지들의 구수한 입담에 더해 날랜 몸놀림과 익살스러운 동작들이 참 유쾌한 「딴소리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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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특징 셋 ㅣ 어울려 노는 경계 없는 연희판
광대들의 탈춤, 풍물진법, 재담에 흥을 주고 받으며 연희자와 관객이 구분 없이 어울려 노는 환상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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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들은 극 안에서 재담을 주고 받다가 툭, 관객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무대 안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우리의 전통 마당놀이에서 공연자와 관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처럼 「딴소리판」에서도 관객과 공연자들의 거리가 좁혀지고 함께 웃고 함께 놀음을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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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공연이었다. 그리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고, 우리 전통의 것을 살린 공연이라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딴소리판」를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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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집단 The 광대의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은 한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할만큼 재미있게 봤다. 공연 중간중간에 "잘한다","얼쑤"로 추임새를 넣어주시는 분도 계셨고, 공연이 끝나자 정말 잘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국악이나 판소리에 거부감이 있거나 어려울거 같다 재미없을 것 같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린 공연이었다.우리국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이런 공연들이 더 많이 무대에 올려지면 좋겠다.

11월 22일, 23일 2일간 남산한옥마을내에 있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연희집단 The 광대의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 공연이 있었다.
내가 본 날은 23일 토요일.

한옥마을 입구에서 쭉 올라가면 정면에 보여지는 곳이 공연장이다.
들어가는 입구쪽에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고 <남산 국악당>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녹색의 인조잔디가 잘 깔린 마당과 한옥 건물들이 빙 둘러 앉아 있을 수 있는 대청마루식 공간이 있어 주위의 한옥 건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찍고 잠깐의 여유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에 있는 공연장도 한옥식 건물로 지어져있다.
문도 주변의 문양도 우리 전통 가옥의 모습들을 담아서 운치있고 멋지다.
국악공연들에 잘 어울리는 내,외부의 모습이 정겹다.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해서 내부는 찍지 못했는데... 일부 찍는 분들도 보인다.
안내 방송에서는 분명 안된다고 했는데... 따로 제제는 하지 않아서 이건 좀 아쉽네 ㅎㅎ

공연은 정말 좋았다.
천방지축마골피와 암행거사(이몽룡) 총 8명의 거지패들이 춘향전의 춘향이 매맞는 장면과 심청전 맹인잔치, 별주부전 용궁, 적벽가의 제갈공명과의 대면 및 상여 나가는 장면 등등 여러 판소리들의 주요 장면들을 옴니버스처럼 담아서 판소리 아닌 딴소리 한판을 유쾌상쾌통쾌하게 풀어놓는다.
판소리 하시는 분만 여자분이고 고수와 8명의 거지패는 남자들이다.
시원시원한 소리와 연기도 잘 하시는 고수분과 8분의 재치 넘치는 거지패의 광대놀이는 다양한 소품들과 무대를 장악하는 멋진 모습들이 원작과는 다른 딴소리로 판을 뒤엎는 재치들이 이야기속에서 다른 생각과 관점을 내놓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끝에는 객석으로 몰려나온 출연자들과 하나되는 시간도 흥겹다.
단 이틀의 공연이라 더 많은 이들이 소식을 듣고 볼 수 없어서 아쉬울 정도다.
기존의 내용을 표현하던 판소리 극과 달리 옛날 공터에서 세상을 비웃으며 비비 꼬아서 풍자하던 광대들의 놀이 한마당을 보는 듯하다.
잘 알려진 판소리들을 이렇게 새롭게 보고 딴지를 걸지만 그 속에 생각해 봐야 할 딴지 아닌 딴소리, 다른 생각의 내용들이 재미와 함께 의미있고 유쾌했다.
출연진들 모두 너무 잘하시고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다.
이 극단의 다음 공연도 기대가 된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마당에 밝혀진 전구 조명들이 너무나 멋지다.
공연장 건물의 한옥에 들어오는 불빛과의 조화도 아름다워 공연장을 나온 관객들이 바로 떠나지 못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전통 판소리인 춘향가, 심청가,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를 익숙한 방향이 아닌 현대적인 해석을 섞어서 판소리가 아닌 딴소리로 펼쳐지는데 참 재밌었습니다. 사물놀이, 탈춤, 남사당놀이, 무속 등 다양한 장르가 등장해서 지루할 틈 없이 역동적인 무대였네요. 공연일수가 짧아 아쉬웠지만 다시 공연한다면 꼭 재관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