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객석에 마이크를 넘기고 관객의 어설픈 연기를 봐야하는 건 정말 별로였습니다. 작품의 내용만으로도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했을 텐데. 너무 직접적이고 유치하게 토론진행이라니요. 중간의 성악가 등장과 무용수와 배우들의 무대는 어수선했고 성악가가 굳이 등장해야 했는지 그것도 반짝이옷 입고 나와야했는지.. 혹시 개그코드인가 헷갈렸네요. 연출이 세련되지 못한 것 같아요. 회전 무대 이용한 장면과 의상 및 무대미술 등은 좋았어요.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그대로 어른을 연기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더 깊게 다가왔다. 이야기가 한 인물의 시점으로만 시작되고 끝나면 주변 인물들의 상황이나 감정을 배제하게 되는 나를 조금 반성하게 됐다. 모두의 사정을 듣기 전엔 누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인은 행복했을까 불행했을까? 나의 생각은 행복했다이다. 그녀가 그녀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인생의 흐름은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굶주린 삶 때문에 계속해서 의자를 고치고 돈을 훔쳐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목적이 사랑이기 때문에 자칫 조금 더 나은 여전히 불행한 삶을 살기 위해 살았을 하루들이 행복이라는 감정으로 채워졌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삶은 아주 잠시라도 사랑으로 행복했던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았다면 그 기억이 없는 것보단 더 행복한 삶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인가 2년 전에 같은 연출님의 작품인 밑바닥에서 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연출님의 연출법에 반했는데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몸의 움직임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그냥 상징적 의미들로 둘 수 있는 부분들을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나타내면서 그 의미들이 더 깊게 와닿는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소품의 사용이다. 소품을 정말 아름답게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서 항상 감탄한다. 이번 의자 고치는 여인은 한 번 더 연출에 반하게 해준 작품이다. 앞의 장점들은 그대로이면서 더 풍부한 종합예술 공연이 되었다. 한 작품 안에서 연기, 무용, 성악 심지어 관객들의 참여와 토론까지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이제껏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한 충격이면서 연출 부분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서술자 역할이 있는 공연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의자 고치는 여인을 통해 그 역할을 통해 너무 한쪽으로 쏠린 시선으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이제껏 봐온 작품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조금 게을러진 요즘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해준 작품이었다.

"의자 고치는 여인" (원작: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연출:송현옥 안무:이영찬 조명:정진철 음악:배승혜 소품:최병훈 출연:김준삼, 김충근, 신서진, 전필재, 오주원, 박상현, 한주연, 박상하, 진여준, 한은비, 진영, 최정욱, 임채훈, 임은진, 전세진, 오선민 주관:극단 물결 극장: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별점:★★★★☆) 2019 창작산실 연극 여섯번째 작품이다. 전작 "밑바닥에서" 를 봤었던 극단 물결 작품이다. 원작은 모파상의 단편 소설이다. 55년 동안 한 남자만을 사랑한 여자의 얘기이다. 왜 이 여자는 이런 사랑을 했을까? 과연 그녀는 행복했을까? 춤 동작 위주의 공연을 펼치는 극단 이어서 연극적인 구성은 약하다. 그러나, 포스터에 나와 있는 장면과 오주원 배우님의 움직임이 좋았다. 그래서, 별점 1개 추가! 마지막 장면이 표현하는 의미가 뭘까? 언제나 종이꽃이 내리는 효과는 좋다!

공연을 보는내내 주인공상황에 빠져들어서 공감하고 이해하고 아타까운 맘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보면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삶 어떻게보면 혼자만의 이기적인 삶 너무도 다른 삶을 한가지로 풀어낸 모습이 너무 좋았고 배우들의 호흡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