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합실의 시야가 전혀 안 보임과 런웨이 무대의 높이로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 했다만,
저에겐 무대가 거울을 상징하는 듯한 의도로 느껴져서 좋았고,
반전 이후 굉장히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클텐데 세 배우님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굉장히 독특한 무대의 ''적의 화장법''을 보았습니다.

무대는 전면에 조그만 사각형으로 하나, 그리고 관객석을 길게 가로질러 긴 직사각형의 무대 둘. 이렇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관객은 무대의 양쪽에서 연극을 관람하게 됩니다. 연극의 초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극은 관객 사이의 무대에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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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은 아멜리 보통스의 소설 적의 화장법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멜리 보통스의 소설 세계관을 알고 가시면 충격(?)이 덜하실 수 있습니다.ㅎㅎ

총 3명의 배우분이 러닝타임동안 연극 하나를 꽉채우게 되는데, 엄청난 대사량에 감탄, 땀을 뻘뻘 흘리시며 열연하시는 모습에 또 감탄했어요..

약간의 폭력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어 이 연극은 16이상 관람가입니다. 공항에서 비행기 연착 방송이 나온 후 어떤 남자가 주인공에게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그는 매우 거슬리고, 사회적 공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 미친소리를 하는것 같지만, 어쩐지 이 사람을 무시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듣게 되고, 묻게 되고, 분노하게 되죠.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수 있고 얼마나 스스로를 합리화 시킬 수 있는지, 자신의 추악함을 감추기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극단적 심리 기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극이 진행되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보통사람처럼 보이는 사람 뒤에, 어쩌면 추악한 마음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스릴러가 아닐까요. 

"학교에서는 숙녀에게 인사하는 법이나, 콧구멍을 파지 말라는 건 가르쳐도, 친구를 죽이지 말라고 가르치진 않잖아요" 라는 사람과의 대화.

인간이 인간에게 기대하는 바를 모두 무시해버리는 이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때로는 분노하면서, 그 결말이 매우 궁금해서 몰입하게 되는 연극, 적의 화장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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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후기는 제작사로부터 티켓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적은 후기입니다. *

단순한 무대였지만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불필요한 동선 없이 제롬와 텍셀, 이사벨을 공간적으로 구분하여 시공간을 넘나드는 장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제롬과 이사벨을 텍셀로만 경계하기에는 조금 모자랐다. 그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결국 제롬의 연기밖에는 없는데, 어떤 연극적인 장치가 더해졌다면 더 짜릿한 revealing이 가능했을 듯하다.

배우들이 쏟아내는 에너지를 감당할 거리감도 적당했다. 텍셀의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반복되는 특유의 어미는 지루하게 느껴질지언정 머릿속에 계속 맴돌고, 이내 캐릭터로 다가와 소름돋는 느낌을 들게 한다. 자극적인 장면도 불편하지 않게 표현하려 한 섬세함이 보인다. 그러나 더 불편해도 될 법 했다. 텍셀의 연기가 이미 개연성을 충분히 만들어줬기에.

음향은 다소 아쉽다. 스피커가 컨트롤박스에만 설치되어 있었다. 게다가 무대가 좌우로 길어 컨트롤박스와 먼 관객에게는 음향으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크지 못했다.

제4의 벽을 허무는 텍셀의 표현과 관객에게 던지는 표현도 인상적인데, 결국 텍셀은 제롬을 포함한 모든 관객들과 만담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나의 텍스토르 텍셀은 누구인지, 또 무엇인지 성찰하게 만든다.

파격적이다. 라는 말의 수식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90분간 쉴새 없이 몰아치는 대립과 상황전개는 작품이 끝날 때 까지 손에 땀을 움켜쥐고 보는 상황을 연출한다.

무대연출이 파격적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나눈 듯한 런웨이 무대는 고개를 자꾸만 이리저리 돌려 봐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데 생각해보면 나도 살아가면서 의식과 무의식에 경계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들을 자주 내 비췄고, 어느 곳에 시선을 두고 나아가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 쪽인지에 대한 반복적인 질문을 해온 듯하다. 단소한 무대에 꽉 찬 의미를 심어준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고, 무대라는 개념을 새롭게 이해하기 좋은 돋보이는 본보기였다.

재작년 이 단체에 충을 본적이 있는데 충도 미니멀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연이었다. 다소 난해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어 시간이 걸렸지만 그때 역시 집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일전 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을 봤는데 기성 배우들과 영향력 있는 각기 전문가들이 만든 것과 비교해서 내용적으로 작품의 디테일 적으로 비견해봐도 손색없는 파격적인 작품이다.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집에 와서도 머릿속에 끊임없이 생각의 환기를 집어넣는 작품을 만나 기분이 매우 좋고, 이 단체에 모토인 연극 본연의 고찰을 통해 삶의 재환기를 다시 형성한다는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본적으로 배우의 연기, 무대 연출 등 재미나게 푹 빠져서 보았습니다.
스토리상으로 나와 또 다른 나를 잇는 ''사탕''의 매개가 인상깊었어요.
무대를 관객 중간에 끼어넣고, 배우와 배우를 바라보는 관객의 반응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또한 재미난 장치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씬은 제롬이 노란 조명 아래서 칼을 들고 웃으며 춤을 추던 장면이었습니다.
나의 악한 생각,모습들을 들여다보게 된 순간이었거든요.
그저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을 뿐, 나의 내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던
악을 대하는 남모를 희열과 기쁨의 때는
언제였던가.. 과연 그게 정말 악이었고, 기쁨이었나. 하는 ...
짧은 시간에 꽤 많이 복잡한 생각에 잠겼었어요.
덕분에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고 떠올립니다.

예술이 담긴 공연이 이래서 좋네요. 전달하고자 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관객 입장에서는 가지각색으로 다양하�� 해석할 수 있음이.

공연을 준비해주신 피사체의 모든 구성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음 공연도 기대하며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