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집안에서 할아버지/아버지의 유작의 권리를 두고 아버지와 손자가 자신의 음악 인생을 건 채 치열하게 혹은 유쾌하게 벌어지는 3라운드의 음악 대결을 즐겁게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재즈 뮤지션 할아버지의 유작 편곡권을 두고 싱어송 라이터 아버지와 클래식 피아니스트 아들이 벌이는 음악대결 과연 누가 승자가 될것인가.... 음악가 3대의 실제 이야기 실제이야기와 베틀이라는 허구가 접목된 극 구성이다 사회자분의 위트있는 말솜씨와 틈틈히 등장하는 여자들의 춤, 그리고 아들과 아버지의 말다툼,연주 등 너무나 흥미로웠고 재미 있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50대 공무원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 예술가라는 이름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아들 결국 승자는 없었고 아들과 아버지가 같이 할아버지의 유작의 편곡을 하게 된건 정말 옳은 결정 인 듯 하다 분위기 좋은 엠팟홀 공연장에서 정말 좋은 공연을 본 듯해서 여운이 오래 남을 듯 하다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느린 템포에 축축처지고 나른한 재즈를 안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우연찮게 본 웅산 공연으로 재즈를 좋아하게 된 건 7~8년 전쯤으로 기억이 된다. 그 후 재즈 매니아가 되어 재즈 공연을 즐겨 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공연은 의미가 있었고 힐링이 되는 천국의 콘서트가 맞다. 3대에 걸친 음악가 집안의 3사람은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음악적인 관점이 모두 달랐다. 피아노와 재즈가 좋아서 재즈 1세대가 된 김성림,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음악이라는 김진우, 정통 피아노 전공자인 김재원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고 치열하게 해야한다고 한다. 음악이 주는 기쁨은 음악을 하는 예술가에겐 그만큼 치열하고 고분분투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음악과 춤과 스토리가 잘 짜여진 연극이였다. 배우들이 실제 피아니스트고 기타리스트고 섹스폰 연주자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 수준급의 공연이였다. 김성림의 유작은 지금들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고 친밀하며 천국의 소리같았다. 공연 기간이 짧아서 아쉬운 점이 있는데 또 다른 무대에서 올려지길 기대해 본다.

재즈, 클래식, 팝 그리고 3대 걸친 음악 이야기

재즈는 어떤 음악일까. 재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 남부 뉴올리안즈 일대의 흑인 및 크리오울(Creole, 흑인과 프랑스인의 혼혈) 사이에 연주되고 형성된 춤이나 퍼레이드를 위한 음악에 대해 1914년경 jass 또는 jas, jaz, jazz 등의 명칭으로 불린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재즈란 곡의 형식이나 곡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연주 스타일 및 연주 그 자체에 대한 호칭이란 것에 그 본질이 있다고 할 것이다. 재즈 연주를 목적으로 작곡된 명곡은 적지 않지만, 아무리 재즈의 명곡이라 하더라도, 연주자에게 재즈의 감각과 표현력이 없다면 그 연주는 재즈와 거리가 먼 것이 되고 말 것이다. 클래식의 경우에는 작곡된 곡이 항상 초점이 되지만, 재즈는 연주자가 항상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재즈를 듣는 사람은 곡을 듣기보다는 연주 그 자체가 감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즈는 연주자의 느낌과 감정에 따라 항상 다르게 연주된다. 뭐랄까 즉흥적인 음악. 기본 멜로디에 각자의 스타일과 개성이 있는 음악을 추구한다. 답이 정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클래식 음악은 악보가 정해져 있고, 각 부분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하지만 재즈는 악보가 없다. 정해져 있는 답이 아닌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는 재즈의 매력.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 인생의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인생을 사는 재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어느 순간 예측불가능한 변수들이 발생을 한다. 어떻게 변수들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다시 조정되고, 나아간다.
미국에서 태동한 음악 장르인 재즈는 한국 대중음악의 여명기인 1920년대부터 국내에 도입돼 홍난파, 김해송, 손목인 등에 의해 연주되었다. 그리고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는 미8군 무대를 통해 더 널리 전파됐다. 김인배, 맹원식, 엄토미, 이봉조 등이 당시 악단장으로 재즈음악을 활발하게 연주했던 인물들이다.
1970~80년대 대중가요계는 포크와 록음악이 중심을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재즈는 국내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러나 재즈클럽 올댓재즈와 야누스의 오픈과 함께 김준, 김수열, 신관웅, 이동기, 정성조 등의 전문연주자들이 한국 재즈의 명맥을 이어 나갔다.
1990년대에는 봄여름가을겨울과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을 중심으로 퓨전재즈가 각광을 받으면서 가요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나윤선, 웅산, 말로 등 뛰어난 여성 재즈보컬리스트들이 활약하고 있다. 또한 2004년 시작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축제 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매해 가을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고 김성림은 한국 전쟁이후 1세대 재즈피아니스트 이다. 1927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김성림은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웠다. 한국전쟁 때 남하 해 미8군 건반 주자로 활약했으며, 1950년대 중반 이후에는 당시 최정상 재즈 연주자들과 활동하다 2011년 사망했다.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워 최정상 재즈 연주자들과 같이 활동한다는 것 대단하지 않은가.
그것은 피아노 연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아쉬운 것은 정작 다른 사람의 곡을 단순히 연주한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노래를 만들어 앨범을 발표하지 못한 것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었다. 시대적으로 재즈 피아노 곡을 앨범으로 낸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노래하는 가수도 아니고 연주자가 앨범을 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룹 밴드에서 돋보이는 것은 보컬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연주자에 대한 대우는 보컬에 비하여 낮게 평가된다. 개인적으로 음악 시장에서 연주자들에게 조금 더 나은 대우와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김성림의 아들 김진우와 손자 김재원의 이야기이다.
김성림의 아들 김진우는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이다. 김진우는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밀양림’이란 장편 소설로 잘 알려진 소설가이다. 90년대 후반부터 단독 콘서트, 작곡 발표회 등을 통해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여온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김진우는 재즈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뉴에이지, 프리재즈, 퓨전 재즈, 포크, 한국적 록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인류가 음악을 처음 창조했을 때의 그 순수함으로 돌아가자는 뜻의 ‘Pre- Music’의 주창자이다.
2006년 발표된 ''LUNA 작품집''은 그의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피아노 독주와 더불어 보컬, 기타, 해금이 어우러진 이번 앨범은 온갖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담고 있다. 대부분 아름다운 재즈풍의 곡들이지만, 그의 성향대로 실험적인 성격의 곡들도 담고 있어 이채롭다.
김성림의 손자 김재원은 5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5학년때 피아노로 전향했다. 그의 실력을 알아본 선생들은 그에게 음악가의 길을 가도록 권했고 예원 중,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에술종합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는 한예종 1학년 때 동아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피아노 영재의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콩쿠르에서 1위 아니면 2위를 차지하며 그의 예술성은 이제 보다 큰 서구무대로 향할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러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둔 그는 돌연 학교를 자퇴한다. 담당교수와 음악과 진로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됐건 학력을 우선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졸업 한 학기를 앞두고 자퇴한 것은 그의 개성이 그 만큼 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클럽M을 결성 음악감독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화음악 콘서트를 기획하여 성공하였다.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한스 치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이웃집 토토로’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쓴 작곡가 히사이시 조, ‘어벤져스’ ‘아이언맨’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영화음악들….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코피스)의 연간 클래식 유료 티켓 판매율에서도 ‘히사이시 조 콘서트’가 1위에 올랐다.
이 음악회의 ‘숨은 주인공’이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김재원 이다. 영화음악 콘서트에서 그는 피아노 앞에서 연주하다가 다시 지휘대로 올라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1인 2역’을 숨 가쁘게 소화한다. 클래식과 대중음악 사이에서 흔히 ‘세미 클래식’이나 ‘크로스오버’로 불리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김성림의 아들 김진우와 그의 손자 김재원은 음악적 장르와 성향, 예술관이 달랐다. 특히 음악 교육을 받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음악을 해온 김진우, 엄격한 클래식 교육을 받았으며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추구하는 김재원, 이 두 부자의 예술관은 극과 극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만나기만 하면 술집 등에서 주위의 시선을 끌 정도로 그 문제로 자주 다투었고 음악계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김진우는 ‘누구나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예술이 별거냐’하는 입장을 지닌 반면, 김재원은 ‘아무나 음악가로 불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예술가는 피와 땀으로 이뤄진다.’라고 생각했다. 그런 다툼이 이번 연극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아울러 고 김성림이 남긴, 미발표 유작 180곡은 이번 연극의 흥미롭고 감동적인 서사의 바탕이 된다.
김진우의 음악에 대한 철학에서는 자유로운 음악과 경계를 두지 않는 음악을 이야기하지만, 대중이 공감하지 못하는 예술적인 음악과 음악에 대한 태도가 너무 가볍지 않은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김재원의 음악에 대한 철학에서는 실력은 김진우보다는 낫고, 대중적이며, 세련되었지만, 파괴적인 새로운 시도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콩쿠르 입상이 아니면 피아노 연주자로서 성공할 수 없다는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나도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체르니 30번까지 배우고, 조성모의 ''슬픈 영혼식'', ''To Heaven'' ''불멸의 사랑'',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임창정의 ''그때 또 다시'', ''날 닮은 너'' 등 악보를 사서 집에서 연주하였다. 지금은 다 잊어버렸지만..다시 한번 피아노를 배워볼까. 그리고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재즈의 매력에 한번 들어가보겠다.

<천국의 콘서트> 는 한국 전쟁 이후 1세대 재즈피아니스트 故(고) 김성림의 미발표 유작을 두고 벌이는 아들과 손자의 음악 대결을 그린다. 아버지 역의 김동윤 배우와 아들 역의 정준호 배우 연기가 돋보인다. 서로의 음악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여주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피아노 연주 연기도 잘한다. 나웅산 역의 박한솔 배우는 음악 대결에서의 MC로서의 감초역할을 잘 보여준다. 기타, 섹스폰 연주도 잘하고, 코믹스럽다. 세이렌 역의 곽소영 배우와 오르페우스 진혜란 배우는 춤을 너무 잘 추고, 노래도 잘한다.
배우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피아노, 섹스폰, 기타의 재즈 연주, 춤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공연이다. 추천한다.
그리고 1층에 있는 제이스커피나인 (Jace coffee 9 nine) 커피 쿠폰도 주어서 공연이 끝난 후 아이스크림과 치즈케익을 맛있게 먹으면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하는 연극이라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배우분들 연기도 너무 좋고 서로 다른 음악 세계관을 갖고 있는 부자의 갈등을 해결한다는 연극 내용도 너무 좋았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90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