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으로 관객이 계속 인지되는 극이라 좋았어요. 근래에 관객을 소진, 소외시키는 연극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계속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이야기를 가지고 관객과 함께 갈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들이 보여요. 덕분에 연극이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맞추고 박수를 치는 배우님들이라니. 너무 멋진 배우님들의 힘에 수용된 느낌입니다. :) 다만 내용적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시초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긴 역사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전부 이야기하는 것이 곧 투명하고 정직한 창작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관객의 얼굴이 다 보이는 객석 구조상, 나만큼이나 이 이야기를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갖은 애를 쓰는 다른 관객들의 모습에서 그런 점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오늘날이야말로 민주주의가 강렬한 시대 같은데, 과거의 이야기와 역사적 인물이 대부분의 극의 분량을 차지하며 기려지듯 그려지는 것에 아직은 의문이 드는 것 같아요. 배우님들이 극 밖의 화자로서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는 점들을 듣는 것에 더 집중이 될 때가 많았고 극 안의 어떤 내용들은 집중이 되지 않아 놓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인물들이 모티프가 되고 현재의 이야기가 중심서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도 분명 너무 의미 깊은 연극이었어요. 작연출님이 말하려는 메시지의 에너지에 압도된 느낌도 들구요. 만드신 분들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다 보고 나니 배우들 한 명 한 명이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쉽지 않은 소재인데 접근법이 인상적이었고요. 1부이니 2부도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