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손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자유 대한민국을 외치는 태극기 집회. 주로 노인층이 많다. 그들은 왜 현재의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을 다시 바라보자.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아닌 자기만의 밥그릇을 위해 싸우고 있고, 정부의 정책은 바람에 흩날리며 오락가락하며, 노년 세대와 청년 세대의 갈등, 남성과 여성의 성적 갈등, 주가 조작으로 인하여 피해를 받은 개미들, 부부 싸움으로 인한 가정의 붕괴, 남편이 젊은 여자와 외도를 알게 되어 남편을 칼로 죽인 아내, 물질만능주의에 휩싸인 채 10대들의 원조교제 등 도저희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곳, 이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가슴에는 007 가방을 들고 독립투사의 마음으로 광장을 향하는 노인..어디에도 의존할 데가 없어 오로지 애국이라는 명목하에 조종당하는 그를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권력에 철저히 이용당하는 태극기 집회의 노인들을 바라보며, 사랑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구원의 손으로 잡아준다면 지금의 사회는 증오와 차별에서 벗어나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는 그들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가족이고 아버지이며,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일 것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는 대학로 연극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신성우 작가의 희곡으로 만들어졌으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정말 구원을 원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극단 무아지경과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극발전소301 김성진 연출이 함께 했다.
스토리 구성은 세상을 경멸하며 지하에서 노숙자로 살아가는 태극기 노인에게 스스로를 안기부요원이라 칭하는 젊은이가 나타나 007가방을 내밀며 “애국하시겠습니까?”라는 제안을 하며 시작된다.
현재의 한국 사회를 사는 우리는 온갖 종류의 증오를 목격한다. 편견, 차별, 비하, 혐오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는 사실 타인에 대한 증오다.
자유, 평등, 박애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이념에도 불구하고 증오는 점점 더 확대재생산 되어 가는 듯하다. 연극 <태극기가 바람에>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태극기 노인 역의 신현종 배우 연기가 뛰어나다. 전체적인 공연을 이끌어나가며, 태극기 노인으로서 과격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과 여린 마음을 연기한다. 그가 어떻게 태극기 노인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설득력있게 잘 표현한다. 가출 소녀 역의 장재희 배우는 10대 가출 소녀로서 태극기 노인과의 티격태격한 모습,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잘 표현한다.
누군가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이 될까. 좋은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누군가라도 나를 기억해 준다면..아무 존재가 아닌채로 사라지기는 싫다.

*블로그URL - https://blog.naver.com/crowley79/222835763411

언제부턴가 익숙한 시위 풍경모습.
그들은 진정 애국자인가.
애국자라면 진짜 애국을 해야하고, 그중 하고 싶어하는 한사람을 보여준다.

지붕아래 있는것, 당연한 끼니, 누군가의 눈치안보고 사는것..
이런 평범함이 아직도 도심한구석에는 시간이 멈춘듯 살아가고있다.

바뀐세상을 따라 갈 수 없어 퇴보한 곳까지 살아가는가.
사연을 알고싶지않지만 가족이 오히려 상처가된 사회.

재활용도 안되는 인간 쓰레기 취급의 자신의 존재를 알릴수 있는건
누군가의 애국이라는 오해와 착각. 누군가의 관심.

약한자를 위로하는것인지, 이용하는건지.
‘멸공’ 을 위해 ‘분멸’ 을 위해.
그날은 그렇게 바람이분다.

태극기가 휘날림에 자신의 행동이 당당해지고 있음을 알고있는가.
어쩌면 다수가 옳다고 느낄때 큰오해가 될 수 있는것이다.

작은공간속 고립될 수 있음에 그곳은 상대방을 감싸안을수도 불편할 수 도 있다.

첨에 사람들이 줄이 쫙서길래 공연장 안도 다 차고
옥탑**도 아니고 왜이렇게 사람이 많지 했는데
진짜 연기나 작품성 빠지는게 없네요.
진짜 100분이 20분 같았어요.
정말 몰입해서 봄 . 끝나고도 진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공연이였어요.

무대에 배우는 7명이지만 원맨쇼 같은 작품으로 극중 가방을 여는 장면에서의 BGM과 조명은 뮤지컬에서 보던 장면을 연출해낸다. 100분이란 런닝타임이 짧게 느껴진, 개인적으론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 신현종배우 연기 기가 막힌다. 작품의 제목이 달랐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