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딸과 같이 가서 맨 앞자리에서 보았는데
정말 재미있고 많이 웃고 왔습니다.
동물들의 입장에서 환경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강추합니다.

원더랜드는 PROJECT SOL의 2023년도 첫번째 프로젝트랍니다.
Welcome to Wonderland & One The Land!
요즈음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이예요.
그런데 이 공연은 환경문제의 주범이 되는 인간은 빠지고
악한 마법사 멘들러와 돈의 마녀 쏘비야가 악의 편으로 등장하고
이들로부터 위기에 빠진 자연과 인류, 세상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양이 빠바로티와 까마귀 까탈리나가 선의 편으로 등장하며 극이 진행된답니다.
마법과 동물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나오는 공연으로
우화적 접근을 통해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는데
마녀와 동물의 등장이라는 소재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아이들의 입장과 시선에서 바라보면 좋을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는 포스터를 보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공연을 만났는데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공연을 관람하여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까르르 웃으며 관람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공연을 관람하며 환경문제에 대해
조금은 깊고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네요.
어른들 각자의 이익과 상충되는 상황에서 환경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말이예요~
환경문제로 인한 당사자인 동물들, 당사자가 될 아이들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어른들보다
조금은 더 쉽고 단순하게 답을 찾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악당이 자연 파괴를 하고 싶어도 이미 자연 파괴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시간이 없다는 설정이 재미있었어요.

악당 마법사, 이모(?) 마녀, 까마귀, 고양이, 저승에서 온 사자(?)까지 동화책에서 볼 법한 인물들이 나와서 연기 하는데 특히 고양이가 너무 귀여웠어요ㅋㅋㅋ!

대놓고 아동극은 아닌데 아이들도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극이었어요. 맨 앞줄에 앉아있는 아이들이 굉장히 열심히 보더라고요. 어른인 저도 뒷줄에서 열심히 웃고 박수치면서 봤네요~

가장 좋았던 장면은 고양이가 헤엄치는 장면이었어요. 그때 비눗방울이 나오는데 천이랑 함께 연출이 너무 멋져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소극장인데도 공간이나 소품 활용을 너무 잘해서 지난번에 이곳에서 야구 연극을 봤었는데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종을 1번 먼저 치면 된다는 내용이 보면서 바로 이해 가지 않았어요ㅠㅠ 저만 그랬을까요? 다음에 또 이 공연이 올라온다면 종을 치는 부분이나 환경 오염에 대해 말할 때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그런 점들이 수정되면 더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볼 수 있는 극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솔직히 까마귀 하신 배우님 연기 너무너무 잘하고요ㅠㅠ 다른 분들도 진짜 다 잘하시고 고양이가 본명 말하고 노래하는 부분은 솔직히 울었다네요..ㅠㅠ.... 그리고 신? 역할 하신 분 팔 떠실때 울면서 웃었어요ㅠㅠ bb

너무 재밌게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신 극 잘 봤습니다.

아동극인가 아닌가, 이게 왜 궁금한 걸까. 환경 파괴와 오염을 막자는데 아동극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원작 작가가 ''모모''로 유명한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전에는 미카엘 엔데로 불렸다)라고 하니 아동극이지 싶다가 ''독일의 동화, 판타지 작가로 이름을 떨치긴 했지만 연기나 그림에도 상당히 재능이 있었고, 전쟁이 끝난 뒤에 드라마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곧바로 연극배우, 연극평론가, 연극기획자로 활동했다''는 나무위키 소개로 보아 동화만 쓰지도 않았고, 대표작 ''모모''만 봐도 국내에서 이른바, 어른 동화로 대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는데, ''동화의 형식을 빌려 시간과 돈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을 비판한 ''모모''를 두고 소설가가 아닌 철학가''로 불리기도 했다지 않은가.
프로젝트SOL이 무대로 옮긴 ''원더랜드''의 원작은 2002년에 국내에 선보인 동화 ''마법의 술''(1989) 이다. 이들은 여전히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모모''의 명성을 홍보에 거들 법도 하지만, 작가나 원작을 그 다지 드러내 밝히지 않았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작품 의도로 해석을 해보면 이러하다.
막이 오르면, 새해 종이 치기 전까지 환경을 종말 수준으로 파괴시키지 못할 경우 지옥대마왕에게 끌려갈 위기에 처한 마법사와 돈의 마녀가 등장한다. 현재 12월 31일 오후 5시,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단 7시간 뿐이다.
마찬가지로 동물최고위원회에서 마법사들을 막기 위해 파견한 고양이와 까마귀에게도 7시간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이후 연극은 게으르고 뚱뚱한 고양이 역에 걸맞은 몸집의 ''이석구'' 배우가 서늘한 지하 소극장에서 땀으로 흘러내린 분장이 옷에 얼룩을 남길 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급박한 상황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즉 미하헬 엔데는 환경 문제가 시간을 다양한 철학적 사유로 풀어낸 전작들과 달리 지금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실천의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동화 속 이야기로 치부했다가 정신 차려보니 2023년 기준, 인류에게 핵 혹은 기후 변화로 인한 종말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 기준, 자정까지 90초가 남았다는 것이다!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0초 당겨진 상황이다. 제길!
1945년 일본 원폭 이후 1947년 핵과학자들에 의한 캠페인으로 시작한 뒤로, 2007년부터 핵무기 외에 기후변화를 치명적인 영향으로 더해 발표한다. 미하엘 엔데가 작품을 쓸 1980년 대에는 해당하지 않는 개념이나, 운명의 날 시계 개념이 ''시간의 철학자''로 불리는 그에게 아이디어를 주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프로젝트SOL 입장에서는 인간을 지구 대멸종의 원인으로 보는 ''6번째 대멸종, 쓰레기섬을 비롯해 매년 아동 15만 명이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다는 WHO의 발표 등 연극의 배경으로 설명한 분초를 다투는 현실에서 보면 미하엘 엔데의 시간으로 계산해도 7시간이 아닌 90초! 기승전결 중에 마지막 커튼 콜만 남은 상황이라는 인식인 것이다!
그래서 이 연극은 아동극인가, 아닌가. 작가와 연출을 따로 두지 않고 공동창작방식을 택한 프로젝트SOL의 ''원더랜드''는 이것저것 재다가 시간을 허비하느니 고민에 앞서 생각에 앞서 도전하고 해보고 부딪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맨 앞줄을 차지한 아이들은 박장대소 웃음을 터트리지만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술에 들어가는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을 쥐어짠 1만 달러 이자''라는 뭔가 이질감이 드는 대사에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악당처럼 집 1000채를 싹쓸이한 전세사기 주범 ''빌라왕''이 떠올라 씁쓸했다. 미하엘 엔테가 악 역으로 마법사에 돈의 마녀를 더했는지 와닿는, 하필 노동절 아침.*

대학로에 많은 공연들이 있지만, 이번에 본 공연은 환경을 소재로 다룬 내용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고 중간중간 재미요소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좋은 공연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같이 보신 지인분들도 대만족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