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악의 꽃>은 샤를 보들레르(1821~1867, 프랑스 시인)의 전기가 아니라 그의 생애를 작가가 추적하여 상상의 글로 써낸 순수 국산 창작극이라네요. 5명의 배우가 등장하는데, 보들레르(주인공), 발자크(보들레르의 정신적 지주), 뒤발(밤무대 가수이자 창녀, 보들레르가 사랑하는 여자)은 실존인물이고, 벨(보들레르의 하인)과 엘렌느(보들레르를 짝사랑하는 옆집 귀족아가씨)는 가공인물이예요. 연극<악의 꽃>은 부정적인 현실에 발을 디디고 살면서도 영원한 이상과 예술을 꿈꾸게하는 연극의 본질을 잘 표현해 준 작품같아요. 열연해 주신 배우님들 덕분에 다소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공감하며 느끼는 시간이였네요. 돈과 시문학 그리고 섹스. 보들레르 곁에는 뒤발과 엘렌느가 있어요. 뒤발은 생존을 위해서 몸을 팔며 보들레르 곁에서 지내고, 엘렌느는 부유한 환경에서 살지만 공허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해결하기 위해서 짝사랑하는 보들레는에게 시를 배우고 싶다며 곁을 맴돌아요. 보들레르는 자신만을 쳐다보고 있는 엘렌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창녀 뒤발에게 일방적으로 진심을 퍼붓죠. 현실의 아픔을 당당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창녀 뒤발에게 사랑을 느끼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그녀에게 이용당해주기까지해요. 보들레르는 귀족이지만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반항으로 방탕한 삶을 살면서 외설적인 시를 쓰죠. 이 연극을 통해 보들레르의 시가 비록 외설적이여서 터부시되기도 했었지만, 시를 통해 외치고 싶었던 메시지는 진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요. 가볍지 않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정치, 사회 풍자극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성껏 준비한 연극이니 많이들 보러가시길 강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