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걸음걸이와 숨소리마져도 경이로운 노배우들의 연기에 ~한참을 가슴 먹먹~~ 감동 또 감사한공연이었습니다♡

드디어 표를 티켓팅했고 어제 다녀왔어요. 출연배우들의 엄청난 에너지가 코앞에서 느껴져서 너무나 감격스러웠던 시간이었어요.

고도를 기다리며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오후7시30분 공연을 관람하였고 그 후기를 씁니다.
공연장 입장을 위해 주차장을 이용하였습니다. 국립극장 주차장 주차안내요원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주차를 하고 잘 입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간단한 음료를 구입할 곳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국립극장 밑에 간단한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지만, 매점이 없어 음료수
를 구입할 수 없었네요. 화장실은 조금 분주했지만,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나름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을 기대하고 보았습니다. 원작의 대사를 잘 살려서 나름 좋은 시간이었
습니다.

아일랜드 신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 사뮈엘 베케트(1906-1989)가 1952년 발표한

이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듬해 연극으로 초연되었고 이후 50여 개 나라에서 번역되어

공연을 이어갔다.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그는 시상식장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자신의 상황을 인간의 삶 속

에 내재된 보편적 기다림으로 작품화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한 줄거리도 극적인 사건도 없는 작품이었

던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될 때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은 재정위기에 처해있었고,

여러 연출가들에게 상연을 거절당하거나 배우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연출가가 직접 포조 역을 연기하며 무대에 올렸던 작품이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시골길에서 누군지도 모르며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고도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 기다림의 주체인 두 인물 역시 그 누구고 아닌 그저 그렇게 몰개성적인 늙은 방랑자들이다.

그들은 기억력이 쇠하고 판단력 또한 흐려져 만날 장소와 시간조차 수시로 헷갈린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혼란스럽다.

단 한 가지 분명하게 일치되는 인식은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그건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라는

인식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일깨우며 확인한다.

그리고 끝난 공연 후의 무대....

원로 배우 신구(88세), 박근형(84세) 그리고 나머지 조연배우들의 연기까지

단출하고 텅 빈 무대마저도 공연 내내 뭔가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의 무력함, 거역할 수 없는 숙명, 일생 동안 알 수 없는 것을 좇거나 기다림의 상징 <고도>

유쾌한 허무주의자로 꼽히는 사뮈엘 베케트의 원작답게

공연은 내내 진지하다가, 허무하다가, 유쾌했다가, 뭉클하게 끝이 났다.

객석 일열에서 관람하며, 배우들의 의상, 소품에서 나오는 먼지 하나하나까지 내 칼칼한

목으로 느낌이 전달되어 왔던 공연의 끝에 객석은 모두 기립박수를 오랫동안 멈추지 못했고,

두 원로 배우는 뭉클한 교감을 또 객석에 전달해 주었다.

한마디의 말도, 카메라의 셔터 소리도 없었던 객석과 무대의 교감은 모든 공연이 끝나고 나니

오히려 더 강하게 마음속에 찡하게 남았고 점점 더 차오르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혼자 갔으면 펑펑 울었을 듯. (후기를 쓰는 지금도 다시 찡해진다.)

그리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나는 결국 고도를 보지 못했다.

"제 발이 잘못됐는데도 구두 탓만 하니. 그게 바로 인간이라고 ." 블라디미르

인생연극을 이제서야 마주했다. 강추!!

취소표가 있어줘서 이렇게 감사할줄이야 오로지 대사 힘으로 배우들이 채우는 극! 보는 내내 와아~ 한마디가 한소절이 되어가는게 아쉬울정도. 1막과 2막이, 고고와 디디가, 이 평행선 그늘 위 인생선이란? 정말 최고였습니다. 1막이 끝난 후 ???물음표가 2막 후 !!!느낌표로 바뀔 때의 이 놀라운 전율과 희열에 다시 보고싶은데 좌석ㅠㅡㅠ 다시 돌아온다면 또 한 번 관람해보고픈 욕심이 생깁니다! 부디ㅠ 최고의 배우들이 전해주는 최고의 극 그저 최고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