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대학로에서만 관극하다가 매봉역에서 공연을 보게 되어 호기심이 생겼다. 오유아트홀은 어떤 극장일까? 강남 도곡동에 있는 주민센터에 있는 곳이었는데. 조용하고 자리가 편안하고 층이 있는 객석이라 소극장보다 소리가 훨씬 잘 들렸고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도 잘 보였고, 몰입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였다. 조명도 따뜻했고, 무대 디자인도 단순하지만 상점을 소박하니 잘 살렸더라. 귀여운 인형 키링 등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고 이 가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야기는 불운한 삶을 살아온 주인공 인아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시작된다. 가게 이름이 행운을 파는 가게 굿럭이지만, 이곳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은 오히려 운이 없어 불운을 파는 가게라는 소문까지 난다. 어느 날 자신을 여신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가게에 들어와 행운의 카드를 만들어 주고, 상점은 점점 잘 된다. 길고양이 랑이까지 등장하며 닥치는 굴곡에도 행운을 찾아 가는 이야기인데 연극을 보면서 올해 초에 너무 큰 일을 겪어 정말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연극을 보면서 저 상점에 인아에게 정말 행운이 오면 좋겠다 생각하다가 행운은 행복은 캐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구나 하는 걸 장면 장면 이입과 공감하며 느꼈다.

배우들은 단 3명이었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너무나 뚜렷하고 자극적인 장면 없이 잔잔한 전개로 흘러갔지만 연기를 잘하고 흐름이 매끄러워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인아 역의 홍지민 배우는 순수하고 솔직한 캐릭을 잘 살렸는데 의상 목소리 표정이 너무 극속의 주인공과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여신 역의 이지인 배우는 첫 등장부터 끝날 때까지 츤데레의 모습을 잘 표현했고 약간 김고은을 닮은 듯한데 제스츄어 목소리 표정 다 흡입력이 있어서 이 캐릭터가 없었으면 연극의 양념장 역할을 넘 잘했다. 이 배우와 정말 사진 찍고 싶은 ^^
손님, 고양이 랑이 역의 서정은 표정 연기와 몸연기가 압권. 예상치 못한 순간마다 날리는 까칠한 고양이 역이 재밌었다.

연극을 보면서 타로점도 보고 오늘의 운세를 보고 행운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의 불행을 없애고 싶어하는데 결국 중요한 건 외부에서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명의 배우가 꽉 채운 무대는 잔잔한 연극이었지만 훌륭한 연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행운을 파는 상점 굿럭 덕에 오늘은 운 탓하지 말고 행복만 생각하며 잠들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