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극은 보통 보기 힘든 세시간짜리 공연으로 때문에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다

인터미션 전의 1막은 역사적 사건, 즉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팩트들을
나열하는 것이 많은 반면 2막에선 본격적으로 인물들 간의 드라마가 다뤄지고 있다
따라서 1막에선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2막에선 1막의 지루함을 보상하기라도 하는듯 시간이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드라마가 진행된다

특히 2막의 탤버트 아들이 전사한 후의 탤버트의 절규 장면은
다소 불안했던 그전의 대사 처리를 보상하고도 남을만큼 감동적이고 완벽하다
잔 다르크의 고뇌를 다룬 악령 씬, 그리고 최후의 처형 장면등은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 밖에 1막의 탤버트를 유혹하는 귀부인 장면, 2막의 마가렛 공주의 등장등은
나름대로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어 재밌는 에피소드라 할 것이다
또 악령 두목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버건디 공작의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만 빈번히 등장하는 칼싸움 장면은 극의 활기를 불어넣기는 하나
일부 장면은 박진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조금 더 완성도가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들고
런닝 타임이 너무 길므로해서 다소 지루해지는 1막을 좀 더 과감히 줄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복잡한 역사적 사건 전개가 많은 1막에서는 배우들의 대사가 너무 사건 전달에
급급해서인지 다소 빠르게 느껴지고 상황을 그리는 것이 충분히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드라마 위주인 2막에서는 많이 개선되는 듯하다

어쨌든 대중성이 없어 잘 시도 되지 않는 이런 세익스피어의 사극을 시도하는 극단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건투를 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