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공연 마지막날인 9/18 관람이라 넘 아쉽긴 한데 암튼 넘 탄탄하고 감동있고 좋았습니다.
연극 줄거리도 그렇고 출연하시는 분들의 연기도 그렇고 너무 탄탄하더라구요.
거기다 감동적이고 지루한 면도 없고 잼났어요..

주말에 공연을 보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맞아 어제 8시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학로 눈빛극장...
위치를 확인하고... 소극장일 거라고 생각하며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
중극장임을 알았죠^.^
배우 한 분은 이미 무대에 나와있었고....
그렇게 공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연극에 권투라.... 색다른 소재 이기도 했고 기대도 되었습니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체육관안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펀치드렁큰이라는 병이 걸린 권투 선수 이기동...
자신의 우상이었던 권투선수 이기동을 보며 자랐고 권투가 하고 싶어 체육관에 온 청년 이기동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기동체육관의 사람은
보험회사 만년대리 서봉수...
로봇이 체육관을 지켜준다며 항상 하나씩 체육관에 놔 두는 강근담
강근담을 좋아하고 또 자신의 반쪽을 찾고 싶어하는 정애숙
전학 간 학교에서 짱과 타투다 맞은 게 억울해서 권투를 배우겠다는 고등학생 탁지선....
선수를 키우는 게 꿈인 마코치의 마인하...
권투가 너무 하고 싶은 관장 이기동의 딸 이연희...
권투가 하기 싫었던 아들에게 권투를 권했고 자신 때문에 링 위에서 아들을 보냈다며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관장 이기동....
자신을 때린 사람들을 다 때려주고 싶다는 대학시간강사 청년 이기동..
이들의 이야기는 공연 시간 1시간 30분 동안 재미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정말 감동이었던 부분은
권투가 너무 하고 싶은 이기동 관장의 딸 이연희와 말리는 이기동관장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챔피언 대회에 나가는 이연희에게 "고맙다." 말하는 이기동과
그런 이기동에게 "아빠. 고맙습니다." 말하는 이연희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져왔고
하기 싫다는 권투를 시켜 링 위에서 죽은 아들 이연승의 피아노를 보며
"미안하다. 너 대신 동생이 시합에 나가는 모습 지켜봐주라." 는 이기동의 마지막 모습이
내 눈물샘을 자극했고 진한 감동의 여운은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기동의 대사 중에 참 공감가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이건 판플렛에도 나와있는...
"한 방이면 챔피언이 될 수 있었어. 한 방! 근데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아.
그런거야. 세상이 죽어라고 해도 안 되는 게 세상이야!"
어쩌면 인생도 그러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데 죽어라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노력없이 이루어지는 사람이 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세상이 그런 거 아닐까?? 싶더라구요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면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18일 막공 전까지 한 번 더 가겠습니다.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연극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삶이 희망 없고 막막 함에 허우적 되어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다면

이 연극 이기동 체육관을 적극 추천한다!!!!!!

꾸밈 없는 연기와 거짓없는 권투씬!!!!!

무엇보다 극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함께 극 속으로 달려들어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 할 것이다. 젊거나 늙음의 상관 없는 패기!!!!!!!!!

우리의 삶은 나이로 따져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의 패기가 그 나이든 뼛속 연골 하나하나에

기름칠을 해주며, 힘차게 달려나갈 용기를 주는 것이다!!!!!! 다시 일어서라!!!!!희망을 가지고 나가라!!!


나의 감격은 내적인 것도 있었지만 외적인 부분도 못지 않게 크게 작용했다. 그것은 바로

연극의 탄탄한 내용과 희극성 그리고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음향과 조명의 조화였다.

당신들의 연기에 기립!! 박수를 보냅니다.

이기동 체육관...

우리에게도 한방은 있다. 이기동 체육관..한가지만 검색해보고 갔습니다. 눈빛극장의 위치..



역시 4번출구로 나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1번 출구쪽은 그나마 자주 가던차라 헤매어도 찾는데..게다가 오늘은 남편님도

동행..남편님 위치도 검색안해왔냐고 구박하실까봐...살금살금 4번출구 총각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이기동 체육관하는 눈빛극장알아요? 절루라네요..로터리까지 가랍니다..

의문 로터리까지 가면 더 길을 잃습니다. 왜냐 극장들이 도통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편님의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하게

길을 검색하는 홈xxx가 있는 그곳옆에 눈빛극장이 짜잔합니다..우와 지하극장이 아니네요..

2층극장..지난번 광수 생각때 의자가 자꾸 내려앉던 기억이 났거든요..

게다가 오늘은 10여년만에 남편이랑 단둘이 대학로에 온 날이라 안 사먹던 커피도 슈퍼에서 삽니다.

남편이 오늘은 스타xx먹으라네요..ㅋㅋㅋ 우리 남편은 쪼매 아끼는 사람이거든요..

2개사라고 해서 두개 샀습니다..우와 신난다..

그리고 이기동 체육관으로 들어갑니다. 대학로는 수많은 소극장들있는데요..이번처럼 2층 극장은 2번째인거 같아요.

늘근 도둑이야기를 본 극장이 좋았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거든요..

극장으로 들어가니 체육관이 있습니다. 어라 체육관 모퉁이에 피아노도 있습니다. 그리고 체육관의 시계는 8시 20분에 멈추어있습니다.



그리고 마르신 분이 뛰어나오네요..강근담씨군요..체육관에다 자꾸 로봇을 가져다 놓으시는 양복점하시는 분이여요.

공연관람시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셨는데..공연 시작전에는 그말에 100%공감을 하지 못하다가

정말 공연을 보는 내내 그런 이야기를 하신 이유가 있구나..

와 이 연극하는 동안은 절대 살 안찌겠다..대단하다..연기도 해야하고 권투도 줄넘기도 해야하고...

음식을 몰래 먹지 않기를 부탁하셨거든요..배우들도 그걸 보면 배가 고프다면서..배 고픈 이유 정말 알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더 감동적이고 멋졌던 연극이였습니다.

남편님이 서울까지 이렇게 사람많은데 와야 했냐는 불만이 어느새 살아지고 남편과저는 체육관에서

배우들과 같이 줄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만 그런 생각을 한거 아니였을꺼여요..

체육관에는 말수가 적고 체육관의자에서 잠이나 자는 무기력한 이기동 관장님, 그런 관장님을 대신해

체육관을 운영하고 훈련시키는 남다른 꿈을 가지고 계신 재밌는 마인하 코치님,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부장님께

참치뱃살 초밥심부름을 자주 하는 얼음 주먹의 서봉수씨, 그리고 강근담씨, 그런 근담씨를 좋아하는 서애숙씨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체육관에 시간 강사인 청년 이기동씨가 과거의 미친탱크였던 이기동 관장님께 권투를 배우고 싶어 찾아오면서

연극은 시작됩니다. 극의 중간 중간의 재미는 일일히 다 이야기 못하니..여하튼 제 후기를 보시는 분들은

눈빛극장을 가보세요..가서 1시간 반동안 그들을 만나고 오면 가슴속에 무언가가 전해진답니다.

어린시절 청년 이기동씨가 만난 관장님은 미친탱크라고 불리울 정도로 대단한 주먹의 소유자였지만 챔피언이 되기 직전

그는 멍하니 챔피언을 포기하고 맙니다..그런 관장에게는 펀치드렁큰이라는 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권투선수들이 하도 머리를 맞아서 갑자기 멍해지고 통증이 심해져오는 현상이라는데..

그 후로 관장은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맵니다. 게다가 아들에게 권투를 가르쳤는데 아들마저 그의 곁을 떠나고..

그는 나날이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데 권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권투를 향한 열정을가진 청년 이기동씨가 권투를 배우려

체육관으로 옵니다.

늘 깜박 물건을 잘 두고 다니는 이기동씨가 가방을 가지려 체육관에 밤늦은 시간에 왔을때 거기서 관장의 딸 연희씨를 만납니다.

연희씨로 나오는 박현정씨는 정말 멋있었어요..전 연희씨랑 관장님 그리고 여하튼 모든 배우들이 진짜 권투선수인건 아닌가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어요..그렇게 혼자 몰래 권투연습을 하는 관장의 딸..

무슨 사연이 있을지 궁금했는데요..

아버지는 딸이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고 딸은 아버지에게 물러받은 권투의 재능을 살려 자기가 좋아하는 권투를 하고

싶어하고..딸과 아버지의 갈등을 보면서..아버지가 스파링을 해줄때 정말 연희를 마구 때릴때..그 아버지의 맘을

절절하게 느꼈습니다.



자기가 몸바쳐했던 권투..일등이 아니면 기억되기 어려운..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중요한..내내 얻어맞고 너무 맞아서

몸이 스스로 떨리고 아프고 멍한 병에까지 걸려 괴롭기만 한데..그런 권투를 사랑하는 딸이 한다는 게..

그걸 쉽게 허락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고민일까요?

제가 자식일때는 그런 부모님의 맘을 이해하지 못했는데..이제 우리부부에게 셋아이가 있고 딸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니

남편과 딸아이도 언제가는 저런 시기가 오겠지 하니..맘이 짠합니다.



갈등에 맞서고 갈등과 싸워서 이겨나가는 두 부녀사이는 세상에서 서로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보여주었고..아버지와의 갈등을 풀고 아버지를 향해 사랑한다고 외쳤을때는..

우리가 말할 수 있을 때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소중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구나..하는 생각도..스쳐지났습니다.



관장님은 사진상으로는 젊은 사람인데..완전 연기에 몰입해있다보니..정말 왕년에 권투한 한물간 노인네로 보이는데..

그래서 더욱더 연극에 빨려들어 감동받은게 아닌가 했습니다.

이들이 각자의 꿈을 바라봅니다..그리고 그 꿈을 결정합니다. 연희는 시합에 나가고 체육관 식구들도 생활체육대회에

나간다고 하네요..멈췄던 시계도 이제 소리를 내어 흘러갑니다.



감동적인 장면 장면이 많았는데..각자가 줄넘기와 펀치 연습을 할때 조명아래의 배우들이 어찌나 멋지던지요..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모습이 우와 정말 흠하나 잡기 힘든 완성도 높은 연극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고정관념화 되어가는 거 같았습니다.



너무 재밌다..진짜 짱이다를 연발합니다. 남편에게 묻습니다. 어때? 재밌지?

남편도 연희와 아버지사이의 갈등에서 청년이기동씨가 관장 이기동의 젊은 시절 경기에서 만났을때의 이야기를 나눌때

눈에 눈물을 훔치는 듯했습니다.

배우 단 한사람도 이 연극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습니다.



불량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야리한 탁지선씨도 이 연극에서는 감초역할이지요..

예의와 선한말을 잘 알지 못하던 그녀는 권투연습을 착실히 하면서 예의도 바른 학생이 되어가는대요..

그녀의 일상어 존나와 레알은 정말 웃겼어요..

레알은 리얼의 은어인가요?



그리고 챔피언을 키우고 싶은 우리의 마코치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요?

관장을 대신하여 체육관을 돌보면서 남에게 술 잘 얻어먹는 사람좋은 마코치..

관장딸 연희를 연습시켜주면서 자신의 내면속에 있는 꿈을 고이 키워간답니다.



그렇게 멋진 권투를 배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아쉬웠어요..아쉬웠던 연극은 실로 오랜만인거 같아요.

배우들이 마지막에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데..가까이에서 한번쯤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직접 전하지는 못했지만..정말 마음속에 하나의 감동을 안고 수원을 향하는 버스에서도 집에 와서도 한동안 이기동 체육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재밌는 연극에 초대해주신 미즈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첫 남편과의 단둘의 데이트는 길거리표 닭꼬지를 먹는 것으로 끝이났지만..

또 다음에는 더 즐거운 데이트 할 수 있을 꺼 같아요..

빠바밤..빠바밤.. 이 음악이 이렇게 감동적인 음악이줄 몰랐어요..
아직도 귓가에 멤도는 이음악과 함께 감동이 밀려오네요..
너무 재미있고 눈물도 흘리며 잘봤어요..강추입니다..
이제 전 복싱체육관에 등록하러 가려합니다..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