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연출과 신선한 무대.
다양성과 창의성이 겸비된 작품들.
새로운 발레에 눈뜨게 해 준 공연이었다.
역동적이면서도 끌어당기는 몸짓.
다음 공연이 기대된다.
현대 무용은 어렵다?
현대무용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현대무용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도 그런 면이 분명 느껴진다.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과격함, 파격성 같은 걸 선보일 때가 많다 보니 발레나 고전무용보다 한층 어렵게 느껴지는 듯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현대무용공연은 비싸다! 친구들에게 같이 보러 가자, 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 영화 보러 갈래? 우리 연극 보러 갈래? 보다 우리 무용 보러 갈래? 라고 말하는 게 훨씬 곤란한 이유이다. 이 공연 참 좋은데, 뭐라 말할 방법이 없네!
친절한 승엽씨의 댄스살롱
나는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장님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데, 이번에 이런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공연을 보여주어 너무나 감사했다. 여전히 현대무용은 어렵지만 (어려운 영화는 언제 봐도 어렵듯이, 예컨대 <지난 해 마리앙바드에서>나 <향수>같은 영화가 아무리 영화평론가들의 글을 읽는다 해도 늘 난해하게 느껴지듯이), 최소한 홍승엽 단장과 네 명의 안무가들의 대화에서 그야말로 ''살롱'', ''다방''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살롱은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옛날 가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흥을 즐기던 곳이었다. 시가 어려워도, 그림이 내 눈에는 형편없어도 상관없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엇보다 작가는 어떻게 생각하고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소로써 살롱은 의의가 있는 것이다.
소극장의 힘
그런 의미에서 소극장에서 진행되었다는 게 참 좋았다. 관객과 무대가 한층 더 가까워지고, 관객은 안무가의 몸짓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좋은 공연이었고, 좋은 대화였다. 암만 어렵다 해도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라고 생각하면 또 이런 공연의 가치가 한층 더 올라간다. 익숙해지는 것, 나와 친해지는 것, 개인적으로 한 안무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 그것보다 공연을 더 즐기게 만들 수 있는 계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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