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휴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버지(임하룡 분)의 재치와 넉살이 돋보였다.
실제 체험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극이라 그런지 생동감이 넘쳤고,
모두가 함께 힘들게 이겨내야만 했던 우리네 가난한 시절의 가슴시린 사연들이,
뜨거운 의리와 믿음, 핏줄보다도 더 깊은 사랑과 인정 속에 어우러져
마음에 푸근하게 다가왔다.
특히 월남전을 직접 체험한 세대인 부모님과 함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연극을 보고 난 이후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때때로 아빠(임하룡)의 입담이 잔잔하게 마음에 떠오를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을 기억해 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연극을 보면서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사랑으로, 믿음으로 우리는 비로소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무리 삶이 삭막하고 절망스러워보이고, 어둠이 가득할 지라도,
우리에게는 웃음이 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꿈과 믿음, 그리고 소중한 추억이 있음을..
되새기게 만드는 소박한 연극이었다. 즐거웠다.

시골에서는 크거나 작거나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잘 없습니다.
모처럼 맘먹고 친구하고 예매을 했었습니다.
특히나 임하룡씨가 오신다 그래서 관심이 있었구요.
예전 텔레비젼 코미디프로에서 재미있게 하셨던 프로그램도 생각나고....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출연진 모두 열정을 다해 극을 이끌어가시는 모습들이
참으로 보기좋았습니다.
중간에 관객들과 재미있게 소통하시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의 재미였습니다.
이 시대의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 주어진 환경에서
사랑이라는 이름하나로 자식과 부모의 연을 이어가면서 생기는
사람사는 모습을 보여주신, 그리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신
출연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