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 남편과 함께 연극 보러 갔어요.
주말, 봄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딸냄도 옆에 없고 보니 자유부부 만세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남편이 보고 싶다고 해서 저는 따라 간 상황이었지만요. ㅋㅋ
남편과 함께여서 좋고 드디어 우리에게도 껌딱지 없이 문화를 즐기는 날이 오는구나 하고
요새 룰루랄라에요. 남편이 한술 더 떠서 자주 우리 부부끼리만 데이트 하자네요.
딸냄에겐 살짝 미안합니다만~ 뭐, 조만간(?) 딸냄도 짝지 생기면 엄마 아빠는 뒷전일 테니
지는 지 인생, 우리는 우리 인생 살아야지 하고 위안해 봅니다.

연극 제목은 <배고파4>에요, 연진아트홀에서 하고 있답니다.
티켓팅하고 지하로 내려가면 소극장 무대가 있어요.

4명의 배우가 무대 위를 다채롭게 채워가는데요.
배가 고파 죽음까지 생각하는 가난한 시인 청년, 이름은 좀 머시기한 왕정자 씨.
활달하지만 엄마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가슴 아파하는 아가씨, 난자 씨.
이들이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연극입니다.
또한, 딸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한평생을 손녀를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 사셨던
난자의 할머니도 나오는데요, 띠동갑이라고 해서 12살이려니 생각했는데
왠걸요, 24살 연하인 존나슨 경찰관의 사랑을 얻어내는 놀라운 능력자셨어요.
할머니의 애교에 경찰관은 학을 떼는데 관객석에서는 "귀엽다"는 말이 나왔댔지요. ㅋㅋ

극 초반에 가난한 시인 청년은 배가 고파서 죽음을 생각해요.
하지만 단순한 배고픔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 난자 씨를 만난 후 삶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추리닝 차림에서 깔끔한 난방으로, 헤어스타일도 단정하게 바뀌어요.
사람 잘 볼 줄 모르는 저는 순간 다른 사람인 줄 알았을 정도로요.
무엇보다 표정이 바뀌는데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이 사랑의 힘이란 느낌 오죠^^

난자 아가씨도 항상 강아지 인형을 품고 버림 받을 거란 생각에 사랑이 두려워
자신의 내면으로만 숨어 살다가 이제는 인형도 내려놓으려고 하지요.
문제는 삶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거고요.
신춘문예 공모전에서 또 다시 탈락한 청년은 낙심하고 아가씨와 이별을 결심해요.
이 상황을 책으로 읽으면 어쩔 것이었으며 영화로 봤어도 그러려니 했을 텐데
서로가 분명 사랑하는데 각자의 생각과 오해로 헤어져야 할 상황을 눈 앞에서 보자니
제 마음이 찡~ 하게 아파오는 게 감당이 안 되는 거 있죠.
할머니에게 엄마가 보고 싶다고 오열하며 쓰러지는 난자 씨를 보면서
저도 살짝 눈물이 났네요. 그래, 어디 인생이 그리 쉽던가요. 사랑이 그리 좋기만 하던가요.

자살한 아내에게 미안함을 술과 거짓 웃음으로 달래는 존나슨 경찰관 역의 배우 분은
어찌나 말솜씨 있게 극 흐름을 잘 이끄시는지 우리를 들었다 놨다 했어요.
건빵도 간간히 나눠 주시고 퀴즈 내서 티켓 선물도 주셨지요.
울집 아무것도 못 받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관람 전에 점심을 든든히 먹었거든요. ㅋㅋ

극 중에 난자 씨가 청년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어요.

"먹어도 먹어도 계속 배고 고파."

사랑하지만,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뭔가 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불안도 있을 것이고
먹고 뒤돌아서면 또 배고파서 먹어야 하는, 불완전한 우리의 인생이 함축된 말이 아닐까 싶어요.

연극이 끝나고 배우 분들 무대로 나오셔서 인사하고 잠깐 이야기해 주시는 모습 담아봤어요.
남는 건 사진뿐인데 그럼서~ 함께 사진 찍지 못해 살짝 아쉽네요.

배우들의 생기발랄한 끼에 많이 웃기도 했지만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극이었어요.
옆에서 함께 연극을 보고 있는 남편, 두고온 딸냄,
우리가 모신다고 하지만 실상 더 도움 많이 받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까지... 정말 사랑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에서
과연 풍성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남편은 연애 중인 후배에게 이 연극 추천해 줘야겠다고 할인표 챙겼어요.
저도 남편과 연극 데이트 잘 했어요, 1시간 30분의 즐거운 관람이었답니다^^

요즘 취업준비때문에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웃음을 찾아주기위해 같이봤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친구도 요즘 웃을일이 없었는데 덕분에 많이웃었다며 고마워하더군요.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배고파4 정말 고맙습니다.

공연본 사람이예요ㅋㅋㅋㅋㅋ















그럼...아무렴요.... 사람이 봤겠죠ㅋㅋㅋㅋㅋㅋㅋㅋ







우선 배우님들 연기 완전완전 잘 봤구요!!



정신놓고 웃다가 울먹이다가 당황하다가 쫄았다가 했어요!ㅋㅋㅋㅋㅋㅋ



포토타임 끝나고 존나쓴님............... 실수하신거예요...........ㅋㅋㅋㅋㅋㅋ



제 째림을 보셨을 거라 믿어요!!!!



난자역 배우언니님 완전 오그라들게 귀여우셨구요, 정자역 배우 오빠님 완전 얼빵하게 귀여우셨구요, 할머니 배우언니님 그냥 무조건 귀여우셨구요, 존나쓴 배우오빠님은 귀여우시진 않으셨지만 멋졌어요!



연극 너무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포토타임 컨셉이 멀리 앉기 였는데 정자역 배우오빠가 계속 붙으라고 밀었어요...... 너무하셨어요....ㅠㅠ





할머니역 배우언니님께서 시험하셨듯 그 친구랑 저는 짜장과 짬뽕같은 친구지만 절대 섞일 수 없어요!!ㅋㅋㅋㅋ





어색하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 물과 기름같은 존재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좋은 연기 기대할께요!!!!!! 배우분들의 매력 오래오래 남을꺼예요!!♡

배고파4를 보았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고자 관객호응 참여도 시키고
선물로 초대권도 주고
의미있는 건빵도 나누어주고... ^^

처음에는 큰 임팩트보다는 잔잔한 웃음을 유도하네요.
극이 중후반부에 다다르니 배우의 몰입도 좋아지고
감성연기에 관객도 숨죽이며 지켜보게 되고...
여자배우님은 정말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우리 마눌님 같이 흐느끼는데 깜짝~
그러다가 유머스러운 부분은 박장대소하니...
이따 엉덩이에 뿔났는지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연극이란게 단순히 유쾌하거나 가볍지만은 않구나...
뉘우침도 생기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감동과 재미있네요.
할머니분 배우님은 관객 웃음보 터뜨리는데
일가견 있으시고 노력많이 하셔서
우러나는 박수를 처음으로 드렸습니다.

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
배우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꿀잼~^^*

공연을 보고 나서 쓰는 후기!!

오랜만에 연극본건데 재미있었습니다. 일전에 봤던 뮤지컬보다도 재미있네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세지와 코믹 그리고 감동 모든 것이 있는 배고파연극은 꿀잼~ ^^